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4 - 서영남
3월 22일(일)
성일이 아버지를 우연히 길에서 만났습니다. 신수가 훤합니다. 성일이가 올해 졸업하게 되었답니다. 올해 삼학년이고 큰 배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참 빨리 자랍니다. 꼬마가 벌써!
안드레아 수사님이 재인이와 함께 설거지하러 왔습니다. 계란 한 판 챙겨들고요. 안드레아 수사님은 올해 인천 가톨릭대학 이학년인 신학생입니다. 이학년 때부터는 매달 두 번 외출 할 수 있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요! 재인이도 사회복지 공부하고 있고요. 이제 이학년입니다. 오후 네 시 반까지는 들어가야 하기에 서둘러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미국 교우들께서 쌀과 초콜릿 푸짐하게 선물해주셨습니다.
어묵국, 양배추 김치, 무생채, 돼지고기 양배추 볶음, 김, 취나물, 콩나물, 오이장아찌, 양배추 쌈. 후식으로 초콜릿을 드렸습니다.
민들레 꿈의 아이 중에는 지적발달장애가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 걸렸지만 가위질을 배웠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구두 그림을 얼마나 잘 오려서 붙였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는 테트리스는 정말 잘 합니다.
트럭 행상을 하시는 분입니다. 온종일 트럭을 몰고 골목을 다니며 장사를 했는데 너무 장사가 안 된다고 합니다. 두부가 안 팔리고 남았다면서 여섯 모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3월 23일(월)
평택에서 식사하러 온 손님도 있습니다. 천안에서 온 손님도 있습니다. 참 멀리에서 왔습니다. 평택에서 온 손님이 머뭇거리다가 혹시 신발 구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합니다. 발 크기가 280이라고 합니다. 마침 275짜리 안전화가 있어서 신어보고 혹시 맞으면 신으시라고 했습니다. 신어보니 딱 맞습니다. 안전화지만 운동화처럼 예쁩니다. 그리고 신고 있던 신발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새신발로 바꿔 신고 가시라고 했더니 조금 더 신고 바꾸겠다고 합니다. 양말도 두 켤레 드렸습니다.
겨우 한 시간 동안 칠십 명이나 식사를 하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처음 시작하고 다음 해에 하루 온 종일 국수집을 찾아오신 손님이 칠십 명이어서 놀랐던 일이 엊그제 갔습니다. 이제는 그때 하루 온 종일 온 손님이 한 시간 만에 옵니다.
참 손님이 많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 손님들도 왔습니다.
대성씨가 빨리 국수집에 와 보라고 민들레 옷방으로 달려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국수집에 들어갔더니 손님들이 꽉 찼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가족이 식사하러 왔답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 셋 모두 다섯인 가족이 왔습니다. 세상에! 달걀 프라이를 드렸더니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기 몫을 나눠줍니다. 대한민국에 가족이 노숙생활을 하다니!!!!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이 오셔서 참 많이도 드셨습니다. 오후에는 반찬이 모자라는 것 같아서 계란 프라이를 해 드렸습니다.
화수성심의원에서 오늘도 계란을 열 판이나 보내주셨습니다.
3월 24일(화)
연안부두 어시장의 아녜스 자매님이 고등어를 한 상자 선물해주셨습니다.
윤기장님이 계란말이를 해 주셨습니다.
야구시합 아쉽게도 일본에 졌습니다.
도시 속 작은 학교에 가서 강의를 했습니다. "밥은 하늘이다"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주간 화요일에 작은 학교 학생들이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봉사하러 온 분들을 제가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민들레국수집의 보조 주방에 고장 난 가스온수기를 떼어내고 새것으로 설치해주셨습니다. 2003년 가을에 중고 가스온수기를 설치했습니다. 고맙게도 8만원인데 반만 받아갔습니다. 옆으로 국수집을 옮긴 다음에는 아예 고장이 나서 쓸 수가 없었는데 이제 새로 따뜻한 물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안8동 성당 레지오 단원 자매님들께서 오셔서 대파를 손질해주셨습니다.
민들레 꿈에 초등학교 일학년 신입생이 들어왔습니다. 이름이 서원이랍니다. 중학생이 된 재진이가 오늘 아프다고 학교를 가지 않았답니다. 야구시합을 보려고 꾀병을 앓았나봅니다.
첫댓글 '사람대접'하는 민들레 국수집이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