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제대로 느끼기에 산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높은 하늘과 상쾌한 바람,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와
붉은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의 계절이 다가왔다. 트레킹은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산과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로 제격이다.
강원도 강릉시와 평창군 사이에 난 대관령 옛길은, 강릉에서 생산되는 해산물과 농산물들을 실어 나르던
장사꾼들의 발자취와 괴나리봇짐을 지고 오르내리던 옛 선비들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선자령은 원래 겨울철 눈꽃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은 곳인데 가을에는 사방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환상적이다. 선자령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바람이 많이 불어 새가 쉬어갈 수 없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새봉’을 만날 수 있는데, 나무들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가지런히 누워 있는 형상이 재미있다.
새봉을 지나 정상에
가까워지면 본격적으로 목초지가 펼쳐진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할 법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선자령의 하이라이트.
발왕산, 계방산, 오대산 비로봉 등의 산봉우리와 강릉 시내,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선자령 가는 길에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연애소설’ 촬영지로 유명한 대관령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에
들러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민속유물 2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 고인돌 모양의 대관령 박물관도 아이들과 함께 들러보기 좋은 곳.
황태로 유명한 횡계에는 황태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도 많은데 황태해장국과 황태찜, 그리고 동해의 싱싱한 오징어와 삼겹살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오삼불고기가 별미다.
트레킹 코스
대관령휴게소→기상관측소→성황당→새봉→정상. 대관령 양떼목장 033-335-1966, 삼양목장 033-336-0885, 송천회관
033-335-5943, 납작식당 033-335-5477 l 영동고속도로 횡계 IC로 나와 우회전, 1km 남짓 가다보면
‘대관령 옛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표지판 따라 좌회전 하면 대관령 휴게소. 휴게소 뒤편에 양떼목장과 선자령으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남쪽자락의 곰배령은 야생화 꽃밭과 원시림이
아름다운 곳이다. 현리읍부터 쇠나드리의 억새밭까지는 오지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30km의 길이 이어지고, 트레킹은
진동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된다. 점봉산 입구에 들어서면 강선계곡의 맑은 물이 가장 먼저 반겨주고, 이어 평탄한 산책로가 펼쳐지는데 10월이면
단풍터널이 절정을 이룬다.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침엽수림 길과 3~4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강선마을을 지나면 드디어 곰배령
대평원. 광활한 초지에는 구절초, 개미취 등 온갖 야생화가 펼쳐져 있다. 곰배령 정상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설악산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친김에 점봉산 정상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
인근에 자리한 아침가리골계곡은 조경동계곡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림과 깨끗한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인근 식당에서 제공되는 맛좋은 산나물이 가득 담겨 나오는 산채비빔밥과 15가지의 산채가 나오는 산채정식을 먹으며 야생
산나물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트레킹 코스 현리읍→쇠나드리→강선계곡→강선마을 오솔길→곰배령→점봉산 정상.
인제종합 관광안내소 033-463-4870, 진동산채가
033-463-8484 l 양평에서 홍천을 지나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한 뒤 451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인제 방향
31번 국도로 갈아탄 후 상남 거쳐 현리교를 지나면
진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