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the Matrix? <매트릭스> 2편을 보기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사소한 사실과 뒷얘기들.
Part 1: The Matrix
1.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초록색 글자들을 자세히 보면 좌우로 뒤집힌 숫자와 영문자, 일어 가타가나가 뒤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가타가나냐고?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재패니메이션 팬이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고 싶다면 당장 <공각기동대>를 보도록 하자. 얼마나 많은 장면이 <매트릭스>에 그대로 나오는지 알 수 있다. 네오가 오라클의 집에서 초능력자 꼬마들을 만나는 장면은 <아키라>에 나오는 장면에 대한 오마주다.
2. ‘네오(Neo)'는 ‘절대자(One)’의 철자를 바꿔 만든 이름이다.
3. 처음에 네오 역으로 섭외되었던 배우는 이완 맥그리거였지만 그는 출연을 거절했다.
그 다음에는 윌 스미스가 제의를 받았지만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 출연해야 한다면서 거절했다
(거절해줘서 고마워, 윌). 발 킬머는 모피어스 역을 제의받은 적이 있다.
4. 네오가 배양기 속에서 깨어나면서 액체를 토하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었다.
키아누 리브스는 그날 치킨 파이를 먹고 속이 안 좋았었다고 한다.
5. <메트릭스>의 저주- 메트릭스 3부작에는 끊임없는 저주가 따라다녔다.
사실 <메트릭스2리로리드>를 보고 24시간 내에 한번 더 보지 않으면 당신은 죽게된다...뻥이다.
6. 트리니티 역의 캐리 앤 모스는 1993년 <매트릭스>라는 똑같은 제목의 TV 시리즈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 액션물은 영화 <매트릭스>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다만 ‘스티븐 매트릭스’라는 주인공이 나온다.
8. 초반부에 네오가 지나치는 길거리의 이름들은 실제로 미국 시카고에 있는 도로명들이다.
왜 시카고냐고? 거기가 워쇼스키 형제의 고향이다.
9. 방들의 비밀! 트리니티의 호텔 방 번호는 303호다. ‘트리니티’는 ‘삼위 일체’ 즉 ‘3’을 뜻한다.
네오의 아파트 호수는 101호다. 네오는 ‘The One'이기 때문이다. 101호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시민들이 끌려가 고문과 세뇌를 당하는 방 번호이기도 하다. 오프닝 신에서 트리니티가 방을 빠져나와 에이전트들과 싸우는 복도는 마지막 장면에서 네오가 그들과 싸우는 바로 그 복도다.
10. 네오가 ‘토머스 앤더슨’으로서 일하는 회사 이름은 ‘메타코텍스(Metacortex)'다. ‘meta'는 ‘뛰어넘다, 초월하다’라는 뜻을 가진 접두어이고 ‘cortex'는 ‘대뇌를 감싸고 있는 피질’을 뜻하는 단어다.
즉 ‘메타코텍스’는 ‘두뇌의 한계를 뛰어넘다’ 정도의 뜻이 된다. 영화에서 네오는 두뇌의 한계를 뛰어넘어 여러 가지 수퍼액션을 보여준다.
11. 네오를 비롯한 주인공들이 쓰는 그토록 폼나는 핸드폰의 모델명은 노키아 8110i이다.
네오가 신는 부츠는 에어워크 제품이다. 둘 다 지금은 품절 상태다.
12. 캐리 앤 모스는 1편 촬영중 발목을 삐었으나 영화 중간에 짤릴까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했다. 소심하긴!
13. 탱크가 네오를 훈련시키기 위해 무술 프로그램을 업로딩하는 장면에서 탱크의 컴퓨터 화면에는
‘취권(Drunken Boxing)’이라는 자막이 그림과 함께 나온다. <매트릭스>의 무술감독 원화평은 성룡의 히트작 <취권>(78)에서도 무술감독을 맡았었다.
14. 사이퍼가 스미스 요원과 얘기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사이퍼의 매트릭스 안에서의 이름이 ‘레이건’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난 뭔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영화배우처럼 말이야.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하기 싫어.”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은 영화배우였으며 현재 치매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15. ‘매트릭스’ ‘트리니티’ ‘모피어스’ ‘303’ ‘101’은 모두 신디사이저 모델명이다.
16.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이다. 모피어스의 우주선인 ‘네부카드네자르’호의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바빌론 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네부카드네자르 왕은 권위있는 군주였으나 후에 허영과 자만으로 정신질환이 생겨 고통받다 죽었다고 전해진다.
17. 네오 일행을 배신하는 ‘사이퍼(Cypher)’의 이름은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악마인 ‘Lucifer’의 변형이라는 설도 있다. ‘cypher'는 ‘부호, 암호, 숫자’를 뜻하는데, 여기에서 그가 ‘디지털 부호’로 만들어진 세계인 매트릭스 속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18. ‘토머스 앤더슨’에서 ‘앤더슨’은 영어 어원상 ‘사람의 아들(Son of Man)'이라는 뜻이다. ‘토머스’는 성경에 나오는 사도 이름인데, 그는 부활한 예수를 보고도 믿지 못하다가 예수의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고야 믿었던 인물이다. <매트릭스> 마지막 부분에서 네오는 스미스 요원의 옆구리에 주먹을 찔러넣은 후 그의 실체를 파악하고, 파워풀하게 변신한다.
19.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매트릭스에 대해 설명하며 “Welcome to the Real World"라고 말한다.
