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이물질 검사에 심각? 되려 폭소 터진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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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버펄로(미 뉴욕주), 조미예 특파원] “아무것도 안 묻어 있어서…”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6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4실점을 기록, 시즌 7승(4패)을 거뒀습니다.
6회까지 투구 수가 62개밖에 되지 않았고, 팀은 12-0으로 크게 앞서고 있었습니다. 9회까지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완투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노 히터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말하며 6회까지 완벽투를 펼친 류현진을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7회 2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16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던 류현진은 7회 2사 만루에서 세베리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멀린스에게 다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4실점을 했습니다.
류현진은 “7회 마이켈 프랑코에게 허용한 볼넷이 가장 아쉽다”라며 7회를 돌아봤습니다. 몬토요 감독은 “어떤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7회 만루 위기에서도 계속 던지도록 했다”라며 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또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장면. 바로 이물질 검사입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발 투수는 최소 2회 이물질 검사받는다고 알렸습니다. 상대팀 감독이 확인 요청을 하지 않으면 보통 2차례 검사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류현진은 무려 세 번이나 이물질 검사를 받았습니다. 마운드에 올라 투구 동작을 할 때, 모자를 만지거나 글러브, 벨트를 만지는 수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1회, 2회, 6회를 마친 뒤 조 웨스트 구심은 류현진을 불러 세웠습니다.
1회초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던 류현진은 조 웨스트 구심에게 다가가 모자와 글러브 검사를 받았습니다.
꼼꼼히 살핍니다. 류현진도 첫 번째 검사라 구심이 하는 대로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류현진의 첫 번째 이물질 검사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2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을 들어가던 류현진은 다시 조 웨스트 구심의 부름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모자와 글러브를 보여줄 준비를 하며 이동했습니다.
조 웨스트 구심에게 모자와 글러브를 건넵니다.
심판이 글러브를 꼼꼼히 살피는 동안 류현진은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습니다. 뭔가 즐거워하는 표정입니다.
글러브 검사가 끝나고 모자를 건네면서 류현진은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폈지만, 모자도 글러브도 깨끗했습니다. 벨트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투구 준비 과정에서 이상한 행동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벨트까지는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토론토는 3회 4득점, 5회 4득점을 하며 크게 앞서고 있었습니다. 반면 류현진은 연속 범타로 완벽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너무 잘 던진 탓에 6회 이닝을 마치고, 다시 한번 구심 조 웨스트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전 검사와 마찬가지로 모자, 글러브만 검사를 했습니다.
손가락, 벨트를 검사할 것도 없이 사실상 깨끗하다는 걸 알고 있는 구심입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너무 잘 던지고 있었기에 6회 마치고 검사를 한 번 더 한 것입니다.
류현진에게 검사를 받으면서 왜 이렇게 크게 웃었느냐고 물으니, “그냥 웃음이 나왔다”라고 말하며 그 상황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나름 웃음을 참으려 입술을 굳게 다물기도 했습니다. 깨끗하다는 걸 알면서도 열심히 검사하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3차례 검사에도 선수가 웃으며 협조하니 구심도 미소를 보입니다. ‘이 녀석 진짜 깨끗하네’ 이런 표정입니다.
류현진은 첫 이물질 검사를 받은 뒤, “아무것도 안 묻어 있으니까 기분 좋게 검사를 받았다”라고 말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나온 룰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왕 하는 거 “유쾌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