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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제주올레 화이튕^^V
2010년 11월 12일(금)
금욜 오후 5시.
혼자 차 열쇠를 찾느라고 난리법석을 떨다. (우울해져 ㅜ.ㅜ)
공항 가는 길에 한 달전 나랑 같이 산행하다 미끄러져 손목이 뽀사져버린(?) 보건샘 병문안서 수다 삼만리를 떨고.
공항 가는 길을 잘못 선택해서 혼자 당황.( 더 우울 ㅡㅡ;;)
하구언 다리를 지나 공항으로 가야 되는데 당당하게 그냥 직진한 거다. 쩝
' 하이고오~ 클났넹. 진짜 아무 생각이 없어.'
혼잣말을 꿍얼거리면서 그래도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에 정신차려서 다행이라고 자위하다.
그냥 갔으면 양산으로 올라 갔을텐데 ㅡㅡ;;
보건샘이랑 수다 떠니라고 뱅기 시간도 촉박하고 ㅡㅡ;;
도대체 내가 왜 이런 담?
잦은 병원 출입으로 마취를 많이한 탓이라고 굳게 믿자.
나이가 주는 노화나 조발성 치매 증세라고 한다면 난 괜히 억울할 것 같으니^^;;
암튼 무사히 공항에 도착한다.
죽~~늘어선 사람들 뒤에서 예약한 표를 찾아 입장^^
G20으로 보안검색은 더 심해졌구나.
눈깜짝할 새 뱅기는 제주공항에 착륙하고, 고픈 배를 안고 2층 식당으로 직행한다.
몸국이었나?
생전처음 먹어보는 제주도 특산음식을 시켜서 국만 신나게 먹고^^
남는 밥을 쳐다보다~~~~~ 옳커니^^
비닐봉지에 멸치랑 버무려 내일 아침 주먹밥을 만든다. (이럴 땐 정상인데 ^^;;)
주먹밥 속엔 요행히 다져나온 김치를 넣고^^ 앗싸~~
< 공항에서 뵌 거금 6천원의 몸국이다^^ 생전처음 먹어보는...... 와우~ 맛나~~
내가 이 공항식당을 좋아하는 이유는 밥상머리 위에 있는 마음대로 드시라는 다시마때문인지도 모른다.
저 맛난 젓갈과 싱싱한 다시마. 또 침이 꼴깍.>
맞아~
난 이노무 위땀시 밥 한공기를 다 못먹으니 맨날 남긴다.
다음부턴 비닐팩과 밥을 비벼먹는 거시기를 꼭 준비해서 다녀야지.(일케하면 공정올레에 위배될낀뎅^^::)
그리고 올레길을 가다 출출하면 나머지 주먹밥을 야금거리며 먹어야지^^
으하하하~~ 여행을 하면 할수록 별 묘법을 다 깨우치게 된다니깐.
지난 달 1박했던 워터월드서 다시 자 보겠다고 발걸음을 씩씩하게 옮긴다.
201년 11월 13일(토)
아침.
대평리를 우째 가지?
안내소 아가씨도 잘 모른다.
서귀포로 다시 들어가 일호광장서 버스를 타란다.
글쎄~~
혼자 멋대로 생각하여 법환초등학교 앞으로 내려와 5번 버스타고, 중문 우체국에서 내려 120번 버스를 갈아탄다.
그러느라고 시간을 엄청 허비한다.
하지만 어떠랴? 그냥 제주에 있는 것을^^ 해국이 만발한 제주의 가을에 있는 것을^^
<가을속에 묻힌 법환초등학교^^>
대평리 종점에서 하차하여 뜨거워 죽었던 8코스의 종착점인 명물식당을 찾아간다.
엉?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네?
설마 저들이 다 9코스를 갈 것은 아뉘겠지?
그러면서 인파에 휩쓸릴까봐 동당거리는 발걸음.
<제주도의 구엘공원^^ 대평포구가는 길목이 정겨워.>
<스탬프꽝~~ 하는 명물식당. 지난 여름 한치물회를 먹었었지......>
자~~이젠 9코스 시작이다.