로렌스 피시번은 95년 <캠퍼스 정글>에 출연했는데 그가 영화에 나와 하는 첫 번째 대사가
”Welcome to the Real World"였다.
20. 오라클의 집에서 숟가락을 구부리는 대머리 꼬마의 어머니는 아들이 영화를 위해 삭발을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한동안 출연을 반대했었다.
21. 네오가 자다가 깨어나는 장면에서 그의 머리맡 시계는 9시 18분을 가리키고 있다.
앤디 워쇼스키 아내의 생일이 9월 18일이다.
Part 2: The Matrix Reloaded
22. <매트릭스> 2편 <리로디드>와 3편 <레볼루션>은 동시에 촬영되었다. 이건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두 편의 속편을 만드는 데 최종적으로 들어간 제작비는 약 3억 달러이며, 이 중 1억 달러 정도가 CG 작업에 사용됐다.
23. 애초에 2002년 개봉으로 계획되었던 2편 개봉은 왜 이렇게 늦어진 걸까? 제작진이 두 편의 실사 촬영을 끝내놓고 CG로 렌더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중, 그 작업을 맡았던 몇 군데의 CG 회사가 파산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24. 예산이 점점 초과되자 키아누 리브스는 자신의 러닝 개런티 일부를 받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공포에 질린 워쇼스키 형제를 구해주었다.
25. 2편에서 당신이 가장 먼저 알아두어야 할 단어는 ‘시온(Zion)'이다. 시온은 지상에 남아있는 최후의 인간 도시이며, 네오와 일행들은 에이전트들이 시온을 파괴하기 전에 시온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암호를 알고 있는 ‘키마스터’를 찾기 위해 매트릭스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72시간이다.
26. 윌 스미스의 마누라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네오 일행을 돕는 ‘나이오비’ 역으로 등장한다.
나이오비는 모피어스의 옛 연인인데, 모피어스처럼 우주선을 몰고 다닌다. 그녀의 우주선 이름은 ‘로고스’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원래 트리니티 역을 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 모니카 벨루치의 역할인 ‘페르세포네’ 역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름이다.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데메테르 사이에서 난 딸인데, 지옥의 신인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지하 세계로 끌려간다.
<매트릭스 2 리로디드>에는 페르세포네의 남편 ‘메로빙이언’이 나오는데, 그는 에이전트들이 네오를
막기 위해 만들어낸 인물이며 영화 속에서 ‘신’과 같은 모습으로 나올 거라고 한다. 페르세포네는 남편의 뜻을 받들어 네오의 임무 수행을 막기 위해 육체적으로 유혹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또한 사람을 만지기만 하면 그가 경험했던 모든 기억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28. 네오의 무술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등장할 스파링 파트너로 이연걸과 양자경이 섭외되었으나 이들은 둘 다 출연을 거절했다.
29. 스미스 요원은 2편에서 자기복제 능력을 터득해서 100명의 분신을 만들어 한꺼번에 네오를 공격한다.
이 촬영을 위해 휴고 위빙을 빼닮은 18개의 인형이 만들어졌다.
30. 2편의 스토리가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워너브러더스는 모든 출연진에게 나눠주는 대본을 자주색 특수지에 검은색 글씨로 인쇄했다. 이 대본은 복사해도 글씨가 보이지 않게 되어있으며, 만약 복사에 성공한다 해도 대본 주인의 이름이 특수 물질로 인쇄되어 있어서 누구의 소행인지 쉽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31. 워쇼스키 형제는 2편과 3편에 대해 일체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촬영장에 취재하러 간 기자들은 감독들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었다. 5m에서 10m 정도가 ‘가까이 갈 수 있는 적당한 거리’로 허락되었다.
3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2편의 대본이 여러 버전으로 떠돌고 있다. 진위는 직접 확인하시라.
33. <매트릭스 2 리로디드>의 멋진 포스터들 중 하나에 레게머리를 하고 등장하는 두 명의 쌍둥이 사내들은 ‘트윈 원’과 ‘트윈 투’라는 악당들이다. 이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실제로 쌍둥이 형제인데, 영화에서 흰 옷을 입고 나오는 유일한 인물들이다.
34. 미국 슈퍼볼 시즌에 공개된 예고편에 나오는 고속도로 추격신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은 쓸만한
고속도로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 3.2km짜리 고속도로를 직접 지었다! 여기에는 240만 달러가 들었는데, 이미 존재하는 고속도로를 빌리고 차량 통제를 하고 허가를 받는 비용보다는 싼 비용이었다.
35. 트리니티의 멋진 오토바이 추격신에도 불구하고 캐리 앤 모스는 촬영 전까지 오토바이를 전혀
탈 줄 몰랐다. “미친 짓은 그만두라”는 가족과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역도 헬멧도 없이 추격신을 무사히 촬영했다.
36. 캐리 앤 모스는 2편 촬영 전 무술 트레이닝을 하다가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로렌스 피시번은 손목을 다쳤고 휴고 위빙은 목에 와이어를 감고 연기하다가 목뼈를 부러뜨릴 뻔했다.
37. 1편에서 CG로 작업된 신은 412개에 불과했다. 2편에는 약 2천5백 개의 CG 신이 등장한다. 와우!
38. 사이퍼가 1편에서 죽은 게 아니며 2편에도 등장한다는 루머가 돌았으나 사실 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퍼 역의 조 판톨리아노는 워쇼스키 형제에게 “날 죽이지 말고 계속 살게 해준다고 약속하면 2편에 출연하겠다”고 했는데, 워쇼스키 형제가 “그럼 됐어”라고 했다는 소문이 있다.
