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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세상을 꿈꾸며 - 새마을 대청소
조 승 만
오월의 신록이 너무나 아름답다. 산야에 풀과 나무들이 파릇파릇하게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을 바라보면 겨울의 침묵, 차디찬 어둠을 견디었던 이유를 넌지시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고된 삶속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모습은 아닐까 하며 대자연의 생동감과 위대함에 저절로 감탄하며 계절의 여왕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특히 비 개인 날엔 밤새 온갖 더러운 것들을 씻어 내려 5월의 아침은 맑은 햇살과 더불어 가벼운 발길에 더욱 상쾌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오염이 안된 깨끗하고 쾌적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이든, 정치이든, 사회이든 간에 냄새나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곳은 고여 있는 물처럼 썩게 되어 물고기도 살아 갈 수가 없고 해충이 우글거려 사람도 살 수가 없게 되는 망국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 정돈하면서 살아간다면 기분도 상쾌해지고 자기 자신도 왠지 보람도 갖게 될 것이다. 본래 게으르고 지저분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도 않고 냄새나는 옷을 입으며 몸이 지저분한 상태에서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몸이 지저분한 상태에서 공동 생활하는 직장에서 근무한다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불쾌하고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일일신(一日新)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매일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매일 아침에 몸을 깨끗이 하고 화장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청소의 일환 일지도 모른다. 과거 70~80년대 새마을 사업을 한창 추진할 시기에 새마을 대청소라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였다. 매월 1일과 15일은 요란하게 들려오는 새마을 노래와 함께 새마을 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각 기관 단체별로 공무원과 단체 요원들은 새벽에 해가 떠오르기 이전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이나 단체에 나가서 여럿이 조를 짜서 빗자루와 집게 마대자루나 가마니를 들고 분담구역을 정하여 시가지 청소를 실시하였다. 그러면 덩달아 시민들도 나와서 집 앞을 쓸고 담배꽁초를 주우면서 함께 청소를 하기도 하였는데 이때 까지만 해도 다들 어려운 시절이었으며 사람들의 단체의식은 오로지 잘 살아 보자는 새마을 정신에 의거 지금 보다도 결속력이 강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봄이 되면 관이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남여 새마을 지도자, 이장들이 새마을 모자를 쓰고 완장을 차고 앞장서서 새봄맞이 대청소를 하여 겨우내 쌓였던 비닐 등이나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는 작업을 하였는데 요즘에는 숨은 자원 모으기를 펼쳐 생할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 있다. 그만큼 새마을 대청소는 마을의 환경정비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말끔하게 하여 깨끗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게으르고 나태한 정신을 개조하려는 일종의 movement 이었다고 생각을 해 본다. 아울러 새마을 대청소라는 사업으로 운명을 달리한 공무원들도 있었다. 내가 아는 어느 공무원은 새벽 이른 시간에 새마을 청소에 나오던 중 급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과속으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자동차에 부딪혀서 비명에 간 사람도 있고 또 어느 공무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나오다가 비명에 간 일도 있었다. 그 당시군, 읍면직원, 농협직원, 파출소 직원들은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주로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이면에 오토바이는 과부 틀이라 할 정도로 오토바이 사고가 많았던 것 같았다. 아마도 그 가족들은 새마을 대청소만 없었다면 가장이 사망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절규 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때 부터인가 새마을 대청소 사업은 자취를 감추었다. 과거에는 이렇게 관주도 사업으로서 획일적이고 지시적인 사업이었지만 의식주 해결 등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공무원들은 잘 살아보자는 데 하등 이유를 댈 사람들은 없었고 오로지 신념 하나로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의 일환으로 청소도 참으로 열심히 하였고 주민들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참여하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읍사무소 등 관에서 직접 청소를 전문적인 직업으로 종사하는 분들을 채용하여 청소를 하였는데 그분들을 청소부라고 불렀다. 그러나 어느 때 부터인가 청소부라는 명칭이 좋지 않다는 여론으로 환경미화원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함양되었으며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긴 이후로는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양심을 버리는 일도 있어서 간혹은 미관을 흐리게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환경미화원들이 있어서 시가지가 대부분 깨끗하다고 할 수 있겠다. 환경미화원들은 거리의 각종 먼지를 마시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작업환경이 열악한 가운데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잠도 충분히 못자고 삶의 애환과 어려움을 막걸리나 소주로 달래었기에 내가 아는 미화원 분들 중 몇 분이 일찌감치 환갑 전후의 젊은 나이에 저 세상으로 가신 분들도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기에 매일 매일 고통을 잊으려고 서글픔을 안주삼아 씁쓸한 대포를 삼키면서 진정 자신들은 이런 처지이지만 자녀들을 잘 가르쳐서라도 그들에게는 이런 일만은 시키지 않으려고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일하였을까! 지금도 길가에 누군가는 양심을 버려 무심코 방치되어 있는 쓰레기를 볼 때마다 환경미화원분들이 생각이 나고 가슴이 저려온다. 최근 들어 젊은 사람들도 직업을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 환경미화원에 응시하여 채용시험을 치를 때에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도 취업을 하기에 힘든 실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천사가 있다면 새벽을 열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 바로 환경미화원 분들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새벽부터 낮에까지 이리저리 달려 다니는 자동차들도 많아 목숨 걸고 작업을 하기에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시가지는 밤새 사람들이 버린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낮에는 뜨거운 뙤약볕과 달리는 자동차 때문에 힘이 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인적이 드믄 시간인 주로 새벽 3시경에 출근하여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 놓는다. 어찌 이들을 천사라고 아니 부를 수가 있겠는가! 물론 환경미화원으로서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기에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생각해보라! 각종 먼지와 악취를 들이 마시며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용하고 버리는 더러운 쓰레기를 매일 매일 하루같이 청소만 하여야 하니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쓰레기는 당연히 나오기 마련이지만 나와 내 주변을 우선적으로 깨끗이 하여야 할 것이다. 깨끗한 세상을 위해서는 매일 매일 자신을 위한 대청소를 하여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은 외모를 번뜻하게 아침에 얼굴을 닦고 거울을 보고 토닥거리며 화장을 하지만 이제는 겉보다는 마음의 때를 벗기는 새마을 대청소를 하여 찌끼들을 모두 떨쳐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정치인들이 마음의 때를 벗기지 못하였기에 거짓으로 일관하고 진흙탕 속에서 여론의 몰매를 맞아 중도하차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가정해 보라! 자기 책상 위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서류나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 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머리를 깍지 않으면 지저분하듯이 내 주변을 깨끗이 하는 습성을 길러야한다. 우리 모두가 나부터 자기 주변 자기 마음을 대청소 한다면 삶이 한층 상쾌할 것이며 우리 사회는 썩지 않는 세상, 부패 없는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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