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생산되는 한산소곡주는 백제 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천오백년이 넘은 경륜의 전통주입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서도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니 연세가 이만저만 많으신게 아닙니다.
한산소곡주는 찹쌀로 빚었으며 알코올 도수가 16에서 40도까지 다양합니다. 16도의 소곡주를 증류하여 40도의 불소곡주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주가 18.7도까지 낮아진 거에 비해서 16도는 결코 낮은 농도가 아닌데 입에서 달달하니 감칠맛이 있어 마냥 마시다보면 일어나질 못하여 앉은뱅이술이라는 별명도 얻었답니다. 집에 서울 친구들이 찾아오면 지역 명주라 해서 소곡주를 내어놓곤 했는데 처음 소주잔에 마시다 감질난다며 글라스에 따라 마십니다. 극구 말리지만 워낙 식감이 좋다보니 호기서린 고집에 막무가내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저만 조심하다보면 점차 취해가며 상위에 얼굴을 묻고 잠이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오늘은 이택백의 월하독작이라는 시를 따라해 볼 요량입니다. 와인잔에 따라 놓으니 영락없는 고급 술입니다. 수줍게 고개숙인 수선화와 힘들어 고개들지 못하는 할미꽃을 보면서 하늘 향해 보란듯이 얼굴을 드리밀지 않는 모습을 이리도 달리 해석할 수 있나 생각해 봅니다. 이름만 가지고---
망울진 살구꽃 아래에서 홀로 마시니 달도 그림자도 함께 취하는듯 흔들립니다. 사철 푸른 사철나무의 새순이 막 펴지려하는 이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습니다. 봄비 오는 날 구슬픈 비둘기 울음에 외로운 마음 접어 한켠에 그리움으로 쌓아둘 때 이 한잔은 촉촉해 집니다. 달도 별도 밝은 날 저녁에 마시는 이 한잔은 시인도 아닌 주제에 한수 끄적거렸다가 다음날 아침에 찢어 버리기 일쑤입니다.
서툰농부들에서 한산소곡주도 판매합니다. 영락없는 술장수입니다. 생주라 효모가 살아 있습니다. 생맥주보다는 활기가 훨씬 넘칩니다. 750ml 12,000원, 1.5L 20,000원입니다. 30,000원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입니다. 술만 사가시지 마시고 듬뿍 담은 시골의 정취도 함께 가져 가십니오.
첫댓글 크~~~맛있겠다ㅎㅎ
죽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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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세도 여느 전통주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랍니다. 쇠주보단 비싸고요.
@킹콩501(경기광주) 맞습니다.
술맛도 좋고, 금복주님의 詩句도 일품이지요.........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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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찬차만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