39. 네오와 트리니티의 베드신이 있다는 꽤 믿을 만한 소문도 있다. 기대하시라!
40. 가장 황당한 루머 중 하나는 트리니티가 2편에서 죽는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2편의 제목이 <트리니티의 죽음>이 될 것이며 워너브러더스가 이미 www.deathoftrinity.com이라는 웹 도메인을 샀다”는 글이 떠돌았다. 확인해본 결과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 걸로 판명되었다.
Part 3: The Matrix Revolutions
41. 2편을 극장에서 본 후에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지 말 것.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의 예고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42. 2편에서 매트릭스에 관한 더 많은 진실을 알게 된 네오는 3편에서 초토화된 현실 세계 지구를 배경으로 기계와의 전면전을 벌인다. 키아누 리브스는 “1편은 탄생, 2편은 삶, 3편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는데, 그가 3편에서 죽게 될지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43. 3편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17분짜리 액션 시퀀스 하나를 찍는 데에만 4천만 달러가 들었다.
44.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3편에 ‘클럽 헬’이라는 S&M 클럽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클럽 헬은 매트릭스 안에 존재하는 요상야릇한 분위기의 클럽인데, 수많은 고무 인형, 페티시 의상,
게이들이 등장해 구역질나는 장면들을 연출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또한 이 클럽에서 격투가 벌어지는데, 클럽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천장에 매달려서’ 걸어다닌다고 한 제작진이 밝혔다. 네오의 커밍아웃? 트리니티의 스트립 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면 11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45. <매트릭스> 4편이 제작된다는 루머는 무시하라. 그런 건 없다!
덧말 : 윗부분은 퍼온 글이구요... 애니매트릭스와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 나오는 핸드폰은 삼성꺼랍니다~ ^^; 자막 끝부분에 보면 당당하게 Samsung이라는 것이 나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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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펌)
말그대로 매트릭스를 보기위해 4년을 기다린 사람이 접니다. 단지 볼거리 만을 위한 액션영화가 나왔구나 하는 생각에 극장가서 영화를 본게 아니라 비디오 빌려다가 집에서 봤어요. 것도 동생이 빌려온걸.. 매트릭스를 처음 봤을때의 느낌이라는 건.. 한마디로 쇼킹 그 자체.
영화에서 것도 소위 헐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인간에게서 있어 그 본질과 존재감이라는 가장 무거운 주제를 현란한 비주얼을 겸한 액션들과 함께 동서양의 여러 철학들을 넘나들며 관객에게 아무런 거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과연 그전에 있었던가? 영화라는 걸 잘 모르는 본인이어서 그랬던건지 대답은 당연히 노우~~ 였습다.
그 이후로 리로리드 개봉전까지 1편을 한 스무번을 넘게 본 것 같네요. 그리고 나서 본인의 짧은 머리로 결론 지은건, 워쇼스키 형제녀석들은 천재구나…. ^^;; 물론 그 유명한 재패니메이션의 축이 되는 공각기동대니 중국의 노장사상이니 기독교 사상 그리스 신화 기타 등등에 그 기반을 뒀다고 해도. 어쨌든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영화였다면 수많은 매니아층이 형성되지도 않았겠지요.
리로디드를 보기 전날 솔직히 잠을 설쳤습니다. 이 천재 녀석들이 과연 어떤 말을 해줄건지 너무나 궁금해서.. 영화시작하는 순간 정말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화면만을 쳐다봤는데… 영화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허탈한 웃음이라니…. ‘내 기대가 너무 컸구나’.. 하는 실망감들이.. 물론 리로리드 역시 몇번 더 봐야 나로써도 영화에 대한 판단을 하겠지만, 역시 매트릭스 원편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대중이 매트릭스에 열광했던 이유는 ‘철학’이 아니라 ‘비주얼’ 때문이었다고. 까만 가죽 재킷에 이리저리 총알을 피하는 그 모습들에 관객들이 반한거라고. 하지만, 이말은 그 자체로도 매트릭스의 가치를 폄하하는 말이라고 봅니다. 어찌 이 영화를 단지 ‘비주얼’ 로만 평가하겠습니까.
본격적으로 리로디드에 대해 말해보자면.. 어쩔수 없이 원편과 비교할 수밖에 없네요.
그나마, 아래의 팁들때문에 이 영화 잼있게 봤습니다..
1.2편이 1편에 비해 너무나 어려운 철학을 담고 있다구요? 에궁.. 이말은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은데요. 2편이 1편에 비해 너무나 어려운 건 단지 눈이 아플정도의 쫓아가기 힘든 시각효과와 관객들에게 영화의 키워드를 이해시킨답시고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인물들의 대사뿐이었다고 봅니다.
과연 리로디드의 그 수많은 대사들이 관객들에게 무엇을 줬습니까? 이건 소위 책이나 골치아픈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철학을 ‘헐리우드 영화’라는 미디어를 통해 음미할 수 있도록 한 게 아니라, 단지 3편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수많은 복선들로 결과를 추리하게 만드는 탐정놀이의 재미만을 준건 아닐까 싶네요. 잠깐 잠깐 보여주는 복선만으로 그 결론을 추리해내려니 머리에 쥐나는게 당연한겁당.
