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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시론]꼴찌검찰, 개혁에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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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9 오후 3:28:08 게재 |
꼴찌검찰, 개혁에 성공할까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시작된 검찰 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 6월 대검에 혁신추진단을 설치하고 첨단 경영기법인 6시그마운동을 검찰 업무에 접목시킨다고 했을 때만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상명 총장이 주도하는 이번 개혁은 그 동기나 추진주체 목표 등을 살펴볼 때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지난해 정부종합평가에서 나온 객관적 지표는 검찰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줬다. 검찰은 19개 부처 중 혁신평가 10위, 정책홍보평가 19위, 고객만족도평가 17위였고 청렴도평가는 12개 부처 중 11위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전망 없이 기득권 수호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검찰조직의 중립성과 수사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다보니 내부혁신의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법원과 경찰은 검찰의 영역을 꾸준히 잠식해왔다. 법원은 사법제도개혁논의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검찰 수사가 아닌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나섰다. 경찰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통해 검찰을 몰아세웠다. 수뇌부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면 조직은 위축되고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이대로 머물 수 없다는 절박한 요구에 따라 추진된 개혁은 준비된 개혁이라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개혁의 밑그림은 2004년 대구지검과 고검에서 그려졌다. 당시 대구지검은 GE의 잭웰치 회장이 고안해낸 6시그마운동을 검찰에 도입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포스코 등 국내 초우량기업의 경험을 연구하고 전문가를 지원받아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난해 김종빈 전 총장은 대검에 혁신추진단을 구성, 대구의 경험을 전체 검찰로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당시 대구고검장과 차장검사는 현 정상명 검찰총장과 조근호 대검 혁신추진단장이다.
검찰은 내부시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 고객인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위해서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기업의 혁신방법과 사례를 배우고 검찰개혁에 접목시키고 있다.
검찰은 스스로 ‘순혈주의’ ‘자력주의’ ‘획일주의’라고 평가할 만큼 폐쇄적이었다. 그런 검찰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외부 사례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청나라 화가이자 학자인 정판교는 ‘난더후투’라는 말로 유명하다. 이 말은 ‘총명해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어리석은 것은 더 어렵다’라는 의미로, 중국인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문구를 ‘총명함을 어리석은 체 하면서 감추는 인간 수양의 높은 단계’를 의미할 때 즐겨 쓴다. 본래 총명한 검찰이 총명함을 넘어 ‘후투’한 자세로 개혁을 추진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검찰 개혁은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해결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첫째는 수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국민과 검찰 직원이 만족하는 업무효율화를 추진하는데 6시그마운동은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인권존중과 정의실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까지 확대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이에 대해 ‘디지털검찰’을 내세우고 있다. 그 방향성은 옳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아직도 최종 산출물 결과에만 중점을 두는 목표 지향적이며 인권의식도 아날로그 단계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검찰 수사는 아날로그 수준
얼마전 자살한 박석안 서울시 전 주택국장의 경우가 그렇다. 검찰은 박 전 국장이 자살할 만큼 혐의가 무겁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박 전 국장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혐의 때문에 참고인 신분으로 다섯 차례나 대검 중수부에 소환됐다.
둘째는 향후 전개될 정치적 격변기에 검찰이 얼마나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지속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에서 보여준 검찰의 태도는 상당히 우려스런 수준이다. 피습 후 연단에 올라 난동을 부린 박 모씨에 대해서 지충호씨와 같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게다가 지씨에 대해 살인미수혐의를 적용한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과 검찰조직을 위해 검찰 개혁은 당연히 성공해야 하지만 검찰이 앞으로 넘어야할 산은 너무 높다. 김 기 수 기획특집팀장 Copyright ⓒThe Naeil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