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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의 명물(?)
달 빛
아직도 조치원의 명물을 꼽아 보라면 당연히 <복숭아>라고 말할 것이다.지금은 예전에 비해 작황규모가 줄어 들었다. 그러나 딱히 조치원을 대표할 명물이 없는 실정에 지난 백 여년 동안 명성을 이어 온 복숭아가 아직도 그 명맥을 지켜오고 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이제 여름이 더욱 깊어지면 복숭아는 제철을 만나 사람들의 미각을 돋구어 줄것이며 연기군 땅 어디를 가더라도 한 입 먹음직스러운 복숭아를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새로운 조치원 명물이 등장하여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연기군청이나 조치원경찰서 홈페이지에도 몇번씩 오르내린 명물은 주민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할 뿐 아니라 한편으로는 불쾌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그 명물은 오래전 부터 지역의 삶의 질에 보탬이 되어 주는 특작물이나 문화제가 아니라 성도 이름도 고향도 알 수 없는 사람이다.소위 요즘의 표현으로 지칭하자면 부랑잔지 노숙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꽤 오랜날 동안 조치원역전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음에 조치원의 명물(?)로 알려지게 된것이다.
필자가 그 명물을 처음 마주했던 시기는 지난해 늦 가을이었던 것 같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련진 후 신행정수도건설 지속추진을 열망하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듯 했던 때였다.조치원역광장 한편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하고 단식농성과 함께 매일 밤마다 촛불집회를 개최했었는데,추운 날씨 탓인지 어디서 그렇게 몰려들던지 술에 떡이 되어버린 노숙자들과의 전쟁아닌 전쟁도 만만치 않았었다.그러나 앞서 등장한 명물은 그 축에는 끼지도 못했으며 양지를 찾아 주변만 맴돌았었다.
역전에서 오랫동안 당구장을 운영하는 어느 후배님의 전언에 의하면 늦은 밤마다 건물의 층계에서 종이를 태워 추위를 쫒는 통에 늘 화재위험에 노심초사했었다고 한다.뿐만 아니라 험한 몰골에 상가들을 기웃거리며 주린배를 채우고자 하기 때문에 상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이다.또한 악의가 있던 없던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알 수 없는 말을 던지거나 실실 웃는 바람에 처음 보는 사람들은 놀란걸음을 재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지금도 그 명물은 흡사 베토벤과 같은 두발에 찢어진 반바지,그리고 휴지로 채워진 식용유깡통을 옆에 끼고 조치원역전이나 농협사거리의 어느 양지바른 곳에서 두발 뻗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과거 인권의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던 일부 사회복지시서설의 문제점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다.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고 해서 가족과 사회로 부터 격리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으로 작용한다고 해서 소중한 인권이 강제와 강압의 틀에 갇혀야만 했던 사실은 사회악으로 지탄을 받아왔었다.그러나 인권이라는 측면이 무책임한 방종으로 보호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또다른 사회악으로 번질수도 있다는 것이다.자활교육이나 치료등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정기간 강제할 부분도 없지않다는 것이다.또한 한편의 인권보호를 위해 또다른 한편에 소외되는 인권은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지를 깊게 살펴보고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