매트릭스 원편은 원래가 속편을 생각하지 않고 만든거였다고 하니 굳이 탐정놀이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2.매트릭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비쳐지는 그 안에 담긴 동서양 철학도 부담 없이 다가 올 수 있었는데.. 리로디드에서 모피어스 일행이 탔던 함선이 터지자 모피어스가 내가 꿈을 꿨구나라는 식으로(정확히 기억안남) 노장사상의 격의 말을 했는데, 상당히 직설적이어서 당황스러웠다구요.
이런 방법으로 영화는 관객들에게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강요하는건 아닐까 했습다. 구세주가 된 네오에게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던지요
그러면, 몇가지 영화가 원하는대로 나름대로 탐정놀이를 해 봤습니다. 아주 충실한 관객이지요.. ^^;;
3. 대사를 통해 흐름의 전반을 곧이곧대로 이해하지면, 네오는 시스템이 컨트롤 하기 어려운 통제불능, 문제를 일으키는 일종의 버그인셈이네요. 이부분은 컴공쪽 지식이 좀 더 풍부했더라면, 제대로 표현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해서리 좀 아쉽긴 해도.
100% 완벽히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없다고 한다면, 그 안에서 에러를 만드는 예측불가능의 숫자 조합이 네오라고 정의 했을 때. 프로그램은 당연히 버그를 찾아내 그걸 없애야 하는 거고. 프로그램에서 버그를 삭제하고 새로운 버전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하는거겠쥐요. 그래서 나중에 아키텍쳐가 그 이전에도 네오 같은 존재가 있어왔다고 하는거고. 그렇다면, 네오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스미스 요원은 어떤지요.
스미스 요원 역시 프로그램상에서 자기 역할 범주를 벗어난 시스템상의 통제 불능 버그가 되어 있다고 하면… 혹쉬, 스미스도 네오와 같은 비중의 존재가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싶은게. 원편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요원들과 네오의 차이점은, 요원들은 메트릭스 안에서 그 능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네오가 이길 수 밖에 없다고 하져. 헌데, 스미스 요원이 이젠 프로그램 저장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서버격의 인체를 갖게 됐으니 능력이 비슷해 지지 않을까. 실제 예고편을 보면, 3편에서 네오와 스미스의 대결은 볼만할 듯 합니다.
4. 곁가지로, 3편 야그가 나왔으니, 영화가 끝나고 한 5분 만 더 기다리시면, 자막이 끝나고 3편 예고편이 나옵니다. 자막 올라가는 동안 노래가 4-5곡이 나왔던 것 같고, 제작비 엄청 썼다더니 영화제작에 참여한 사람들도 입이 벌어질 만큼 많더군요. 삼성도 지원을 했다던데, 삼성 한마디 중간에 보입니다. 반갑기는 하대요. 한국에서 제작했으믄 액스트라로 잠깐 나가보는건데.. ^^;; 했습니다.
5.이 영화에서는 선택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매트릭스에서도 선택이라는 말은 많이 나왔져. 특히나 네오가 오라클을 만났을 때 그녀가 말하는 선택의 부분. 원편에서 본인은 이것을 인간적인 측면에서의 선택과 그에 따른 고뇌를 생각했었는데. 레볼루션을 보니 이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1아니면 0, 도스용 컴이 나왔을 때 배운게 어떤 알고리즘을 그려놓고 이럴경우 이 선택을 하면 그다음 단계는 어떤거다 했던 기억이 문득 났더랬죠. 그래서 프로그램에 불과한 오라클은 원편에서나 리로디드에서나 네오에게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그리 말했던 걸까요.
6.오라클은 너도 이제는 예측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것 역시 인간적인 측면에서 신성이 가미된 예측은 아닌듯 싶더이다.. 복잡한 숫자 조합의 배열을 읽어내고 그에 따른 가능성을 읽어내고 결과까지 알 수 있는 능력. 불규칙속의 연산 규칙을 찾아내는 방법을 알게 된건 아닌지. 네오는 혼돈속에서 찾을 수 있는 숫자상의 규칙을 보는 방법을 터득한듯.
7.아키택쳐가 처음 프로그래밍을 할 때 ‘네오’라는 수치상의 버그를 만든 이유도 이것과 연관되는 건 아닌지. 처음에는 무시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버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커져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거고 이게 메트릭스 시스템에 치명적인 에러를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가정하에, 아키택쳐는 시스템의 수고를 덜고자, 그 소수의 버그가 자체적으로 커져서 시스템이 아주 쉽게 버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계획한 것 같네요. 자체적인 필터링 시스템.
8. 아쉬웠던점중의 하나는 네오의 능력이 배가되었다는 점과는 반대로 모피어스의 카리스마가 그저 평범해 보이는 인간적인 단계로 하락했다는점입니다. 매트릭스에서의 모피어스는 굳은 의지와 상당히 매력적인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는데, 리로디드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선택에 있어 흔들리고 고민하는 모습으로 내비쳐지네요.
또, 모피어스는 매트릭스를 벗어난 인간의 자유의지를 위해 싸우는 인간이었죠. 하지만, 그가 했던 말들. 자신들이 여기 모여 있는 이유와, 이 시간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같은 목적을 위해 모여질 것이 계획되어졌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미 자가당착에 빠진건 아닌지. 그들의 저항도 시스템에 대한 반란도 이미 어떤식으로든 계획되어졌다고 한다면 도대체 그들의 자유 의지는 어디 있는것인지. 이미 모든 것은 계획되어졌다는 오라클의 예언에 집착하는 그의 신념은 정말 자유의지인지.