박수기정.
절벽으로 가지말란다. 길 없다고 ㅡㅡ;;
아쉬움을 안고 몰질로 들어선다.
좋아좋아~~ 이런 길. 야트막한 오르막길에 고즈넉한 분위기.
내가 원하는 것이라니깐.
그 옛날 말들이 따각거리며 오르내렸을 길......
우리 제주 말을 원나라로 싣고 가기위해 만들어진....... 수탈의 길인가?
<아름다운 길....... 이런 길을 걸으면 난 혼잣말을 잘도 외친다. 맞아, 이런 길이야~~~^^>
올라가는 체온에 벗어던진 윗저고리 사이로 목장갑 한 짝도 사라졌구나. (미쵸 ㅡㅡ;;)
몰질 어딘가에 흘렸으리라~~~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청정한 무를 바라보다 황순원의 소나기 흉내를 내볼까? 하다 참는다.
" 맵고 지려."
소년은 소녀보다 더 멀리 던졌댔지? 그 무를? ㅋㅋㅋ
어느 틈에 끝난 몰질^^
소나무가 즐비하게 서서 나를 반긴다.
아마도 박수기정의 윗부분인가 보다.
배가 실~~ 고푸다.
배낭을 열어 부시럭거리며 비상간식으로 챙겨 온 초콜릿을 꺼낸다.
으와~~ 달콤혀~~~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있는 오솔길에서 달콤한 초콜릿은 내게 원기를 왕성하게 해 주누나~~~~
이 초콜릿은 동료의 것인디 허락받고 슬쩍^^ㅎㅎ 페레로쉐?
참, 여긴 볼레낭길이라고 했것다?
볼레낭(보리수)보다 예덕나무가 더 많이 서서 노랗게 물들어 가는 손을 흔들고 있다.
여기저기 검정 폐비닐도 그로테스크하게 흔들리고......
아마도 감자밭을 지켜주려고 변신한 모양이다.
<볼레낭이란 말이 참 귀엽다^^ 안장을 얹은 간세다리 앞에 잎 넓은 나무가 예덕나무다. 바닷가에 많이 자란다는.>
개인소유지라 못가보는 곳은 그냥 아쉬움으로 지나가고........
헉~기정 130m~~ 무시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끝까지 걸어가 고개를 디밀고 내려다 본다.
푸르게 흔들리는 바다.
<내게 말을 걸어주는 요 귀여운 말^^ 봉수대 위에 서서 가슴에 불이라도 지피고 갈까? >
볼레낭길엔 사진속의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은 없어도 마음의 여유로움이 절로 생긴다.
가을 여자가 되는 중이다^^;;
올만의 ㅌ자 모양의 문을 지나고 봉수대.
건너편으로 산방산이 보인다.
올레홈피, 9코스에 소가 어쩌구 하면서 소를 만나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던 어떤 이의 글이 떠올랐다만.......
도대체 소는 누가 키우는 겨?
소를 만나길 기대하면 걷는다.
두번째 만난 ㅌ자 문.
어이쿠우~ 배퉁퉁 여사가 빠져나가기는 정말 힘드넹^^ 까치발을 들고 겨우 빠져나온다.
그리고 계속 만나게 되는 소 최후의 배설물, 소똥들^^
혹시, 쇠똥구리를 만나게 될지도 몰라하면서 쪼그려 앉아 유심히 살펴보는 나.
에궁~~ 아직 다 자는개벼. 한 마리도 음써 ~~~
계속해서 날 비켜가게 하는 덩~덩~덩~~ 소덩들^^;;
길은 계속 오르막이고 땀은 여름못지 않게 펑펑난다.
근데 여기는 어딜까? 오늘 코스는 소개 책자완 달라서 혼자 어딘지도 모르고 걷는 것같아^^
월라봉인가? (이거 혼자 지은 거 아닌지 몰러^^;;ㅋㅋ)
엄청 급경사를 올라가 만난 여인들에게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몰라요~~다.
