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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피츠버그 시절 네이디의 타격연속동작이다.
독특한 앞발의 리프트(Lift)가 박병호와 매우 흡사하다.
지난해에도 한번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스트라이드(Stride)시 박병호의 앞발 이격시 중심이 되는 뒷발의 형태와 네이디는 전혀 다르다.
이것은 처음 배트의 위치, 즉 로드(Load)시 배트를 장전하는 과정이 크기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얼핏 보면 비슷한거 같지만 박병호의 뒷발은 서있는 그리고 네이디는 철저히 굽혀져 있다 앞발을 지면에 착지시킨다.
궁극적으로 박병호가 그동안 수없이 많은 타격폼을 변화시킨 것은 변화를 통한 진화가 목적이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모두 실패했다. 난 이것을 정체성의 혼란이라고 본다.
어느 한 타격동작에 익숙해질때면 바꿔버리는, 그것도 모자라 2군으로 내리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반복된 악의 패턴이 이도저도 아닌 타자가 되어 버린 원동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박병호의 그 수많은 타격폼 변화중에는 납득하지 못하는(2군에 있다 1군에 올라왔는데 완성되지 못한) 것들도 굉장히 많았다.
지난해 여름 박병호가 들고 나온 타격동작이다.(아마 이것과 관련해 포스팅한 적이 있었던 걸로)
타격의 일련과정 중 앞발을 내딛을까지의 이 영상을 한번 유심히 살펴보라. 무엇이 잘못돼 있는 것인지를..
당시 박병호의 타격을 보면서 일단 부드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것이다. 그것은 Stride&Load 즉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과 배트를 장전하는 포지션에서 한번 배트 헤드를 투수쪽으로 이동했다가 나왔으면 됐지(충분히 장전을 끝마쳤음에도) 이격시킨 앞발이 지면에 착지하기전, 또 뒷팔꿈치가 등뒤로 잡아당겨졌다가 발사되고 있다. 즉, 두번의 Load 과정을 한동작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타자들의 타격분석을 해봤지만 파워포지션에서 이와 같은 동작을 보여준 타자는 거의 없었다. 찰나의 순간에 새행돼야 할 스윙이 어찌 저 과정에서는 두번의 당김이 필요했을시 의문시 된다.
이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전에 취했던 타격폼과 당시 타격이 낳은 혼란함 때문이다. 타격폼을 자주 수정하는 타자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타격 정체성을 아예 상실해 버린다는 점이다. 이것은 꼭 박병호에게만 국한된 문제점이 아닌,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있는 슬러거형 타자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수 있는 부분이다.
스프링캠프가 한참인 지금 올 시즌 박병호는 알버트 푸홀스와 같은 타격자세로 변화를 시도할거라고 한다.
그런데 과거 박병호는 푸홀스와 같은 타격폼으로 타석에 들어선 적이 있던 타자다.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이번에 바뀔 타격폼이 처음 있는 일인냥 말을 하는것 보면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다.
아직 박병호의 변화된 타격모습을 볼수 없지만 필자가 추측하건데 준비자세에서의 쩍벌남(Broad-Stance)→ 크라우치(Crouch)가 된 상체위치→ 매우 짧은 레그 스텝→ 간소한 백스윙(Take back) 쯤으로 유추할시 긍정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그것은 푸홀스와 같은 타격스타일, 즉 축을 중심으로 하는(Rotate) 타격이 지닌 본질적인 어려움이 박병호와 부합되지 않을거란 점 때문이다.
푸홀스와 같이 타격시 앞발의 움직임이 최소화된 노-스트라이드형 스타일이 어려운 것은 바로 타이밍을 잡기가 여타 타격스타일에 비해 어렵다는데 있다.
필자가 몇년전 국내 모 팀 타자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심도깊게 해본적이 있는데 노 스텝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다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것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원래 다리를 이격시켜 배팅타이밍을 잡았던 타자가 다리를 들지 않게 되면 들지 않은 앞발의 폭만큼이나 그 감각(타이밍)을 깨우치기가 매우 어렵다는게 그 이유다. 왜냐하면 그 타자는 다리를 드는 과정에서 인지된 타이밍과 바뀐 타이밍에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박병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다.
박병호처럼 선천적인 파워를 지닌 타자는 푸홀스와 같은 타격스타일로 변화해도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미 한번 시행했던 노 스텝, 그리고 움직임을 최소화한 타격일련과정을 다시 들고 나온다는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덧붙여 필자가 본 박병호의 정체는 타이밍(지나친 타격폼 수정에도 그 원인이 있다)의 혼란스러움에 따른 대처부족이 가장 크다고 보기에 일률적인 폼의 지속화가 더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젊은 대형타자들을 매우 사랑한다. 그것은 껍질을 깨 나오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와 안타까움이 혼합돼 있어서다. 물론 이번에 들고 나올 박병호의 타격이 제대로 적응돼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우려스러운 것은 바뀐 타격폼이 실패로 돌아갔을시 팀에서 얼마나 기다려줄지 여부다.
모 기자가 하는 말이 타격폼은 선수의 선택이 우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야구 문화에서 코치의 지시가 얼마나 큰 권력인지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 그 기자를 직접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 박병호의 잠재력 폭발로 인해 2012년 지구 폭발설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
사진 * GIF/ LG 트윈스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