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행복은 스승과 함께 있는 것
顥庵印幻|동국대 사회교육원 교수, 경국사 한주
인생을 살아가는 가운데 성심으로 효도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될 때 참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는 것은 다만 한 사람만의 일은 아니리라.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던 은사스님이 어느덧 병을 얻고 차츰 쇠약해져 건강이 악화되어 갔다. 광덕스님은 몸은 비록 그러면서도, 그 치열한 의지는 변함없이 부처님 앞에서나 신도들 앞에서나 언제나 마치 제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그렇게 몸을 살랐다.
오직 부처님의 진리를 펴기 위해서, 사람들은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였다. 평생 동안 온몸으로 있는 힘을 다 기울여 법문을 주고 몸소 보여 주는 생활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착실히 불광법회를 이끌고 불음전파를 넓혀 가며 간단없이 정진했다. 쇠잔한 몸으로 그렇게 노력하는 스승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며 20년을 넘게 좌우에서 시봉하던 제자가 그 스승에 대하여 느끼는 진솔한 추모의 감상을 보니, 바로 ‘최상의 행복은 존경하는 스승과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한 부처님 말씀을 실감하는 듯하다. 그러니 그 스승과 제자의 사이가 어떠하였음을 능히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하겠다.
게다가 상좌는 은사스님이 돌아가신 지 백일 만에, 생전에 보고 듣고 받고 느낀 바를 성실히 메모해 두었던 것을 정리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금하당 광덕스님을 더 한층 깊이 추모할 수 있게 했다. 다시금 스승을 추모하는 지극한 효심이 우리들 가슴에 닿는다.
그런데 이러한 스승과 상좌의 일을 스승 편에서 본다면, 절 집안에 전해 오는 말에 ‘상좌 하나 들이면 지옥이 하나 생긴다’하였다. 여기에는 아마도 세상의 부모들이 모든 것 다 바쳐서 자식들을 길러내듯, 절집에서도 상좌 하나 제대로 가르쳐 키워내려면 역시 스승되는 이들이 열심히 수행 정진하는 속에서도 얼마나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써야만 하는 것인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또 이르기를, ‘부처님 제자가 되어 불도를 수행하면서도 그 법을 전해 줄 눈밝은 제자를 단련해 부처님 혜명을 후세에까지 길이 전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지옥벌을 면치 못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상좌를 둔다는 것은 곁에 시봉을 둔다는 것만이 아니라 불법 문중의 인물을 길러내어 불교의 발전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본뜻을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속세에서 자손이 조상 부모보다 훌륭하여야 그 집안이 흥하듯, 불법 문중에서도 제자가 스승보다 법력이 월등하여야 불일(佛日)이 더욱 빛나며 법륜이 널리 전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스승과 동등하더라도 벌써 스승의 덕을 반은 감한다고 하는데, 하물며 스승보다 모든 것이 못하여 따라가지 못한다면 불법의 계승 발전이란 바라기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금하당 광덕스님이 필생의 원대한 원력과 심혈을 기울여서 이룩해 낸 불광법회에서 그 뜻을 이어 발전시켜 나갈 인재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 바이다.
금하당 광덕스님을 추모하는 책에다 이렇게 머릿글을 쓰게 된 것은 스승인 광덕스님과 상좌인 송암스님이 나하고는 모두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부산에서 출가 입산하여 선암사 선방에서 초발심의 신심으로 열심히 참선하고 있을 무렵, 광덕스님은 아직 출가하기 전이어서 고 처사라고 불렸는데 나보다 몇 살 위였으며, 당시 범어사 동산 큰스님의 회상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던 재가 수행자인 그를 처음 만났다. 뒤에 출가하여 불광법회를 통하여 활약하다가 먼저 가신 지금까지 광덕스님과 나 사이에는 약 50년 가까운 구름과 물과 같은 운수(雲水)의 오랜 인연이 있다.
또 그 상좌 송암스님은 내가 동국대학교 선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하기 시작하던 초기에 광덕스님을 시봉하며 불광사 일을 보았고, 우리 선학과에서 4년 동안 공부했다. 이런 깊은 인연으로 해서 그의 청을 물리치지 못하여 붓을 들게 된 것이다.
금하당 광덕스님이 생전에 보여 주셨던 큰 원력과 훌륭한 여러 가지 업적에 대하여 인연 맺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깊고 끝없는 추모의 정을 표한다. 가신 스승을 경모하는 진솔한 정감을 담은 이 책이 효심이 엷어져만 가는 세상 인심에 어둠을 비춰 주는 불빛이 되고, 스승을 바로 모시고 그 원력을 이어가는 절 집안의 가풍 진작에 크고 밝은 거울이 되기를 기원한다.
불기 2543년 기묘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삼각산 경국사 환희당에서 顥菴印幻 삼가 씀
광덕스님 시봉일기 7권 『사부대중의 구세송』 중에서
첫댓글 보문님 수고가 많습니다...나무마하반야바라밀
고맙습니다_()()()_
송암스님께서 보현보살이신 큰스님의 깊은 공부경계를 바로 보시지 못한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하신 보현거사님 마음이 오죽이나 하실까? 하는 생각만이 자꾸 글 읽으며 들기만 했습니다..고맙습니다,보문님 공양,내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_()()()_
"최상의 행복은 스승과 함께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깊습니다.
우리들의 스승이신 부처님과 큰스님, 일체 중생을 마음 가득 채우고 지내면 최대의 행복이 따로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