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으로 쓰러지거나 숨진 이들이 늘고 있다. 심근경색증은 인간의 질병 중 가장 사망률이 높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50% 정도가 사망하고,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사망률이 10%에 달하는 급사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혈압과 맥박이 올라가서 심장발작 및 뇌졸중이 급증한다. 한국인 심근경색증 등록연구에 의하면 심근경색증은 11월부터 증가하여 겨울철인 12월과 1월에 가장 많고 특히 노인들에게 발생률이 높다.
◇ 심근경색증의 원인과 증상=심근경색증의 증상은 매우 심한 가슴 통증이 나타나고 식은 땀, 메스꺼움 등이 함께 나타난다. 심근경색증 발생시 가슴의 통증은 짓누르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이 증상은 어깨나 팔로 퍼질 수 있으며, 가슴의 통증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통증이라고 할 만큼 매우 고통스럽다.
심근경색증의 원인은 동맥경화증과 협심증이 있는데 ▲동맥경화증은 혈관이 기름기와 혈전에 의하여 막혀서 생기는 상태를 말하고 ▲협심증은 심근 허혈 상태로 심장혈관(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말하는데, 심근경색증은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를 말한다. 즉, 심근경색증이란 심근 괴사 상태로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 혈전, 혈관수축에 의해 완전히 막혀서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심근경색증의 발병 주된 원인으로는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가족력으로서 부모 형제 중 심장병, 뇌졸중이 있는 경우가 많다.
◇ 심근경색증의 예방과 대처=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 연구팀은 대한순환기학회에서 창립 50주년 연구 사업으로 ‘한국인 심근경색증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연구과제가 선정되어 전국의 50여 대학 및 종합병원을 대표하여 최근 5년동안 연구해 많은 연구결과를 국내외 학회에 발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3만 2000명 이상의 심근경색증 환자의 자료를 모았고,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는 2009년과 2010년에 시행한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 평가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심근경색증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해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년층의 심근경색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고혈압이었으며, 심근경색증 환자의 57% 정도가 고혈압 환자였고, 29% 정도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
즉 고혈압과 당뇨병을 잘 조절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이 많은데 서양에서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가 많은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가 많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가 많았다. 전체 심근경색증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이상지질혈증을 보이고 있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도 필요하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는 미리 나타나는 전조 증상을 경험한다. 즉, 가슴에 압박, 충만감이 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오거나, 갑자기 가슴 중앙부로부터 어깨, 목, 팔 등에서 통증을 느낀다. 식은땀이 나며 숨쉬기가 힘들면서 불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오목 가슴이 아프고 토할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난생처음 이상한 가슴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아 심장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슴이 30분 이상 아프면 반드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만약 심근경색증이 일어났을 경우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빨리 119를 불러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야한다. 119를 기다리는 동안 혀 밑에 넣거나 뿌리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있으면 즉시 복용하고, 효과가 없는 단방 약을 사용하거나 체한 것으로 오인해 손끝을 따거나 약국, 한의원, 개인병원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심근경색증은 발병 6시간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심장의 괴사를 막을 수 있고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늦어도 12시간 안에 내원해야 심근을 성공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심근경색증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해 막힌 심장혈관(관상동맥)을 풍선도자나 스텐트를 이용해 뚫거나 넓혀주는 방법이 있다.
혈전 용해제를 사용하게 되면 전체 환자의 70% 정도는 혈전이 녹아서 혈관이 뚫리게 된다. 심한 경우 관상동맥 조영술을 실시해 혈전과 동맥경화증으로 막힌 관상동맥을 확인한 다음 관상동맥 중재술이라는 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어준다.
〈정명호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장학회 지정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연구 총괄책임자〉
< 광주일보 2011. 1. 11(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