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 소년들이 열차전복을 기도
선로위에 돌을 놓은 사건이 빈발, 철도당국의 두통거리
매일신보 1935년 8월 6일자
[원문] 지나친 아희들의 작희로 열차가 전복할 번한 위험한 이야기 - 7월 28일 오후 7시 9분 정읍역발 열차가 동역으로부터 진산리 앞을 통과할 때에 선로 안에 큰 돌 다섯 개가 놓여있음을 발견한 즉시 정차하여 다행히 전복을 면하고 아무런 피해는 없었는데 이때에 차창에 돌을 던지는 아희들이 있음을 발견, 그 중 한 명을 검거 정읍경찰서에 인도하였는데 그 후 동 서에서는 또 3명을 검거 엄중 취조 중.
[해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장난을 좋아한다. 그것이 잘못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나이라 하겠다. 일제강점기에 기찻길 주변에 사는 아이들은 선로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것 같은데, 내가 어렸을 적을 회상할 때도 기찻길 주변에서 노는 일은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흔히 하게 되는 장난으로는, 선로위에 쇠못을 올려놓고 기차바퀴가 지나가면서 납작하게 만들어 놓으면 그걸 가지고 장난감을 삼았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자갈을 레일 위에 놓고 기차가 지나갈 때 어떻게 되나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돌덩이가 큰 경우에는 열차가 탈선하여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아이들은 우선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딱히 놀이시설이 없었던 시절에 기찻길옆에 사는 아이들은 기차가 지나가면 거기에 주먹질을 하기도 하며 승객들을 놀리기도 하였던 것 같다. 장난이 심한 경우 기사의 내용처럼 열차를 향해 돌팔맹이질도 서슴치 않았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 이다.
지금은 기차의 동력이 석탄, 석유가 아닌 전기로 바뀌었기에 선로에서 놀다가 감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과도한 학습과 정보매체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기찻길에 가서 놀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철도당국의 입장에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여길 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어릴 적 추억이 하나씩 ㅎㅎ
비슷한 경험이... 연재 3단 콤보로 올려주시다니.. 완전 감사하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