아마도 코스가 변경되서 그런가 보다.
그래 여기가 어딘지가 뭐 중요해? 그냥 올레9코스여도 충분한 것을^^
드뎌 소를 만났다.
한마리ㅡ 두마리~~ 모두 네 마리닷^^
숲 속에 무심히 서 있는 소.
우뛰이~~ 내겐 관심도 없구만^^;;
9코스에 소관련 야기를 쓴 사람은 소 무섬증이 유난했거나 많은 소떼들에 대해 본능적으로 피해의식이 있었던 건 아닐까?
난 반갑고 이쁘기만 하구만. 저 순한 눈매를 좀 보시라~~~
<제주 소야~~~ 안뇽? >
숲에서 은은한 향기가 난다.
이건 무슨 꽃의 향기일까? (누구든 꼭 좀 갈쳐주세욤.)
헉~ 음습한 굴이 줄지어 나타나고 겨우 인증샷~한장.
<아마도 일본넘들이 울 나라 사람들을 시켜 파놓은 굴? 무시버 ㅡㅡ;;>
<저 산방산~~ 언젠가 제주마라톤 대회에 가족이 모두 참여하여 하프코스를 뛰던 기억이 난다.^^>
이젠 안덕계곡이다.
소개말처럼 그렇게 깊은 맛은 느끼기엔...... 아무튼 작은 계곡이 있고 아름다운 단풍이 있어 보기엔 좋구나.
앞 선 총각 한 명이 6월에 걸었을 때랑 코스가 많이 달라졌다고, 그땐 많이 힘들엇는데 지금은 그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긴하지만 묘미는 덜하다고 한다.
<안덕계곡에서 후덜덜 떨면서 내려가 올려다보며 한 컷^^ 9코스가 쉬워졌다고 투덜대던 청년이 찍어줬다. 탱큐^^;;>
계곡 아래로 내려가 걷지못함을 잠시 억울해 했지만 그렇게 해서 자연을 보호하고 올레길을 오래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안덕계곡을 둘러싼 원시난대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으니 마땅하도다^^ 심히 마땅~~하도다.
저기 보이는 소가 올랭이 소인가?
아니지~ 좀 걷다가 만나 소가 올랭이 소지? (음머~~~~? ㅋㅋ)
야생오리가 많이 날아와 올랭이 소라는데 올랭이는 제주도어로 오리를 말한단다.
길가에 즐비한 야생열매들을 따 먹으면서^^ 안덕계곡을 하산한다.
엉? 다시 오르막?
작은 동산인가 보다. 자귀나무숲을 지나가는데 가지를 축~~ 내려뜨린 많은 나무덕분에 절로 겸손한 자세가 된다.
머리를 수그리고 걸어야 하는^^
혼자 키 크다고 생각하는지라 고개를 더 많이 수그리고 숲 속을 지나간다.
숲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겸손 겸손. 미덕이닷^^
황개천을 만난다.
올레 화장실 옆 쉼터에서 9코스 중간 스탬프 꽝^^
<일정간 구간을 완주하고 확인 도장을 찍는 이 즐거움은 아니해 본 사람은 모른다.
은근슬쩍 중독이 되는 패스포트에 도장찍기~~^-^>
<황개천 다리너머로 산방산 자락과 화순발전소가 보인다.>
<화순리 선사마을 유적도 구경하고^^
옛날에 제주도에 어떻게 사람들이 흘러 들어왔을까? 잠시 생각하다 머리 쿵~~>
그리고 화순발전소와 화순선사시대 소개하는 곳을 지나 바당올레 횟집에 도착.
완주 도장을 꽉~ 찍는다.
에구~~ 꼴랑 2시간 반 밖에 안걸렸넹?
<9코스 도착점인 바당올레횟집, 스탬프는 물론 맛난 점심과 휴식을 준다.>
바당올레 정식을 점심으로 시켜먹고 (1만) 성게미역국에 넋을 놓다.
