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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KBS에서 <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중국의 경제가 많이 성장하고 그에 따라 외식문화가 많이 발전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 땅에 있는 것은 책상 다리 빼고 다 먹는다'는 이야기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발달한 중국의 외식,음식 문화 풍토사이에서는 엄연한 음식의 계급차이가 있다.
수천만의 부자와 그 수를 알 수 없는 빈민
중국의 갑부들, 특히 신흥벼락부자로 통하는 폭발호들은 한끼에 500만원을 뿌릴 만큼(정말 뿌린다는 표현이...적당한듯하다)
초호화의 음식으로 생활을 한다. 하지만 반면 중국의 인구 13억 중에 8억이 농민이며, 그 나머지 5억의 도시민 중에서도 노점상, 자전거 수리공, 민공과 같은 빈민 신분에 속하는 인구의 수는 엄청나다.
민공이란 시골에서 올라와 임시 건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일명 '노가다'하는 사람들과 비교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은 '노가다'하시는 분들은 민공에 비하면 양반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민공의 생활은 너무도 참혹하다.
[민공의 모습]
사진 :KBS다큐 <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 중에서
위의 사진에서 먹고있는 민공들의 식량은 단체 급식에서 나오는 밀가루에 아무것도 안넣은 찐빵처럼 부풀린 빵같은 것과 배추만을 썰어 끓인 국이 전부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식량을 이곳에 온순간 부터 지금까지.. 적게는 3개월 많게는 1년이상 하루 세끼 전부를 이 음식만으로 버티고 있다고 한다. 다른 음식은? 돈이 없어서 생각조차 못한다고 한다.
수천만의 부자와 그 수를 알 수 없는 빈민, 민공. 그들이 가는 식당은 한끼에 1500원에서 500만원이상까지 계급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음식가격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말그래도 빈부의 차 그래도 음식의 계급이 생기는 것이다.
아래는 2004년 KBS다큐 <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를 기획하셨던 분이 이 다큐의 내용을 토대로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이다.
친디아저널 문화 : 중국의 新 음식문화
포스코경영연구소
제4편 중국 음식에는 계급이 있다.
◆ ‘한솥밥(大鍋飯)’에서 ‘시아하이(下海)’시대로
개혁개방이전 중국에는 당원과 군인, 라오바이싱(서민)의 세 가지 계급이 있었다. 유토피아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마오쩌둥의 공언 아래, 모든 계급은 하나로 똘똘 뭉쳤고, 똑같이 ‘한솥밥’(大鍋飯)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개혁개방과 동시에 ‘시아하이(下海)’의 시대가 찾아왔다. 자신의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잡기위해 사람들은 거대한 생존의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특히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 시장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사회의 계급 구조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라오바이싱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농민이 도시로 진출해 농민공(農民工)을 형성하는가 하면, 소상공인과 벼락부자인 ‘폭발호’등 새로운 계급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장경제가 이끄는 세상, ‘돈’은 곧 새로운 권력이었다.
분화되는 중국 사회의 계층 변화는 그대로 요식업계에 투영됐다.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등장한 소상공인과 폭발호들이 그들의 신분상승에 어울리는 고급식당을 찾아 나서는가하면, 동일한 음식이 소비하는 계급의 소득에 따라 천양지차인 기현상이 일어나면서
지갑의 두께에 따른 “음식계급”이 덩달아 탄생한 것이다.
◆ 머리의 크기에 따라 모자의 크기가 결정된다.
광둥요리로 유명한《순펑(順峰)》은 고급식당의 대명사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황제게와 제비집, 샥스핀 등의 해산물요리다.
한 끼 식사가 3,000~ 30,000 위안(51만원~510만원/ 4인 기준)이지만, 식당은 항상 만석이다. 이 식당의 지배인 천쥔하이는 순펑의
성공비결로 ‘머리의 크기에 따라 모자의 크기가 결정 된다’ 는 중국 속담을 내세웠다. ‘돈과 권력, 계급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순펑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순펑의 주 고객은 나랏돈과 회사 돈을 쓰는 이른바 ‘공금 소비층’인데, 총 매출액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실제 중국의 공무원과 공산당 간부들이 공금으로 사용한 식비가 2004년 한해에 3700억 위안(약 74조원)에 달했다고 중국신화사의 료망(瞭望)지가 폭로한 바 있다.
《차오지앙난 (俏江南)》의 주요 타깃은 신흥부자들이다. 이곳은 중국의 신흥 상류층을 겨냥,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필립 스탁을 초빙, 무려 20억원의 설계비를 들여 인테리어를 했다. 이 식당의 음식가격은 4인 기준으로 2,000~8,000위안(34만원~136만원)이다.
