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약간 애잔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거대 중국에 치여서 거의 모든 나라들과 단교가 되고 유엔에도 승인을 받지 못한 비회원국에다가 우리와 비슷하게 오랫동안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고 현재도 중국과 통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비슷하지요.
대만 헌법에는 중국이 대만 영토이고 중국헌법에는 대만이 중국 영토인데 웃기는 건 두 곳 다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 아마도 언젠가 통일이 될 것으로 생각은 되지만 동북아 지정학적 관계로 볼때 총소리 없이 잘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대만의 국토 크기는 경상남북도 합친거와 비슷하고 고구마처럼 생긴 섬나라입니다.
전 국토의 70%이상이 험한 산지로 되어 있구요.
우리나라처럼 고만고만한 산악지형이 아니고 3000m가 넘는 산만 250개 이상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 산악섬이기도 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고서저로 되어 있어 인구의 거의 대다수는 서쪽의 평지 지대에 산다고 보면 되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이 살 수 있는 가용인구밀도는 세계 최고이구요. 현재 대만 인구는 대략 2300만 명 정도.
대만은 어디에 있는 나라? 위치 보기
대만은 우리나라에서 조금 만만하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뱅기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이라 지겹지 않은 시간에 갈 수 있고, 사는 수준도 비슷하여 날치기 없고 치안 잘 되어 돌아 댕기기 좋고..
대신 중국만큼 거대하다든지 엄청난 풍경 같은 건 없는 편이라 그냥 적당하게 다녀오기 좋은 곳.
3박 5일 동안 남들 다 가는 곳만 찾아 댕겼는데 다행히 비는 살짝살짝 피해 다녔습니다.
매 끼니마다 금문고량주 반 병 정도 까먹고 저녁에는 대만 맥주로 입가심을 하면서 보냈네요.
대만 대표주 금문고량주에 대해서는 다음편 글에서 다시 소개할게요.
이번에 대만 여행으로 가서 돌아댕긴 곳은 대략 다음과 같은데 세번 정도로 나눠 소개하겠습니다.
(여행일자 : 2023년 4월 19일~4월 23일, 3박 5일)
스펀마을 천등 날리기
야류해양공원
지우펀의 홍등
101 타워
스린야시장
화련의 태로각협곡
차싱탄에서 태평양 구경
중정기념당
충렬사 근위병 교대식
국립고궁박물원
용산사
서문정거리
대구에서 밤 바행기로 출발하여 타이베이공항 도착하니 대만 시간으로 0시 반.
시차는 우리보다 1시간 늦습니다.
호텔에 짐 던져놓고 바깥에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서 대만 맥주 몇 개와 안주거리 구입.
3박 5일 내내 파란 하늘은 보지 못했지만 비는 용케도 잘 피해 다녔습니다.
대만 날씨는 연중 영하 날씨는 없고 요즘은 우리나라 초여름 비슷한데 습기가 많아 텁텁한 느낌이 항상 듭니다.
내 시각으로 보는 전체적인 대만 이미지.
습도가 높은 곳이다 대개의 집 외벽은 타일로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빗물에 외부가 지저분해져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금 낡고 탁한 느낌.
아직 승용차를 직접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100% 외제차.
일본 차량 비중이 가장 높은데 그중 반 정도는 도요타로 생각이 되네요.
그러다 보니 차 살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거의 오토바이를 많이 이용하여 도로에 오토바이와 관련된 시설이 많습니다.
1. 스펀마을에서 천등 날리기
자고 일어나 첫 여행지로 간 곳은 스펀마을.
대만 여행을 하는 이들이 거의 한 번씩 들려 이곳 마을을 지나는 철길에서 천등을 날려 보내며 소원을 비는 곳입니다.
정말 별 볼일 없는 간단한 이벤트인데 정부의 관심과 입소문으로 아직도 인기가 많은 여행지입니다.
이렇게 마을 복판으로 철길이 지나갑니다.
천등은 이 철길 가운데 서서 하늘로 날리면 되구요.
사전에 가게에 들러서 천등의 네 곳 면에다 먹물로 소원을 적는답니다.
한 시간에 한 대씩 지나간다는 열차를 운 좋게 만나게 되었답니다.
