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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2014-21)회차
대상지 : 해파랑길 4(포항)구간 15코스 언 제 : 2014.5.18(일,맑음) 누구와 : 각시 없이 혁시 홀로(가이드 겸 길벗으로 개념도 한장 데리고...) 코오스 : 호미곶( 6박)--2.5km-->대보저수지--5.6km-->학달비재사거리--2.6km-->흥환,삼정갈림사거리--3.7km-->흥환보건소,해변(5박) << 총14.4km, 6:00 /// 누적(실거리 및 시간) 214.6km, 80시간35분 >>
엿새째 새벽의 동이 튼다. 5시가 채 안되었지만 똑딱이만 든채 재킷을 걸치고 숙소를 나선다. 5시30분경 해오름이 시작될테고 숙소에서 해맞이 광장까지는 지척이지만 혹시라도 인파에 밀려 한자리 차지를 못하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광장의 손이나 바닷속의 손이나 아직은 해를 따지 못하였다.
일요일임에도 내 걱정과는 달리 인파가 거의 없다. 아직 조명도 다 꺼지지 않았지만 동녘은 붉은 기운으로 끓어오른다.
5:22 위사진에서 처럼 아직 해가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4분 후 드디어 모습을 보인다. 타오르는 불덩이가 수평선을 들추고 올라오는 장관은 맞지 못하였지만 이만한 해오름도 맞기 쉽지 않거늘 .... 복받은 날이다. ㅎㅎ
반가운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에 수평선위에 찍힌 점을 간신히 면한 해를 바짝 당겨본다.
밀고 당기고 우측으로 좌측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내 눈에 드디어 온전한 모습의 둥근 태양이 들어온다. 오우~~~~ 파도가 만들어 주는 물보라도 한 몫 거들고....
해가 어느 정도 올라오자 주위의 이런저런 시설물들에게도 인사를 시킨다. 스킨쉽을...?
문어가 특유의 유연성을 무기로 태양을 움켜 잡을 태세다.
호미곶의 실질적인 상징물인 바닷속의 손과도 악수를?
손가락 사이로 한칸씩 자리를 옮겨나가니 앉아있던 갈매기가 뜨거웠나? 그만 날아가 버린다. ㅎㅎ 미안해 갈매기야 !!!
호미곶의 해맞이 공연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광장에 서있던 손과도 마저 인사를 시킨다.
7:10 숙소로 돌아가 간단하지만 밥을 끓여 먹고 길을 나선다. 해파랑에서 제공하는 안내 개념도에 따르면 오늘 코스는 바다에서 시작해 숲길 산길로 돌다가 마지막에 다시 바다에서 끝을 맺는 14.4km 의 코스다.
너무 억지를 부리는건가? 물만 대어놓은 빈 논들 위로 안개를 배경으로하고 서있는 소나무들을 보면서 뜬금없이 세한도를 떠올림이....
키작은 해당화 앞에서 자세도 낯추어보고... 야생은 아니지만 창포며 붓꽃 그리고 초롱꽃들과도 누구 눈치 보지 아니하고 느긋하게 말벗이 되어본다.
해파랑길과는 관게가 없이 포항시에서 독자적으로 조성해 놓은 둘레길 안내판과 쉼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광장을 벗어나 도로를 건너는 지점의 표찰을 지난 후로는 해파랑 길을 안내하는 어떤 표찰도 리본도 스티커도 보이지를 않는다. 경주 대왕암 코스에서 만나 귀뜸해 주덤 길벗의 " 포항에서부터는 해파랑길이 없어요." 하는 이야기가 증명되는 순간이 아닐까? 글쎄, 좀 더 지켜보기로하고 대보저수지를 중간 기점으로하여 길을 열고 나가기로한다.
대보저수지다. 15코스를 역으로 진행하는 표식인 파랑 스티커 하나가 달려있는 입구에서 저수지를 오른쪽으로 놓고 진행을 한참을 진행 하다가 좌측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 등이 나오고 하는 바람에 내가 미쳐 보지 못하고 지나친 리번등 표식이 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가 확인하고 다시 돌아오고... 안내 개념도를 다시 세세히 훑어보고 하느라 작지않은 저수지이기는 하지만 한시간여를 허비하였다. 하기사 개념도란 것도 지도 중간에 붉은 선으로 길만 표시를 해놓았지 중간의 어떤 지명이나 구조물등이(심지어는 이 저수지마저도...) 표시되지 않은 것이지만....