9.제가 상당히 영화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이 점입니다. 인간이 평생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본질에 대한 의문을. 워쇼스키 형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아니죠 상극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네요) 물질세계의 컴퓨터 프로그램에 비유를 했다는 것입당. 아주 대단합니다.
키메이커와 나누는 대화중에서 종종 목적이니 계획이니 이유라는 키워드가 나오는데, 이건 단순하긴 해도 아주 종교적 냄새를 물씬 풍기는 대사들입니다.
10.매트릭스 원편에서는 키네누 리브스가 허리가 좋지 않은 관계로 손을 많이 쓰는 액션을 취했었다는데, 그점이 오히려 동양의 정적인 동작의 미학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딱이었는데, 리로디드에서는 과연 네오의 액션이 역동적이긴 합니다만.. 왠지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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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첨)
3탄에 대한 이야기
드디어 <매트릭스>시리즈가 완결되었다.
올해 개봉한 유독 많았던 연작 시리즈 물 중에 제일 먼저 완결편이 나온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1999년을 시작으로 4년 간 <매트릭스>의 행보는 자못 화려하다. SF 영화사를 '매트릭스를 기준으로 전후'로 나눌 만큼 걸작으로 칭송받고,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앤디/래리 워쇼스키]과 [키아누 리브스-네오]와 [로렌스 피쉬번-모피어스], [캐리 앤 모스- 트리니티]를 화제의 중심에 서게 했으니 말이다.
<매트릭스>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영상의 '충격'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이 작품이 걸작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은 역시 그 스토리 구성에 있다.
감독 [워쇼스키 형제]의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종교(기독교와 불교)와 철학사상 그리고 신화가 한데 어우러진 시나리오가 <매트릭스>의 척추 역할을 한다. 여기에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 특히 빛을 발했던 디지털 문명의 색을 덧입혀 그럴싸한 모양새의 선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먼저 CG.
설교,기계,로봇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겨웠을 수 있지만, '지루한 대사랑 기계들 싸우는게 다야.끝'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도 분명 아니었다. 기계들의 생생하고 설득력 있는 움직임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본전 생각은 접을 수 있었으니.. 이 정도의 스펙터클은 극장에서 할 때 봐두길 정말 추천하는데.. 졸았다는 분도 있으니 정말 취향은 제각각이다 .. 나 또한 그다지 로봇과 친하지 않지만.. 중반부터 시작된 각종 전투장면을 보면서 소름이 몇번 돋았다. 실물제작했다는 시온의 전투로봇들, 드넓은 공간을 그야말로 공포스럽게 헤집고 다니는 벌떼같은 센티널들..시온을 파고들어오는 엄청난 크기의 스크류 드라이버(--;),
그 움직임과 규모들이 너무나 압도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서, 그들과 싸우는 인간들의 악 밖에 안남은 절망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들은 아름답다. 적이라고 해서 흉칙하기만 한게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밀려드는 기계떼들은 멀리서보면 한줄기의 거대하고 역동적인 빛이다. 특히 센티널들의 섬세한 움직임 .. 많은 다리(?)의 신경질적인 움직임만으로도 섬찟함이 잘 표현되고 있지 않은가.. 후반부에 걔네들이 온순해져서 해파리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과 비교해보면 더 그렇다. 이 정도면 그냥 CG기술을 자랑하는데서 끝난게 아니라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표현하고 그 느낌을 전달하는데 아주 성공적이다고 본다. 사실 웬만한 블록버스터들은 더이상 감동을 주지 못하는 CG기술력의 과시에서 그칠때가 많은데, 이번 3편의 경우는 CG가 컨셉에 맞는 제 몫을 하고 있는것 같다.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수효과가 '남용'되었다는 느낌이 없었다. 정말이지 CG가 이정도로 동서남북을 휘젓고 난무하고 쏟아지면 메스꺼워질만도 한데, 그게 내용상 감정상 필요하니까 저렇게 표현됐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CG팀의 (안봐도 보이는) 피나는 노력이 영화의 허접함에 묻혀 무너지지 않고 빛을 발했다는 게 다행이었다. (화산고처럼 연출력 부족으로 CG를 비롯한 스탭들의 노고에 먹칠하는 경우를 보면 화가나곤 한다...--;)
네오와 스미스의 결투장면..
네오가 초반에 눈을 잃어서 가슴아프던 차에 다시 멋진 모습으로 비오는 도시에 나타나는 뒷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그 앞에 늘어선 수 없는 스미스들.. 난 아직까지 이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별다른 독특함이 없는 3편에서 매트릭스만의 미학을 조용하게 드러내는 부분 중의 하나였달까...
그 뒤로는 네오와 스미스 버전 '드래곤 볼'이다. 조금 유치한 감이 없지 않지만.. 둘이 부딪힐때마다 발생하는 엄청난 충격파들.. 스케일과 높낮이를 리드미컬하게 바꿔가는 액션씬의 속도감과 파괴력의 묘사들은 스트레스도 날릴 겸 충분히 즐길만했다..
그리고 캐릭터들..
우리의 스미스 요원... 혼자서 수선을 피우다가 막판에 크게 한방 맞는 모습을 보면 3편에선 어딘지 귀엽다 (막판에 겁먹은 스미스를 보면서 우리는 '쫄지마, 스미스!'라고 응원아닌 응원을 하기도 ...)
그러나 중간쯤이던가. 오라클이 조용히 앉아있는 주방으로 스미스가 떼거지로 들어오는 장면.. 다 부수면서 떠들썩하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정말 조용히 스윽~ 들어오는데 순간 섬찟했다.
