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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에서 뻗어내린 지맥들이 바다로 내달리다가 잠시 숨을 고르는 오십천 중류에 삼척시 미로면이 한폭의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사진제공= 삼척시 | “농산물 체험장·등산로 조성 고향같은 산촌 마을 만들 것”
# 우리마을 감초- 김상호 고천리 이장
미로면에는 지난 2007년 새농촌건설운동에서 도내 우수마을로 선정된 미로면 고천리, ‘고천마을’이 있다. 고천마을은 올해에는 산림청이 선정하는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 우수 대상지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더했다.
‘상복(賞福)’이 터지면서 사업비도 두둑하게 확보했다. 새농촌건설우수마을 선정으로 5억원,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에 14억원 등 모두 19억원의 사업비가 마련됐다. 67가구 16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산촌마을에 정말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것이다. 고천마을은 이 사업비를 토대로 내년에 실시설계를 하고, 2010년부터는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춘 산촌생태마을 조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고천마을이 이처럼 주목받게 된 노력의 중심에는 김상호(50·사진)이장이 역할이 컸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마을을 이끌게 된 김 이장은 관광과 휴양이 접목되는 웰빙(Well-Being)마을을 만들기 위해 마을 원로와 주민들의 협조 속에 말그대로 동분서주했다.
이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긴 그에게 고천마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활과 생존의 터전이다. 12대째 마을에 뿌리를 박고 있는 그는 공고를 졸업한 뒤 한때 잘나가는 전기회사에 근무하기도 했지만 지난 1982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일찌감치 귀향을 결심하고 고향 마을에서 정말 부지런한 농부가 됐다.
지금도 2만1000㎡가 넘는 콩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 이장은 ‘사람들이 즐겨 찾아오는 산촌마을’을 만드는 게 꿈이다. 김 이장은 “두타산으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 잡은 마을 특성을 활용해 등산로도 새롭게 조성하고, 마을 내에 전통 한옥길도 만드는 한편 산촌 펜션과 산나물 체험장, 콩 체험장 등을 조성, 농산촌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모든 사람들의 ‘고향마을’을 만들고 싶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다부진 의지를 피력했다.
빛깔 곱고 알찬 콩 명품장 ‘인기’
# 우리마을 먹거리- 고천마을 명품장(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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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천리 명품 먹을거리 청국장·된장 생산 모습. | 미로면 고천리는 ‘콩’ 생산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마을이다. 37만㎡가 넘는 드넓은 비탈면에서 매년 5만t 이상의 콩이 생산된다.
김상호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고천마을의 ‘콩’을 세상 사람들이 즐겨찾는 ‘명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장(醬)류 사업에 착수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백태와 흑태(서리태) 등 유기농 콩을 이용해 청국장과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한국사람의 입맛을 제대로 자극하는 토종장을 만들어 주민 소득을 높이고, 마을을 알리는 명품 브랜드로 가치를 극대화 시키자는 계획은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지난 11월 고천마을이 준비한 ‘소비자 초청행사’는 미처 청국장과 고추장, 된장, 두부, 콩나물 등을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과거 고천분교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을 임대해 만든 ‘유기농 콩 사업장’에서는 한겨울인 요즘도 주문만 들어오면 마을 부녀회(회장 서금자) 회원들이 장 만들기에 나서고, 사업장 한편에는 소복이 눈을 인 장단지와 메주가 익어가고 있다.
고천리 마을의 콩은 석회질 토양에서 양분을 제대로 먹고 자라 빛깔이 곱고, 알찬게 특징이다. 고천마을 유기농 콩을 원재료로 사용해 만든 청국장과 된장, 고추장은 1∼2㎏ 단위로 포장돼 1만∼3만원에 직거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은 “1사1촌 교류를 하고 있는 해군부대와 삼척병원 등에서 주문 소비를 하고, 농번기에는 일손도 도와줘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 대도시의 기업이나 주민들과도 자매결연 교류가 확대돼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입을 모았다. 삼척/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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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경묘의 금강 소나무 숲길. |
숭례문 복원용 황장목 벌채 유명
# 우리마을 자랑- 준경묘·영경묘
미로면 활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준경묘는 최근 국보 1호 숭례문 복원을 위해 황장목이 벌채된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 이안사의 부친인 양무장군(陽茂將軍)의 묘이고, 인근 동산리에 있는 영경묘는 목조의 모친 묘소다.