하지만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 My Way !!!
이곳도 왼편 산으로 뚜렷하게 난 길이지만 답사해본 결과 해파랑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상관이 없는 길이었다.
국수나무가 무척이나 많이 벌어 꽃도 하나 가득이다. 내 기억으로 이런 국수나무는 처음 만나는 듯하다. 이런 국수나무꽃을 배경삼아 엉겅퀴꽃이 피어있다. 그러고 보니 금년에 엉겅퀴 꽃도 귀하지 않았나 싶다. 해서 나름 공을 들여본다. 하지만.... ㅋ
저수지가 끝나고 얼마간 휘돌아 올라가니 장독대와 말리고 있는 메주들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 고금산 동호사라는 사찰이었다. 승려들이나 불자들을 위한 공양으로 쓰이기에는 많아 보이고....
동호사에서 반바퀴 쯤 휘돌아 오르니 현대식 건물이 덩그러니 서있다. 동호 노인복지시설 건물이었다. 준공검사가 나지 않았는지 아직 운영이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여기에서 부터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지그재그로 오르도록 만들어진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된다.
막 지나쳤던 사찰과 노인 복지 시설 건물이 내려다보인다. 줄곧 바다와 함께 올라온길이 200km 를 넘어서고 산에서 저수지를 내려다보고 오르는 색다름을 맞는다.
바람이 불면 산위에 올라 노래를 부르리라 그대 창까지~~~~
불어주는 바람은 없지만 잠시 주저 앉아 아주 오래된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산은 산인가보다. 청미래덩굴의 파란 열매가 싱그럽다.
잠시 더 오르니 시야가 터지면서 진행하던 산길을 수직으로 가로막은 도로가 좌우로 달리고 있다. 바리케이트를 걸었던 기둥을 보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기둥에 해파랑 표찰이 하나 달려있다. 해파랑 포항사무소를 야박하다고 해야하나? 하하하 나그네가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무슨 사연은 있겠지...
근데 이건 또 뭐지? 잠시 내려가다보니 포스코에서 설치한 이정팻말에 해파랑이 수저 하나 올려놓은 것 처럼 보이는데... 호미곶에서 2.7km라니? 무슨 기준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짜피 뒤죽박죽이니 따지지 않기로한다.
사람들이 하는 일들엔 관심 없는 듯 때죽나무가 한가득 꽃을 피워올렸다. 그 순백의 꽃잎이 정오에 가까운 강한 햇살을 투과시키면서 만들어낸 귀한 빛을 모아본다.
해파랑은 아니고 호미곶 둘레길에서 만든 이정표이고 안내판에서지만 학달비재와 구룡포감사연수원으로 갈라져 내려가는 이 사거리에서 정확한 현위치를 확인한다. 이 안내판에는 곁다리 스티커 하나도 얹어놓지를 않았다. ㅎㅎ
2.6km를 더 진행하여 나타난 사거리에서 흥환해변으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을 택하여 내림길에 든다.
내린길에서 만나서일까? 쑥부쟁이나 찔레꽃도 유난히 싱그러워보인다.
밭이 보인다. 10km이상을 걸으면서 보지 못하던 밭을 보니 반갑다. 곧 인기척도 있겠지....
우리 밭에는 비가 좀 왔슬까?
야생은 아니지만 강렬하다 붉은 병꽃
이어서 진행할 16코스는 위사진에서 보듯 다리 난간(?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양쪽에 붙여 놓은 표찰엔 분명히 다리를 건너 직진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좀 전에 지나온 소나무가 있는 삼거리에는 동쪽으로난 길을 따라 리본을 매달아 두었다. 또 한바탕 수선을 떨고 헤매야할 듯.... 하지만 오늘은 머릿속이 그만 지쳐버렸다. 우선 씻고 무얼 좀 먹어야겠다. 그러고 나서 생각을 하기로한다.
흥환보건소 15코스의 들머리이다. 아래 사진의 민박을 겸하고 있는 흥환마트에서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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