똑같은 복장에 똑같은 생김새의 수많은 존재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이 피투성이로 총칼들고 앞에 서있는 것보다 더 서늘할 수도 있다는 거.. 2편에서 등장했던 스미스들은 그저 우스울 뿐이었는데..
매트릭스 보면서 가장 정든 캐릭터 스미스. 1편 보구나서 남동생들이랑 스미스 특유의 억양으로 '미스터 앤더슨~' 하면서 놀았던 기억.. 반지의 제왕 1편 보면서 '스미스가 왜 저기에..' 무슨 헤어진 동창 만난냥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휴고 위빙의 맛나는 연기에 박수쳐주고 싶다.
키애누 리브스..사실 그 연기가 이 연기이고 그 표정이 저 표정일 때가 많은 배우인데.. 3편에선..느무나 멋졌다.
지치고 피곤해보이고 혼란스러워보이고 그리고도 차분한... 1편에서 스미스를 상대할 때의 어딘지 겉멋든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서 오옷! 할만큼 눈빛에 깊이가 더해진 것 같다. 안그래도 잘생겼는데.. 나이는 어디로 먹는지 늙지도 않고, 슬퍼보이니 아름다움에 깊이마저 더해가는..ㅜ.ㅜ 암튼 더 쓰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모피어스가 카리스마를 상실했다고 실망하는 얘기가 있는데, 3편에선 카리스마가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연기 그만하면 잘했다고 생각한다. 네오를 인도하고, 그를 돕고, 자신이 제대로 된 사람을 고른건지 자신 없어하는 모습까지... 사람은 항상 변하는 법이니까.. 1편에서 그가 신처럼 보였던 걸 생각하면 괜찮은 연기인 듯.. 근데 살이 많이 찐건 정말 아쉽다. 날씬할 땐 조금 섹쉬했었는데.. ( --);; 3편에서 '장난이 아닌'피부와 갑자기 턱에 파묻혀 없어진 목을 보는 건 쫌 부담스러웠다..
매트릭스가 객관적으로 명작이고 걸작인지, 그건 아직 모르겠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에겐 재미마저 못주었다.
1편은 독특하기라도 했으나 3편까지 오면서 그것도 다 까먹고.. 벗뜨,
하나하나씩 알아갈수록 재미가 배가되는 영화라는 건 감히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놀라운 점은 각계각층(?)의 해석이 달라지는 점이다.
기독교인들도 할말 많을 것이고, 철학자나 공학도, 액션게임 매니아, 물론 저패니매이션 팬들도.. 특히, 종교,철학,공학의 관점에서 볼 때 매트릭스는 그 각각의 맥락에서 하나의 일관된 해석을 형성한다는 점이 너무 신기하다.
씨네 21에서 공학도의 관점에서 본 매트릭스라는 리뷰를 읽었는데.. 매트릭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학의 관점에서만 설명을 해도 매트릭스 전반을 뚫는 설명이 가능하고, 기독교나 동양철학적 세계관으로 풀 때는 공학이 본 것과는 다른 포인트를 건드리면서도 영화시리즈 전체를 포괄하는 해석이 또 가능해지는 것이다. 자본주의나 국제관계로 비유해 놓고 봐도 어느정도 또 줄거리가 나온다..안 신기한가..?? --;
하여튼 조금씩 정보를 알아갈수록 2편부터 다시 보고 싶어진다. 몇개 안되지만 지금 생각나는게...
감독 형제가 많이 참고했다는 '시뮬라시옹'이라는 책.. 1편 초반에 네오가 총(?)을 숨겨두었던 그 책이라고 한다.. 오라클이 맨날 구워대는 쿠키.. 매트릭스와 인터넷이 뗄수 없는 관계인 건 알았지만 인터넷 용어인 쿠키를 진짜 먹는 쿠키로 암시(?)한 건 깜찍하지 않나..
별 사소한 구석에 이런식의 은유랄까하는 것들이 수없이 숨어 있다고 한다. 이러니 아는만큼 재미날 수 밖에..
메로빙지언(?)이 불어를 쓰는 것, 시온에 왜 유난히 유색인종이 많고, 오라클의 후계자가 왜 인도인인지, 키메이커는 왜 아시안이었는지.. 다 현재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비유하는 안배라는 것..
3편에 모니카 벨루치 왜 나왔냐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3편만 놓고보면 단지,2편에 나왔었기 때문에 나온것 같고... 사실 2편에도 많이 안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의 유명배우를 씀으로써 그녀의 존재의 상징적인 중요성을 쉽게 전달하려는 거였다면 괜찮은 생각이라고 본다.. 이 영화의 헛점이나 실수처럼 보이는 것들도 뜯어보면 또 감독의 계산같고.. 1편의 정서적 매력은 줄었지만 해석의 즐거움은 뒤로 오면서 배가 되는 듯하다.
뻔하고 유치한 설정이라고 (특히 결말..) 분노하는 분도 계신데...
그 '뻔한' 설정을 어떤 그림으로 보여주는지 그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것이 정말 흥미로울 수도 있지 않은지..때로는 그것이 성공적이고 때로는 뜬금없지만, 지켜볼 가치는 있는 영화다. 결말이 다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상징과 중첩 구조와 인용으로 가득차서 웬만한 한 사람의 지식으로 완벽 해석하기가 힘들고..('나름'의 해석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로서로 '이게 이런게 아닐까'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고하는 풍경이 그래서 나온다.....영화 밖의 얘기지만 암튼 아주 생산적인 모습이 아닌가.... 이런 것들도 감독의 의도인것 같다.