<제주도 여행서 제일 풍성하고 맛나던 바당올레정식. 가운데 초록 콩깍지의 신선한 맛^^ 정말 좋았당.>
< 내 평생 미역국을 몇 그릇이나 먹었을까? 암튼 최고의 맛을 보여준 성게미역국~~ 또 먹으러 가야쥐~~>
< 오른쪽엔 산방산 자락이, 왼쪽 금모래사장은 화순해수욕장^^ 들어가는 입구서 셀카. 역쉬 어색혀 ^^;;>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10코스를 걸었지만.......송악산 입구에서 돌아선다.
27일 다시 걸으려고^^
어쨌든 송악산 휴게소에서 생전 처음해 본 히치하이커를 성공하여 이름도 예쁜 모슬포로 가고^^
거기서 버스타고 제주공항으로 왔다.
오른 엄지손가락의 힘을 보태주셨던 크림색 쏘울^^ 66모 5461을 몰고가던 제주도민 아저씨^^
왕탱큐입니다.
많이 짧아서 아쉬운 9코스^^
아침부터 걷는 사람이라면 10코스까지 즐겁게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난 아껴가며 걸어야 하기에 이만 퇴장.
마사.
첫댓글 글솜씨가 더 맛깔나 혼자 웃는 꽃마리.....ㅎㅎ 늘 즐감요. ^^*
언젠가 부경숲 회원들이 모여 신나게 걸을 날이 오겠지요?
음식점에서 남은 밥.. 아까워서 매번 배에 저장했는데..밥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센수..살짝 빌려갑니다^^ㅍ
몸국 맛이 궁금하네요..왜 먹는것에 맨날 필이 꼽히는거쥐
아흑~ 이거 100원받고 팔아야하는 긴데......
나도 모르게 주먹밥 천기를 누설하다니~~~^-^
정말 그럴듯한 생각이지요?
해야할 일 두 가지중 한 가지는 까먹어도 가끔 요런 순발력땀시 아직 난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쩝.)
항상 느끼지만 정말 부럽습니다.... 난언제쯤 저런 여유가 생길까?
힘 내세요^^
귀여운 단발머리 이젠 좀 자랐나요?
자갈치 꼼장어 벙개때, 꼭 초딩같던 모습을 혼자 생각해봅니다. 으쟈~~~~
정말 명품 올레꾼 입니다. 끝나기전에 꼭 같이 한코스라도 같이 할수 있기를 기대 하겠습니다.
합~~ 울 에코대장뉨^^
한라산 등반시 부경숲의 페이스메이커로 임명합니돠~~ (^-^)
박수기정! 그 밑으로 걸어보지 못하고 9코스 기점인 대평포구에서 돌아온게 정말 아쉬웠었는데.... 그리론 걷지 못하는 거였군요. 하룻밤도 못자고 그냥 오셨나요? 아깝네요. 저는 그 날 1코스 걷고 있었는데....
그러셨군요.
1코스의 오름 두개가 기억나요.
너무 신나서 무리했던 1코스와 1-1, 그리고 2코스 ㅜ.ㅜ
같은 길이라도 체험하는 것과 시각이 다르니 멋진 후기가 올라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글고요~~
워터월드에서 하룻밤 낸내했어요^^
맞다! 읽어 놓고도 그냥 공항으로 가신 줄 알았네요. 워터월드 라는 데가 신서귀 터미널 E마트 옆에 있는 찜질방인가요? 거기 좋은 찜질방 하나 있다던데~~~ 우린 봄에 E마트 짐칸에 무거운 배낭 넣어두고 엉또폭포와 7코스 간 일이 있습니다. 잘 데 없음 항상 그 찜질방과 제주시 여객터미널 앞의 찜질방을 염두에 두고 있답니다. 참 제주공항 옆에도 괜찮은 찜질방이 있더군요~~~***, 저도 찜질방 체질임다. 시끄러워도 잠도 잘 자고~~~**
좋은 시절이군요, 그 맛난 성게 미역국에 mouth watering^^*
삭제된 댓글 입니다.
콜~^^
써니도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