수십 초 전에 안전 요원들이 호루라기를 사정없이 불어서 천등 날리는 분들이 철로가로 물러나고 있구요.
철로가에는 천등을 파는 가게들이 주욱 있습니다.
가격은 대만돈 150원으로 우리 돈 대략 7000원 정도.
한율은 대충 50:1 정도로 보면 계산하기 쉽습니다.
대만돈 100원은 우리돈 5000원.
천등을 왜 밤에 날리지 않고 낮에 날리는냐면 밤에는 안전사고나 불에 대한 위험이 있어 그렇다고 합니다.
일년에 단 하루. 정월 대보름에는 밤에 날린다고 하는데 그때가 장관이라네요.
사면에다 소원을 다 적고 나면 직원이 천등을 들고 나와 날려 줍니다.
그전에 온갖 포즈로 사진을 다 찍어주고 동영상도 촬영해 준답니다.
스펀마을은 아주 외진 곳이었는데 도적들의 출몰이 심하여 숨어 있다가 도적떼가 물러가면 안전하다는 표시를 천등을 날려 알렸다고 합니다.
한때는 광산으로 아주 부유했는데 현재 철길을 그때 놓인 것이구요.
그 뒤 광산이 몰락하고 마을도 거의 사라질 위기에 정부에서 천등을 관광용으로 개발하여 대박을 친 경우입니다.
습도가 워낙 높아 천등으로 인한 화재 피해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날린 천등이 이곳저곳에 떨어지는데 이건 마을 사람들이 다시 수거하여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하나 날렸는데 직원이 앞에서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면서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어 줍니다.
동영상도 그럴듯하게 찍어 주구요.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완전 판에 박힌 내용입니다.
천등 사서 소원 적고 날리는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한때는 영화를 누렸다가 낙후되고 있는 마을 모습도 보이구요.
천등 이벤트가 사라지면 이 마을은 아주 곤란할 것 같네요.
2. 야류해상국립공원
오늘 두 번째 여행지로 들린 야류해양국립공원입니다.
정식 명칭은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이구요.
대만 여행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풍경을 보는 곳입니다.
이곳 구경하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매표소 앞 비옷 파는 분들.
우비가 단단하고 칼라풀하여 비가 오든 말등 일부러 이거 사 입는 분들이 많답니다.
대만 야류 여행 가시거등 이거 두어 개 꼭 사 오세요.
가격은 대만돈 100원, 우리 돈 5000원.
해안가로 걸어 들어가면서 만난 낙타바위
좌측이 낙타 머리인데 바닥에 앉아서 사진 찍는 나를 쳐다보고 있네요.
수천 년 풍화로 생긴 이상한 형태의 바위들이 수백 개가 해안가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 형태는 지구상에서 터키와 이곳밖에 없다고 하네요.
특이하고 신기하게 생겼네요.
이건 1 구역에 있는 여왕머리
2 구역이 인기짱이고 이건 조금 인기가 덜하답니다.
해안 쪽도 희한하게 생겼네요.
건너편은 2 구역.
버섯모양으로 생긴 바위 형태가 참 신기하기는 한데 그렇게 단단하지 않아 시간이 오래 더 지나면 사라질 것도 많겠네요.
인기 좋은 하트바위
2 구역에 있는 여왕머리가 멀리 보이네요.
인증사진 줄도 길게 서 있구요.
강아지 푸들과 엄마 푸들이 입맞춤하는 것 같은..ㅎ
이런 형태의 촛대바위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드디어 만나는 여왕머리바위
제가 좋아하는 이집트 람세스 왕비 네페르타리를 닮았다고 합니다.
이 바위가 인기가 더 좋은 이유는 ...
아쉽게도 수명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예측 때문입니다.
눈으로 봐도 목이 너무 가느네요.
해마다 조금씩 가늘어진다고 하는데...ㅠ
주변 풍경들이 모두 기이하여 볼거리 많네요.
가운데가 잘린 바위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아 한적하게 구경하며 사진도 찍고..
3. 지우펀마을의 가게들과 홍등거리
차는 해안도로를 벗어나 산 위로 오릅니다.
엔진소리도 요란하게 한참을 오르면 만나는 지우펀.