준경묘와 영경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왕조의 개국에 관련되는 ‘백우금관(百牛金冠)’의 전설부터 살펴봐야 한다.
목조가 삼척에 이주해 살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자 묘자리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다가 나무 밑에서 쉬고 있는데, 도승이 지나가다가 “참 좋은 길지로다”라고 탄성을 연발하는 것을 듣게 된다. 귀가 번쩍 뜨인 목조가 도승을 따라가 사정을 얘기하자 도승은 “5대손 안에 왕이 탄생할 천하의 명당인데, 개토제(開土祭)때 반드시 소 100마리를 잡아 제사를 지내야 하고, 관은 금으로 만든 것을 써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가난한 살림에 소 백마리와 금으로 만들 관을 구할 수 없었던 목조는 궁리끝에 소 일백마리를 흰소 한마리로 대신하고, 금관은 황금색의 구리 짚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한자로 옮기면 흰백(白)에 한일(一)을 더하면 결국 백(百)이 되므로 흰소 한마리는 소 백마리를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조선왕조의 창업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준경묘와 영경묘(도 기념물 제43호)인데, 금강 소나무 숲이 너무나 유명해 주변 황장목이 지난 2001년 충북 보은의 정이품 소나무와 혼례식을 치르기도 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아름다운 천년의 숲’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산촌서 휴식·활력 동시에 만끽 콩 생산지 유명… 전국 제일 한우 생산 주력
삼척시 미로면은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삼척의 젖줄인 오십천 명경지수가 곳곳을 휘감아 흐르고, 울울창창 송림에다 천년고찰이 운치를 더한다.
백두대간 준령의 지맥이 바다로 뻗어 내리다가 잠시 숨을 돌리면서 산과 계곡, 하천 사이로 너른 터를 만든 곳에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마을들이 문전옥답과 함께 펼쳐지고, 고즈넉한 농·산촌의 정감과 인심이 ‘활(活)’과 ‘휴(休)’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그런 곳이다.
이만하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고향’이 될만한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국보 1호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대들보와 추녀, 기둥 등으로 사용될 금강 소나무도 최근 이곳 미로면에서 벌채됐다. 미로면 활기리 준경묘역 일원에서 진행된 금강소나무 벌채작업은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뉴스가 됐다.
우리나라 궁궐 건축의 산증인으로, 준경묘역 금강송 벌채 작업을 지휘한 신응수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은 “흉고 직경이 70∼80㎝에 달하는 금강소나무 20그루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오직 삼척의 준경묘역뿐”이라고 삼척 황장목 예찬론을 폈다.
최병선 문화재청 궁능관리과장은 “수도 서울의 도성 정문(숭례문)과 경복궁 정문(광화문) 복원에 조선 왕조의 개국전설이 깃들어 있는 삼척 준경묘의 황장목이 사용됐다는 역사·문화적 의미를 상량문에 담아 후손에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로면의 자랑은 준경묘 뿐만이 아니다. 고려시대 동안거사(動安居士)로 불리는 이승휴(1224∼1300) 선생이 민족의 대서사시(詩)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저술한 곳으로 전해지는 천은사(天恩寺)가 자리 잡고 있고, 천은사 뒤편으로는 두타산으로 오르는 길목, 쉰움산의 기암괴석 절경이 펼쳐진다.
미로면은 지금은 한자로 ‘미로(未老)’로 표현한다. 늙지 않는 곳이라는 지명을 가졌으니 지역민들은 이보다 좋은 지명도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미로(眉老)라는 지명을 썼다. 1662년 삼척부사를 지낸 미수 허목(許穆·1595∼1682) 선생이 쓴 척주지에도 ‘미로리(眉老里)’라는 지명으로 등장한다.
