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달리는것이 울트라 마라톤인가?
풀코스도 힘든데 그 긴 거리를 달릴수나 있는 것인가?
3시간이면 달리는 풀코스에 비해 10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것에 머리가 먹먹해 진다.
꼭 한번 북한강 울트라가 부활되면 100km를 달려보고 싶었지만
동아마라톤의 부진과 그후 과도한 웨이트와 스피드 훈련으로 부상이생겨
달리기 의욕이 한참꺽인 마당에 100km를 달린다는 것은 아예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신청한 숲길 마라톤대회가 취소되자 서운한 마음이 울트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무사이가 내심 가고싶은 마음을 살짝 비추길래
그냥 저질러 버렸다.
대회신청하고 입금까지 시키고 통보하니 미쳤다고 한다.
죽이되든 떡이되든 들이대야 결과가 나오지...
이렇게 시작하여 한달동안 부족한 정보와 훈련으로 대회를 앞두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동생은 마라톤 달리듯이 스피드있게 달려야 한다고 하는데
처음달리는 100km를 어떻게 그리 달리냐?
그러다 퍼지면 그 고통과 포기라는것이 현실로 다가올수도 있는데
나는 절대로 그렇게 달리지 않기로 했다.
엉덩이근육 통증이 악화돼 아예 달릴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나의 계획은 이랬다.
목표는 12시간 이내이고
20km 이후에는 5km를 달리고 300m를 걸어서 다리 피로를 회복하면서 달리기다.
준비물은 가방대신 허리색을을 착용하고 핸드폰,비상금,파워젤6개,의사처방 약2봉지,젤리3개,휴지,손수건
반팔 티셔츠를 입을까 나시를 입을까 결정나지 않아 두가지를 가져갔는데 날씨가 너무 더운것 같아 나시를 택했다.
나시를 입은사람은 나외에 한사람이 더있을 뿐이였지만 옷선택을 잘했다.
높은 습도에 밤새 기온이 높았다.
5km를 경춘선,무사이와 약 6분페이스로 동반주 하다가 이후 내 페이스로 달렸다.
20km지점에서 여성1위분을 만나고 대성리 천클 4.5km지점에서 천리마를 만나서 힘! 을외치며
청평 생태공원 30km지점에 도착하여 처방약과 파워젤,콜라를 마시고 출발했다.
여기부터 빛고개 구간에 언덕이 많이 나오는데 벌써부터 언덕만 나오면 쥐가나기 시작한다.
쥐만나면 걸었다.쥐가 심하게나면 300보를 걸으면 사라지고 조금날때는 100보를 걸으면 사라졌다.
40km지점까지 그렇게 쥐와의 전쟁을 했다.
내가 걸으면 여성1위분이 추월하고 내가 달리기 시작하면 또 내가 추월을했다.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무사이의 전화인가 했는데 산성님이다.어디쯤이냐고? 경강대교 앞이니 들렸다 가라고,알겠다고...
40km 지점에서 오렌지를 실컷먹고 여성1위분과 또다른 러너 1명을 데리고 길안내를 했다.
파란선만 보고가야 한다고
누군가준 아이스크림을 다먹고 산성님 보스톤님 중대장님이 마련해놓은 수박을 걸으면서 맛있게 다먹었다.
그런데 왜 주로 내내 배가고푼지 몰랐다.
항시 공복에 운동을 하기때문에 배고픈걸 잘모르는데...
반환점에 가까워지자 반환해가는 러너를 세어 보았다.
5명이 돌아가는데 그중 마사달이 5위이다.
주먹밥을먹고 소변을보고 바로 출발 했다.
꽤 많은 사람이 앞에 간줄 알았는데 5명이라...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아우토반,천리마, 경춘선, 다지나가는데 무사이가 한참을가도 보이지않는다.
마음이 불안해진다.
너무힘들어 하는 모습과 그질타를 받을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긴가만하는 거리에서 먼져 나를 알아보고 웃으며 부른다.
어찌나 고맙던지 그이후론 마눌생각은 나지 않았다.
천클 자봉팀이 아직도 그자리에 있다.
산성이 수박을 건넨다. 반만먹고 반납하고 물한병을 들고 출발 했다.
조금가다가 여성 1등러너가 물이 있냐고한다 넘어져서 손을 씻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손에 물을 부어 주었다.
60km 지점까지 이렇게 3명이 달리다.
내가먼져 출발했다.
긴 오르막에 또다시 찾아오는 쥐를 다스리기 위해
200보를 달리고 100보를 걸었다.
이렇게 3km정도를 가니 터널이 보인다 뒤에 따라오는 2명의 주자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이다.
70km 지점까지 몇번 안걷고 전력질주를 했다.
불빛은 뒤에도 앞에도 없다.
파워젤과 급수를하고 다시출발
오로지 혼자만이 달린다.
대성리 80km 지점에서 6위를 만났다.
컵라면 1개씩 들고 무언의 경쟁에 들어갔다.
그는 조금먹다 버리고 달려간다.
나는 다먹었다.
그는 쉬지않고 언덕도 달리고 나는 언덕에서 걷고 힘들면 걷고
내가 달리면 추월하고 걸으면 추월 당했다.
그렇게 90km 지점을 통과하고 나머지 10km남겨놓고
아니면 북한강 철교에서 승부를 걸어보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갑자기 스피드를 내어 사라져 버린다.
이제는 추월을 포기하고 최선을대해 11시간 이내에 들어가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북한강 철교에 오르니 달려지지가 않는다.100m를 달리기도 어렵다.
양수역에 도착하니 탈진상태가 온다.
편의점에 들어가 캔커피를 사서 원샷하고 물은 들고나와 머리위에 부으니
물이 등줄기를타고 내려가 정신을 나게 한다.
한참을 가야하는줄 알았던 골인지점이 불과 200m도 되지 않았다.
끝났다는 감동도 해냈다는 감동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머리속은 텅비어 있었다.
주로에서 러너는 달려야만 한다는 오직 그생각에 그 긴 거리를 달려온것 같다.
10시간47분25초 남자 7위
자봉해주신 클럽회원님들깨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두완주한 회원님들 수고 했습니다.
첫댓글 신랑님~ 수고하셨습니다.예상했던 것 보다 넘 좋은 기록으로 완주해서 깜작 놀랐습니다. 아무리 막걸리 빨이라고 해도 좀 건너건너 마셔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싶네요.
울트라 덕에 부부애가 더욱 좋아지신거 아닙니까? ㅎㅎ
오...어두울때 들어오셨군요...수고가 참 많으셨습니다.
막걸리 1병을 샀다가 적을것 같아 1병 더 샀는데... 전설님이 안 드신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안 드시는 줄 알고
예기도 안 했는데... 용봉, 경춘선한테 마실건지 물어볼걸 그랬나 봅니다...
안하길 잘하신 것 같습니다.ㅎㅎ
쥐가 나시면서 끝까지 완주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설님이 쥐띠예요 ㅋㅋㅋ
미쳤기에 이뤄 얻은 또 하나의 성취 아닌가! 완주를 축하하네. 늘 부부가 같은 취미와 공감으로 살아가는 모습 아름답게 보네..
이제 무사이가 꿈꾸던 사하라를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먼. 도전해 보게나. 삶에 후회가 있어서야 되겠나? ㅎㅎ
수고 많았어~~너무 잘 달렸네. 축하하고 피로 빨리 회복하길...힘
무사히 좋은 기록으로 완주 하심을 축하드립니다...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