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동기회 정기모임 장소인 경북 예천의 회룡포와 장안사를 안내합니다. '여행과 풍경'란에 윤치영 친구가 소개한 내용도 있음]
1. 경북 예천 회룡포
위치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지보면 마산리 일대
굽이 돌아가는 물길이 한 폭의 그림이다
낙동강으로 합류되는 물길인 내성천이 휘감아 만들고 있는 육지 속의 섬, 회룡포이다.
멋진 풍경으로 반짝이는 하얀 모래 백사장을 감싸며 돌아가는 옥빛 물길의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입곡류하천으로 영월의 청령포와 함께 유명한 곳이 회룡포이다.
회룡포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길목은 폭이 80m에 수면에서 15m 정도 높이로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넘치면 정말 섬 아닌 섬이 되어 오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회룡포로 바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지만 먼저 전망대에 올라보도록 하자.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보통 장안사를 거쳐 회룡대로 오르는
길을 택하는데 주차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이다. 내려와서 회룡포 안으로 들어가
보는데 멀리 돌아가는 목으로 난 차도를 이용해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회룡마을 끝에 놓인 다리를 건너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동네 사람들이 아르방다리로 부르는 간이 다리인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걸을
때마다 덜컹거린다 해서 ‘뿅뿅다리’라고도 부른다. 회룡포 안 의성포마을은 열
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로 앞으로는 강이 돌아가고 뒤로는 야트막한 언덕이
놓인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태백산 능선의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내성천 줄기가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아나가서 마을 주위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며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의 조화를 이룬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의 전망대인 회룡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강에는 쏘가리, 은어 등이 서식하고 강가의 모래밭을 따라 나무가 심어져 있다.
1997년부터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어 회룡포 주변 둑길에 왕벚나무를 심었고, 주변에 공원과 산책로를 내고 잔디를 심었다. 1997년 11월 봉수대를 복원하였으며,
철쭉군락지를 조성하여 민속마을로 완성할 예정이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에는 통일신라 때 세운 장안사와 원산성 등이 있고, 주변에 용문사
대장전(보물 145) 외에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용문사와 예천 감천면의
석송령(천연기념물 294) 등의 관광지가 있다.
낙동강 상류는 흐름이 느리고 수량이 적은 전형적인 사행천이다.
그중 하회마을과 회룡포는 물길의 방향이 거꾸로 되어 극단적인 사행 모습을 보여준다.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전통이 잘 보존된 민속마을로 명성이 높고, 회룡포는 그림 같은
풍경으로 각광받는다. 직선거리로 1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두 ‘물돌이’ 지형을 잇는 시골길은 한없이 여유롭고 아늑하다. 주변에는 2, 3백 미터의 나지막한 산들이 물결치고 있어 한적하지만 외롭지 않고, 만곡을 그리는 강물은 신비롭지만 당혹스럽지 않다. 특별한 물돌이 지형 두 곳을 거푸 만나는 동안 몸과 마음은 전원풍경의 핵심으로 접어든다. 수십 년 전 혹은 수백 년 전 옛날로 되돌아간 듯 현실의 때를 벗고 정화된 기분을 맛보는 것이다.
2. 회룡포(回龍浦)를 품은 ‘장안사(長安寺)’
경북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 비룡산(飛龍山) 장안사(長安寺)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국태민안을 염원하여 전국 세 곳의 명산에 세운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나머지 2곳은 강원도 금강산 장안사, 부산 기장 불광산 장안사이다. 그만큼 예천의 장안사는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고 있는 사찰로 이제 경북도청이 예천으로 옮겨오는 것도 아마 1300여 년 전에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안사가 있는 비룡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물길이 3600 돌아가는 회룡포를 감싸고 있는 명산이자 경관이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다.
장안사 창건은 759년(신라 경덕왕 8년)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雲明)스님이 현재의 비룡산이 높지는 않지만 뛰어난 산세와 경관 그리고 국토의 심장부에 해당되는 중요한 곳으로 점지하고 창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안사 본 사찰은 비룡산의 상층부 중턱에 가파른 벼랑을 제대로 타고 앉아 있다. 애초 장안사는 기(氣)가 세어 기도도량으로 이름이 나 원래 아미타 삼존불을 모시었으나 1980년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대웅전으로 격상했다고 하는데 장안사의 위엄이 멀리 예천은 물론 안동과 의성까지 미치고도 남을 듯 했다.
그리고 대웅전 앞에 있는 석탑에는 저마다의 희망사항을 적은 쪽지가 예쁘게 바람에 휘날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성취되도록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장안사에서 바로 회룡포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어 올라가니 또 팔각정 휴게터가 있고 거대한 아미타불석조좌상이 비룡산을 관장하면서 앞으로는 낙동강을 뒤로는 회룡포도 관장하고 있다.
회룡포 전망대로 가는 계단이 아주 단정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가끔은 아름다운 시구들이 곳곳에 매달려 있어 소나무와 함께 아주 잘 어울렸다.
비룡산 정상 쪽 회룡포 전망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과 어우러진 천혜의 회룡포를 내려다보면서 아름다운 산수자연의 동양화를 보고 느끼면서 가슴에 가을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옛날 이곳에서 고려시대의 문관이며 재상이었던 이규보가 머물면서 그 경관에 취해 쓴 시가 전망대에 걸려있다.
장안사(長安寺)에서<이규보(李奎報)의 시>
산(山)에 이르니 번뇌(煩惱)가 쉬어지는구나.
하물며 고승 지도림(支道林)을 만났음이랴.
긴 칼 차고 멀리 나갈 때에는 외로운 나그네 마음이더니
한잔 차(茶)로 서로 웃으니
고인(古人)의 마음일세.
맑게 갠 절 북쪽에는 시내의
구름이 흩어지고
달이지는 성 서쪽 대나무
숲에는 안개가 깊구려.
병(病)으로 세월을 보내니
부질없이 졸음만 오고
옛 동산 소나무와 국화(菊花)는 꿈속에서 작아드네.
장안사 앞으로 물길이 돌고 있는 회룡포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큰 산에 가로막혀 비상하는 용처럼 360도휘감아 돌며 다시 180도빠져나가는 특이한 지형으로 세계 최고의 물 도리 마을로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최근 1박2일을 통해 더 유명한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