현재 인구는 903세대 2121명. 1970년 한때는 1196가구에 7171명에 달했던 적도 있었다. 세대수 감소는 300가구가 채 안되는데, 인구는 무려 5000명이나 감소했으니 출산율 감소에다, 농촌의 고령화 여파를 미로면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미로면은 지금 경쟁력을 갖춘 특화된 농·산촌으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동산리, 동산마을의 경우 모두 100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영동권의 대표적인 ‘한우 명품 마을’이다. 이 마을은 전국 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한우 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동해·삼척·태백축협(조합장 김진만)과 자매결연을 체결, 우량 한우 사육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미로면은 또 콩 생산지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다. 콩 생육에 가장 좋다는 석회석 토질의 자양분을 기반으로 동산리와 고천리 등 지역 내 마을곳곳에서 친환경 콩이 대량 생산돼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일구는 효자 품목 역할을 하고 있다.
콩으로 유명한 고장답게 두부와 청국장, 고추장, 된장 등의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빠질 수 없는 감초인 장(醬)류 먹을거리가 특산품으로 가공 생산돼 판매되고 있다.
미로면은 또 교통의 요지다. 삼척에서 태백∼정선∼충북 제천으로 연결되는 38호선 국도가 미로면을 지나는 것을 비롯해 영동선 철로가 오십천과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 긴 여정을 이어가고, 두타산 정상 하장면과 노곡면 등도 미로면을 통해 연결된다.
이상기 면장은 “유서깊은 역사 문화에다 수려한 풍광을 갖추고 있는 미로면의 장점을 활용,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웰빙 농산촌 휴양지로 가꾸는 한편 관광 소득창출과 농·특산품의 상품 가치 제고에도 힘써 ‘부자 고장’을 만드는데 주민들의 의지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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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타산 천은사 전경 |
민족 대서사시 ‘제왕운기’ 탄생지 쉰움산 정상 수백평 바위우물 장관
# 우리마을 명소- 천은사와 쉰움산
매년 11월 초∼중순에 미로면 내미로리 천은사 계곡을 찾는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계곡의 단풍이 그야말로 절경이기 때문이다.
천은사(天恩寺)는 고려시대 동안거사 이승휴 선생이 국조 단군으로부터 비롯된 역사를 사실화 하면서 민족정신을 새롭게 일깨운 대서사시(詩)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 전해지는 유허지로도 유명하다.
몽골의 침입 등 격변기를 살았던 이승휴 선생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할 때 외가가 있던 이곳 삼척의 두타산에 근거, 제왕운기와 동안거사집 등 명저들을 남겼다. 이 같은 인연으로 매년 10월 이곳에서는 (사)이승휴선양사업회 주최로 ‘이승휴 제왕운기 문화제’가 개최돼 제례행사 등이 봉행된다.
백련대(白蓮臺)∼간장사(看藏寺)∼흑악사(黑岳寺) 등으로 불리다 대한제국 광무 3년(1899년)에 미로면의 활기리와 동산리에 있는 조선 태조 5대 조부모의 묘를 수축할 때 사찰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며 역사(役事)를 도왔다고 해 임금의 은혜를 입은 절이라고 해서 천은사로 고쳐 부르게 됐다.
천은사 뒤로 펼쳐지는 쉰움산은 등산객들에게는 ‘삼척의 보물’로 통하는 곳이다.
해발 683m, 1시간 등산 끝에 만나게 되는 정상에는 바위 우물들이 가득하다. 수백평은 됨직한 넓은 바위가 움푹움푹 파여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우물을 이루고 있는데,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서 오십정(五十井)산, 쉰우물산, 쉰움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행 거리는 총 1.5㎞. 약 700m는 천은사 뒤 계곡을 따라 비교적 순탄한 길을 오르다가 나머지 800m는 급경사 오르막으로만 이어지게 돼 등산 초보자들은 다소 힘겨울 수 있지만, 그래도 2시간30분 정도면 넉넉히 완주를 할 수 있는 코스이기에 추천할 만하다.
삼척/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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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어보시고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드시면 연락해 주세요...
네 ㅎㅎㅎ
날 잡아서 다같이 함 갑시다~
죽이네요...함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