영화에 아주 흥미가 없지 않았던 이상은 '그게 왜 그랬던 거예요?' 하고 묻고 있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철학,세계관,종교,공학,사회에 대해서 떠들게 되니... 흥미로운 파생효과 아닌감..
영화 볼때는 감독의 역량이 모자라서 어설퍼 보이는 장면(예로.. 안웃겨야 되는데 사람들이 웃는다든지 하는.. )들도, 되씹어볼수록 그것까지도 감독의 음모(?)가 아닌가하면서 컨스피러시 이론 매니아가 되가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워쇼스키 형제에게 대체 어디까지가 의도이고 어떤 부분이 실수인가 물어보고 싶다.
새록새록 고수 네티즌들의 해석에 의해 나타나는 의미들을 보면 '모든 것'을 다 계산한 것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를 계산한 사람이 이따구 장면을 넣었을리가 없다! 하는 기분이랄까...
사실 결말도 그렇게 유치할 정도는 아닌게.. 햇빛 났다고 해피엔딩이 아니지 않은가..
언젠가는 다시 매트릭스 1편의 세계로 돌아갈수도 있는데.. 이런 식의 끝없는 순환은 언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말 힘들게 싸웠는데, 다시 기계의 지배가 올지 모르고.. 포맷되서 이전의 아픈 기억 다 까묵고.. 또 몇명씩 각성하고.. 또 싸우고.. 불교의 윤회관이 떠오르면서 만사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1편에서 [토마스 앤더슨- 키아누 리브스]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현실을 부정 당하자 느끼는 혼란과 가상현실인 매트릭스 밖 인간들을 구원할 '그'로 자각해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2편인 <리로디드>에서는 이를 다시 뒤엎는다.
매트릭스의 설계자인 [아키텍터]는 [모피어스]가 구세주 '그'라고 믿는 [네오]역시 시스템의 안배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며 1편의 내용을 역전시켜 버리는 것이다.
<리로디드> 마지막에 나오는 'to be concluded'라는 문구 때문만이 아니라 이런 구성 때문에 <리로디드>까지 본 관객들은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물론 나도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었음을 시인한다..) 그러나 <레볼루션>은 1편과 2편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실에 대한 잠재된 모순을 담고 있던 1편과 그 모순이 도화선이 되어 기계들과 시온으로 대표되는 인간들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네오와 스미스의 대립 포함)이 주된 내용인 2편, 그리고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네오]의 희생으로 인한 '기계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결말을 담고 있는 3편은 '헤겔'의 변증법에 너무도 딱 들어맞는다.
<매트릭스>의 또 다른 매력은 '신화비틀기'에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오딧세이를 탐독했다는 [워쇼스키 형제]는 등장인물 이름 하나하나에도 대응되는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붙임으로서 캐릭터의 성격을 말해주며, 재미 또한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레볼루션> 끝에서 볼 수 있는 기계도시에서의 [네오]의 외로운 싸움과 순교(!)는 인간들의 죄업을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와 대응된다.
또한 계속되는 [아키텍터]의 시스템 리부팅은 매트릭스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교에서 보여지는 끝없는 '윤회'와 다름아니다.
다음은 <매트릭스3- 레볼루션>을 보면서 느꼈던 몇가지 의문점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해석을 해본 것입니다. 물론 감독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제가 알 길은 없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놓고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죠.
아래에 있는 내용은 스포일러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립니다.
1. [스미스]는 어떻게 무한한 복제가 가능한가.
[스미스]의 복제능력은 <리로디드>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합니다. 1편의 [스미스]나 2편에 등장하는 다른 에이전트들은 필요에 따라 인반인의 몸을 빌어 어디든 갈 수 있죠.
하지만, 일반인이 죽거나, 추적의 대상이 멀리 달아날 경우 이동을 해야 할 때에는 일반인의 모습은 원상복구됩니다.
이는 매트릭스의 시스템이 에이전트의 코드를 일반인에게 덮어쓰기 했다가, 필요에 의해 에이전트의 코드만을 따로 빼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미스]는 1편에서 [네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이 기능을 삭제 당하게 됩니다.
에이전트들의 죽음(삭제)은 시스템의 통제로 가능합니다.
그런데 1편에서 자각을 통해 전능한 힘을 갖게 된 [네오]가 [스미스]와 시스템을 이어주는 고리를 끊음으로써 스미스의 코드에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시스템의 통제를 받던 코드가 삭제된 [스미스]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신을 다른 개체에게 마구잡이로 덮어쓰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미스]를 통제할 수 있는 연결통로를 잃어버린 시스템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는 암세포와 비슷합니다. 돌연변이세포에서 출발해 암세포로 발전을 하면 세포는 무한히 분열하여 생명까지 위협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2. [스미스]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일까.
[네오]와 마지막 사투를 벌인 [스미스]는 <매트릭스>나 <리로디드> 앞자락에 등장한 [스미스]의 본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스미스]가 자기복제를 하는 과정은 매트릭스 내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코드를 덮어쓰기 함으로써,
그 사람의 정신을 [스미스]가 제어하는데 기반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볼루션>에서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사티]는 어떻게 한거냐고 묻자 [스미스] 중의 한명이 [오라클]과 [사티]만이 알 수 있는 대화내용을 말하죠.