이곳도 대만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장소인데 순전히 분위기 때문입니다.
지우펀은 한자로는 아홉 구(九) 자에 부분 분(份) 자을 써서 우리 한자음으로는 ‘구분’으로 읽혀집니다.
이 지우펀은 옛날 아주 외진 산골 마을로서 아홉 가구만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외진 곳이데가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은 곳이니 산을 내려와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 늘 아홉 집 분량을 사 간다고 하여 붙여진 동네 이름.
그러다가 이곳에서 금이 발견되어 한때는 작은 상하이라 불릴 만큼 번영했는데 금 떨어지자 다시 쇠퇴하여 이전과 같은 외진 마을이 되었다가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와 한국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로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드라마 '온에어' 등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현재와 같은 여행지가 된 것입니다.
먹거리와 특산품들로 된 가게들이 주욱 이어지고 있는 곳이구요.
좁은 골목과 함께 어우러지는 홍등 풍경이 참 좋답니다.
그곳에는 오래전 가게들도 많답니다.
이곳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오카리나 가게.
보고 있으면 주인아저씨가 한곡 멋지게 연주해 준답니다.
다양한 오카리나
구분(九份)이라 적혀있는 홍등이 온 골목에 가득한데 이게 참 분위기를 많이 끌어올리네요.
요 계단이 있는 골목에서 위를 보며 사진을 많이 찍는답니다.
옛날 금노다지 때는 이렇게..
이곳에서 유명한 땅콩아이스크림 가게
하나 구입하면 이렇게 사진을 찍어라고 포즈를 취해 줍니다.
받침대에 한글로도 써져 있으니 홍보 효과는 저절로 되는 셈.
골목을 휘젓고 다니면서 몇 가지 사 먹어 봤는데 이건 그냥 눈으로만 감상.
4. 타이페이의 마스코트 101타워
시내를 가로질러 101 타워를 구경하려 합니다.
2004년에 완공하여 6년 동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 롯데타워한테도 한참 못 미치는 건물이 되었구요.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타워 야경
조망을 예쁘게 해 두었네요.
4층까지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가 있는 89층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곳 엘리베이터는 시속 60km 속도로서 아직도 이건 세계 최고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네요.
전망대에는 우리나라 롯데타워처럼 여러 가지 이벤트설 시설과 샵이 있구요.
한 바퀴 빙 둘러 조망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밤 습기에 안개가 약간 있어 내려다보는 조망은 그리 깔끔하지 않습니다.
2개 층을 더 올라가면 야외 전망대가 있는데 앞가림을 너무 높게 해 두고 철망을 쳐 두어서 오히려 아래쪽 전망대가 더 낫습니다.
우리나라 롯데타워 조망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건물에서 가장 유명한 건 이 쇠공인데요.
정식 명칭은 Tuned Mass Damper라고 하여 지진이 많은 대만에서 고층건물을 견디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게가 660톤이고 지름이 5.5m의 커다란 쇠공 행태인데 만들어서 올린 게 아니고 이곳에서 용접으로 조립을 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진 발생 시 이게 대신 흔들려서 건물의 진동을 흡수한다고 하네요.
5. 스린 야시장
오늘 마지막으로 들린 스린 야시장
지상에 가장 많은 가게는 우리나라 야시장에도 흔한 각종 오락물들..
지하로 내려가니 푸드코트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지상에 있는 가게들은 이런 야바위성 오락물들이 가장 많네요.
마작 내기도 하고..
지하로 내려오니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어젯밤에 늦게 도착하여 과음한 덕분에 그냥 구경만 합니다.
입소문 타고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서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많이 소개되는 스린 야시장 입소문 1위 집.
요즘은 맛 떠나 입소문이 대세.
일단 긴 줄이 서 있는 곳은 뭘 파는지 몰라도 꽁무니 따라 줄을 서는 풍경도 보이구요.
아직도 이곳은 오토바이가 교통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네요.
어제 밤 늦게 와서 오늘 종일 다녔더니 피곤합니다.
얼릉 들어가서 냉장고 넣어 둔 대만맥주(타이완 비어) 시원하게 한잔하고 싶네요.
대만맥주는 상표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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