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접근법 322 - 변화의 시대에 대처하는 미술인의 자세
무슨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지 모르겠다. 돌아서면 벌써 새로운 일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일이 무작정 덤벼든다. 인쇄관련 일을 보면 변화의 촉박함이 금새 발견된다. 대지방한지에 식자를 붙이던 일, 식자집이 먼저 사라지고, 요즘에는 슬라이드 스캔하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조만간 제판과 출력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세상은 정보의 발달에 따라 시장의 변화가 신속하게 적응한다. 돈이 되는 쪽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보가 발달하다보니 정보를 만드는 자와 취급하는 자 사이의 불평등이 형성된다. 생산과 확산, 정보의 취득에 따른 재생산의 연결점이 지나칠 정도로 세분화 되어 있어 이를 취합하는 공장이 힘을 가진다. 정보 생산의 다량으로 취합하는 곳의 힘이 거대해 질수록 확산시키는 곳의 힘이 금새 자리를 잡는다. 자본의 힘에 의해 전국 또는 세계적 일원화로 사적인 목적의 정보가 대량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의 말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돈가진 이들의 힘이 쎄진다. 정보를 만드는 자(미술인 포함)는 “을”이 되고 정보를 수집해서 한자리에 두는 이들이 “갑”이 된다. 정보를 사용하는 보통사람들이 너무 세분화 되어 있어서 이를 한자리에 모우는 방법을 가진 곳이 새로운 <세력>이 되고 만다. 네이버나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의 힘이 강해질 수록 이를 분산시키는 곳(스마트폰 등을 이용한)이 강대해 질 수밖에 없다.(파란과 야후가 망했다)
<<<돈만 많으면 정보를 만들고 팔기가 무척 편리해 진 사회다.>>라는 결론.
어떤 미술가가 뜨기 위해서는 전시를 많이 하고, 신문잡지 등 언론에 홍보하고, 적당히 팔리면 되었는데, 이제는 그 시대가 아닌 듯싶다. 데미안허스트와 같은 마케팅, 싸이와 같은 대단위 마케팅이 먹히는 시대다.
예전에는 돈이 있어야 정보를 취득했는데 요즘은 누구나 정보를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존재한다. 세상의 불평등은 사라질 수 없다. 권력이나 힘을 지닌 곳에서는 그들만이 사용하는 정보가 형성될 것이다. 과거의 주요정보가 아닌 가십꺼리나 사회에서 쓸모없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정보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요즘 초등학생도 다 본다) 열등한 정보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이럴 때 미술인들은
첫째, 그런 것 잘 못해! 라는 말 하지 않기(e-mail 못한다던 이들 지금 다한다. 핸드폰 번호 고집 버려라. 물질문명 최선을 다해 취급하라. 블러그. 까페. 트위터. 페이스북 등 무조건 활용하라)
둘째, 그런 것 잘 못해! 라는 말 하지 않기(자기 마케팅, 장사, 홍보, 잘난 척 등 잘하고 싶으면서 쑥스러운 것에서 해방되자)
셋째, 그런 것 잘 못해! 라는 말 하지 않기(세상에 쪽팔림은 없다. 공모전에 떨어진 친구에게 아무관심도 없다. 내가 떨어지면 쪽팔리다. 그러나 상대는 그대에게 아무 관심 없다.)
정수화랑. 현대미술경영연구소(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4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