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과 주례
손호석
요즈음 주례자가 없는 결혼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주례자 없이 신랑 신부가 혼인서약서를 낭독하고,
성혼 선언문을 발표합니다.
주례사가 없는 대신 신랑 신부의 양가 부모의 덕담과
편지글을 낭독하는 순서가 추가되었고 양가 부모의 세심한 글에
신랑 신부를 비롯한 하객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예물이나 예단도 생략한 채 커플링을 나누며
아낀 예산을 신혼여행이나 내 집 마련에 투자한다고 하고
이러다 보니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렀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예물 예단 생략은 이해한다고 하나
예식은 부모님, 친지를 모셔놓고
'잘 살겠습니다’ 하고 다짐하는 거룩한 서약인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주례자가 없는 결혼식은
별로 거룩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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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결혼식 식순을
진행해주시는 분이 바로 주례자입니다.
그리고 주례자가 신랑신부님에게 결혼에 대한 조언과
덕담을 전달해주시는것이 바로 결혼식 주례사입니다.
그래서 결혼식 주례자는
존경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으신분
혹은 목사님이나 어른분들께서 맡아서 해주시게 됩니다.
주례자는 단 한번의 주례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당에서 세례를 받기전 존경하는 분께
‘대부님’을 부탁드리게 되는데
이와같이 주례자는 지속적으로 신랑 신부를 돕고
인생의 상담자 역할을 자처하는 ‘영적 멘토’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주례를 맡은 분은
먼저 결혼식 전에 신랑 신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무엇보다 결혼부부가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조언하며
주례자 자신도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신랑신부의
본보기가 되도록 정성을 쏟는 것도 주례자의 역할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잘 살기 위해서는
나침판 같은 훌륭한 멘토분이 계신다면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훌륭한 주례분이 계시는 결혼식은
더 엄숙하면서도 훨씬 품위가 높아질 것이라 그리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