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의 사상적 핵심은 자연주의다. 그의 자연주의 사상은 교육학의 패러다임도 확 바꿨다. 훈육중심에서 성장중심으로,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체벌중심에서 체벌금지를 주장한 루소의 교육론은 당시에 너무도 혁신적이어서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추방령을 내릴 정도였다. 그는 ‘에밀’이라는 소년을 양육하면서, 인간 내면에 있는 선함을 일깨우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 목표라고 설파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고유한 성향이 있으므로, 간섭하지 말고 아이의 본성과 성격을 오래도록 관찰하라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책 제목도 가슴 아프고, 표지 하단에 실린 아이의 웅크린 모습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이 땅 엄마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저자 문은희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의 눈을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아이가 입으로 말하는 것 말고 눈으로 말하는 것을 들어보려고 해보세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그러지 마라’와 같은 말은 마음을 나누겠다는 자세가 아니죠. 아이에게 가면을 씌우고 엄마가 듣고 싶은 거짓된 답을 유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저 눈을 좀 맞추고, 아이의 감정이 말하는 것을 느껴보세요.”
루소는 ‘에밀’에서 자연상태에서 다친 동물들이 묵묵히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예로 들며 조금만 아파도 견뎌내지 못하고 우는 아이들과 초조해 하는 부모들을 나무란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아이의 삶을 자신의 삶에 송두리째 ‘포함’시켜 잔소리하고, 간섭하고, 부담 주고, 조바심 내다 상처를 줘 아이를 아프게 하는 부모 특히 엄마들을 질책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엄마들은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왜 불편해 할까.
“엄마라면 한번쯤, 자신이 아이를 향해 내지른 소리에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득히 먼 어린 시절 듣고 놀랐던 그 소리가 자신에게서 튀어나와 당황하지 않았는가? 그러고 보면 내가 지른 소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이 얼굴에서 어린 시절 나의 느낌을 선명하게 다시 보게 된다. 엄마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슬픔, 그리고 나는 엄마가 되면 저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 그런데 어쩜 그렇게 엄마와 똑같이 내 아이에게 하고 있는지 놀라고 서글펐을 것이다.”
저자는 ‘포함이론’이란 독특한 개념으로 자녀교육론을 펼치고 있다. 심리학자이자 한국 알트루사 상담소 소장인 저자 문은희 박사는 고 문익환 목사의 여동생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어머니들과 서양 어머니들의 우울증을 비교·연구하는 과정에서 ‘포함단위’라는,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구조를 찾아내 ‘포함이론’을 정립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포함단위가 자녀의 행복과 불행이 자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자녀를 포함하고 사는 어머니의 것으로 간주되는 걸 당연시하는 우리 사회 문화의 맥락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젊은 엄마들이 ‘포함단위’에 묶인 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좋은 엄마가 되는 확실한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어렵지만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아이의 삶을 엄마의 포함단위에서 해방시켜 엄마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는 것이다.
첫댓글 고마워요. 빨리도 올렸네요. 글쓴이가 누군지 궁금하군요.
임병주씨 같은데요.
신문 이름도 틀리고 날짜도 틀렸는데 잘 찾았네. ㅎㅎ
그런데 이책은 모든 아이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기도 한듯해요^^ 어린 아이든 나이많은아이든...많은이들이 반드시 엄마입장에서만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엄마도 더 이해되고 아팠던 아이의맘도 다독여지고 뭐그런느낌요^^
에밀을 대입해서 글을 쓴 게 다른 사람들하고 차별되고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