이는 그 말을 한 [스미스]가 [사티]에 덮어씌어진 [스미스]라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네오]와 싸움을 벌인 [스미스]는 [스미스+오라클]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미스]는 [아키텍터]와 더불어 매트릭스 시스템 상에서 가장 큰 권한을 지니고 있고,
시스템의 ‘문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오라클]과 결합함으로써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투의 종반부, 구덩이 안에서 [오라클]이 [네오]에게 했던 말인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를 [스미스]가 할 수 있었던 것도, 결투가 끝난 뒤 구덩이 안에 쓰러져 있는 [오라클]의 모습은 이를 뒷받침 해줍니다.
따라서 하늘을 날며 [네오]와 대적할 수 있는 [스미스]는 단 한명인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수많은 [스미스]들 중 굳이 힘의 순위를 매겨본다면 [스미스+오라클], [스미스+세라프]가 될 것입니다.
3. [스미스]가 말한 ‘이건 함정이야’의 의미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해석이 가능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네오]에게 덮어쓰기를 하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은 것입니다.
원래 [네오]를 비롯한 시온에 살면서 매트릭스에 접속하는 사람들은 함선에 있는 장치를 주로 이용합니다.
[네오] 역시 <리로디드> 마지막에 정신을 잃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그 장치를 통해서 접속을 했죠.
이런 상태에서 [스미스]가 [네오]에게 덮어쓰기를 할 경우 [네오]는 사라지고, [스미스]는 시스템 상에서 가히 신적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대결 때는 [네오]가 기계도시 ‘지배자’의 안배로 접속을 했습니다.
[네오]는 이미 시스템과 공명을 하고 있었던 셈이죠. [스미스]가 [네오]에게 덮어쓰기를 하는 순간 [스미스]의 코드가 시스템에 접속이 되면서 시스템의 통제 하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시스템 입장에서는 골칫덩어리였던 [스미스]가 덫에 걸려들었으니 재빨리 삭제를 한 것이구요.
4. [네오]는 인간인가, 기계인가.
물론 인간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육체에 갇힌 프로그래밍 된 영혼의 소유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판단의 근거 중 하나는 [스미스]와의 결투에서 [스미스]가 삭제당하면서 덮어쓰기를 당했던 다른 사람들은 본래의 모습을 찾지만, [네오]는 완전히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아키텍터]의 말처럼 [네오]가 6번째 구원자라면 다시 살려내면 되지 않나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백업되어 있던 정보를 바탕으로 [네오]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하지만 [네오]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시스템과는 별개의 활동을 하게 되었고, 시스템 역시 그의 모드를 알아낼 수 없는 것입니다. 당연히 백업된 정보가 없으므로 살려낼 수도, 그럴 이유도 없는 것이죠.
시스템이 [네오]의 코드를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리로디드>의 내용처럼 [네오] 스스로 ‘소스’로 걸어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시스템이 [네오]의 코드를 알아낼 수 있는 이 방법을 공개하지 않고 소스로의 통로를 굳게 닫고 있었던 이유는 [네오]의 불확정성때문입니다. 시스템상에서의 [네오]는 절대적인 존재지만 어차피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처럼 그 틀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피상적으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는 있지만 시스템 자체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죠. 하지만 [네오]가 소스로 들어간다면 그의 코드를 통해 ‘리로디드’를 할 수는 있겠지만 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시스템 입장에서 기존에 있었던 5명의 구원자들과는 달리 [네오]는 ‘사랑’을 택한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을 테니까요.
5. [아키텍터]와 [오라클]의 ‘실험’은 어떤 것이었을까.
애니 매트릭스를 보면 인간이 기계의 동력원을 차단하기 위해 태양을 가리게 되고, 기계는 인간을 새로운 동력원으로 쓰기 위해 ‘배양지’라는 곳에서 인간을 집단 사육합니다.
그곳에서 인간의 정신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설정이죠. 매트릭스 시스템은 인간들의 정신을 방목해 둘 수 있는 하나의 틀이었구요. 하지만 이런 설정은 정당성을 얻기 힘듭니다.
열역학 제2법칙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고, 에너지 효율이 30%를 넘기 힘든 인간을 에너지 원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죠.
따라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아키텍터]는 현실세계를 그대로 닮은 ‘매트릭스’를 만들어 현실세계를 제어하는 모종의 코드가 있는 것인지를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것입니다.
다섯 번의 실패를 경험한 [아키텍터]가 6번째로 창조해낸 시스템에서 구세주 ‘그’가 [네오]라는 것은 이미 <리로디드>를 통해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시온의 재건이 아닌, [트리니티]와의 ‘사랑’을 택한 변수로 가득한 [네오]는 <매트릭스>시리즈 전반을 통해서 설계자인 [아키텍터]와 예언자인 [오라클]도 놀랄만큼 발전을 합니다.
<리로디드>의 끝부분(센티널을 맨손으로 파괴하는 장면)과 <레볼루션>에서는 현실세계마저 매트릭스처럼 구성 코드를 읽을 수 있게 되죠. 1편에서 자각을 통해 매트릭스 속의 사물이 0과 1의 조합으로 보이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는 현실세계 역시 매트릭스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모종의 코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설정은 <13층>(1999)에서처럼 ‘현실’은 평행 구조가 아닌 상하 복층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런 결과가 [오라클]과 [아키텍터]가 말하는 실험의 결과의 전부인지는 모르지만 결과중 하나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