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실망은 성공의 문에 달려 있는 문고리다.
실망스런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성공의 기쁨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온전한 성숙도 불가능합니다.
살다보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발생하고, 계획했던 일이 갑자기 뒤바뀌기도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계획했던 일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혀서 실행하기도 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사업이 지역주민의 관심을 끌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접어야 할 때의 참담함은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흔히 사회복지사업을 하다보면 실망하거나 좌절할 때가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사회복지사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사회복지사의 기대대로 행동해 주지 않을 때, 실망하게 됩니다. 같은 시설에 근무하는 동료직원과의 불편한 인간관계 때문에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고 다른 사람에게는 희생만을 강요하는지 얄미운 중간관리자로 인해서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자신의 수고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시설의 책임자 때문에 실망스런 느낌을 경험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 때, 많은 수의 사회복지사들이 실망감과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엉뚱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무능을 탓하고 주변을 원망하다가 실망감과 좌절감의 늪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망스런 상황이 모두 다 사회복지사의 무능력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복지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상황과 환경이 만드는 요인에 의해서 실망스런 결과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실망스런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입니다. 실망스런 상황은 갑자기 찾아와서 우리를 우왕좌왕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실망스런 상황을 만났을 때 사회복지사들이 어떻게 반응해야 현명할지에 관한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것처럼 실망스런 상황은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실망스런 상황을 만나더라도 주저앉지 말아야 합니다. 실망스런 상황은 단지 ‘성공의 지연’ 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은 실망감과 좌절감에 몸을 떨지만 바로 그 일이 내일에는 성공과 보람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실망스런 상황은 지금의 일을 잠시 정지하고 그 과정과 내용을 평가하라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너무 바쁘고 분주합니다. 사회복지사의 업무는 ‘과중’과 ‘열악’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앞만 보고 달리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습니다. 좌우를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돌아가야 할 때는 돌아가야 하는데 오로지 앞으로만 가려고하는 관성적 경향이 많습니다. 실망스런 상황은 앞만 보고 달리던 우리에게 다른 길을 찾아보게 합니다. 또는 속도를 조정하라는 권고이기도 합니다.
할 일은 태산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우리 몸의 경고입니다. 우리가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는 실망스런 상황도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내공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망스런 상황을 만나게 되면 잠시 시간을 내어서 왜 실망스런 상황이 조성되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자책부터 한다거나 자신의 능력을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회복지사는 실망감에 밀려서 다른 일까지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입니다.
실망스런 상황을 만난다는 것은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항상 장애물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또 실망스런 상황은 우리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해 보라는 충고입니다.
성숙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 속에는 성공의 경험도 있지만 실망스런 상황 앞에 직면하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실망스런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성공의 기쁨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온전한 성숙도 불가능합니다. 실망스런 상황을 성숙하게 극복하고 나면 우리는 넉넉한 품성을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대응의 방식이나 능력도 한층 의연해질 것입니다.
좌절과 실패가 성공의 문에 달려 있는 문고리와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패와 좌절은 성공으로 가는 관문과도 같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사회복지사업을 하다보면 자신의 일에 무감각해지고 무관심해지기도 합니다. 모든 일에 동기가 사라지고 그저 일상의 반복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실망스런 상황을 만나게 되면 우리의 삶 전체가 흔들리게 되고, 지금까지의 방식에 일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실망이 주는 유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망은 우리가 사는 동안에 반드시 만나게 되는 친구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오히려 실망을 발판으로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되어야 합니다.
-최주환 <사회복지사가 꼭 알아야 할 35가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