<순펑>은 베이징에 8호점을,<챠오지앙난>은 5호점까지 냈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황제마케팅’을 내세운 고급 식당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는 중국의 신흥 부유층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2010년 후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000만위안(16억5000만원)이상의 자산을 가진 중국 부자들의 수는 모두 87만5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6.1%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은 중국의 연소득 70,000 달러 이상의 고급 소비층이 2500-3000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 카오야를 통해본 음식계급
음식의 계급화 현상은 베이징 카오야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베이징에서 가장 비싼 카오야는 황제식당을 표방한 <쟈징두>에서 맛볼 수 있다. 이곳의 카오야는 오리 사육에서부터 오리를 굽는
‘땔감’인 참나무에 이르기까지 청나라 때의 건륭황제에게 진상하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데, 카오야의 가격은 무려 700위안이다.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뤼서식당>은 건강에 신경 쓰는 부유층을 겨냥해 웰빙 카오야를 선보였다. 식재료를 모두 야채로 쓰는 반면, 카오야 본연의 고기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인데 가격은 358위안이다.
한편, 카오야의 양대 산맥인 <취엔지더>와 <따둥> 카오야는 198위안인데 반해 라오바이싱들이 거주하는 변두리 식당의 카오야는 78위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카오야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의 한 사우나에서 일하고 있는 왕홍치(36)는 첫 월급을 탄 기념으로 길거리에서 사서 맛 본 카오야를 잊지 못한다. 즉석에서 구워낸 것이 아니라 비닐 포장된 채 파는 이 카오야의 가격은 38위안이었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 78위안짜리 카오야를 한번 먹어보는 게 꿈이라고 고백한다.
길거리에서 간이 자전거 수리점을 하는 통칭궈(42)는 아내가 아들을 낳았을 때 난생처음 카오야를 사보았다고 했다. 그가 재래시장에서 산 카오야는 28위안짜리였다. 포장조차 되지 않은 카오야였지만, 하루에 40위안을 버는 그에겐 부담스러운 음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베이징 외곽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 200여명의 농민공들이 가건물에서 숙식하고 있다. 그들의 식사메뉴는 8개월 동안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거친 밀가루로 만든 만토우와 소금에 절인 무짠지, 배추국이 전부다. 그들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카오야를 먹어본 적이 없을뿐만 아니라 언제 고기를 먹었는지 기억조차 아득하다고 입을 모은다. 허베이성 출신의 티엔롱(30)씨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고기를 소화할 수 있는 위장이 없었다”고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현재, 농민공은 2억 2978명에 이른다. 이들의 월 평균소득은 1,417위안. 3인 가족이
한 달 내내 국수 한 그릇(싯가 8위안)으로 떼운다 해도 2,160위안이 든다. 이런 농민공들이 일평생동안 ≪순펑≫이나 ≪챠오지앙난≫ 과 같은 고급식당에 가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 그들만의 축제
중국요리협회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요식업 시장규모는 2조 위안 (340조원)에 이르렀고, 2013년에는 3.3조 위안(5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요식업의 기형적인 성장 속에서 음식을 통한 계급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고, 신흥 상류층으로 편입된 부자들에 의한 음식독점 현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들만의 축제는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고희영
Soom;Be 프로덕션 대표
* 이 원고는 몇년 전 제가 직접 제작했던 KBS 수요기획 <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를
현재 2011년 시점에 맞추어 재편집해서 기고한 것입니다.
[출처] 친디아저널-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작성자 숨비
하... 정말... 중국의 넓은 땅떵어리만큼 엄청난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는 듯 하다. 특히 음식에서...
혹시 자료를 구할 수 있으면 이 다큐를 꼭 찾아보시기를 권유하고 싶다. 7년 전 자료라고 해도, 지금 중국에 유학중인 제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다큐의 내용보다 더하면 더했지 더 나아진 것은 없다고 하니...
글쓴이는 이 다큐를 보면서 충격적인 중국의 실상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어 뜻깊었고
또한 새삼 내가 지금 투정하는 이 밥상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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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이거 학교 수업시간에 봤는데 ㅋㅋ 계급차이가 정말 심하더라고요 ㅋㅋㅋ
그쳐? ㅠㅠ 저도 수업시간에 봤었는데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헐~'에서 멈춰서 고대로 감상했었다는 후문.... ㅠㅠ
고기가 있어야 먹죠............ㅠㅠㅠㅠ
흠.. 빈부 격차가 정말 상상외로 심하네요a 중국부자 왕서방 얘기는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