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일), 우리 어린이도서연구회는 파주어린이책한마당이 열린 파주 출판단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이오덕 삶과 우리글 바로쓰기' 연구 발표회를 했습니다.
발표에 앞서 선생의 삶을 담은 영상물을 보고 나서 이오덕 시노래를 배웠지요.
시와 노래를 하나로 되살리는 백창우 선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노래를 불러요.
...<새와 산>은 무너미에 있는 이오덕 선생님 시비에 있는 시입니다. 선생님께서 스스로 고른 시이지요. 뒷간에 앉아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첫장에 나온 이 시를 읽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노래를 붙였습니다. 그날, 빗속에 세워지던 시비와 산꼭대기 하늘 가까운 곳에 마련한 선생님 무덤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내 삶 곳곳에서 문득문득 살아나는 사람. 선생님은 그런 분입니다...
이제 연구발표를 시작합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이향숙 연구담당 이사가 사회를 봅니다.
발표회를 주최한 우리 어린이도서연구회를 대표해서 변지애 사무총장이 인사를 합니다.
이오덕 선생과 20여 년을 만나며 함께 우리 글과 교육문제를 고민하고 선생의 글을 모아 많은 책을 낸 김언호 한길사 사장이 축하의 말을 합니다.
오늘 발표자들이 앞에 나와 앉았습니다.
첫번째로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주영 이사장님이 '이오덕 삶과 우리글 바로쓰기 운동사' 주제 발표를 했습니다. 이오덕 선생이 '우리 글 바로쓰기 운동'에 적극 뛰어든 것은 60이 넘으셔서부터라고 합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우리 말과 글을 살리고 바로쓰고자 하는 바탕을 갖고 계셨지만 본격적인 실천과 노력은 이 무렵부터라는 것입니다. 선생은 1989년 '우리글 바로쓰기'를 펴낸 뒤에 자신이 앞서 쓴 글들을 고쳐나갔고. 뜻을 더 널리 펼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모아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운동을 벌여나갑니다. 그런데 모임은 자꾸 실패로 끝나고 마침내 선생은 혼자서 '우리 말 우리글' 회보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작은 회보가 우리말 우리글 살리기의 횃불이 되었습니다.
그 뒤에도 여러 곡절을 겪던 이오덕 선생이 1998년 5월, 처음 모임을 만들려다 갈라섰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 '우리 말 살리는 겨레모임'을 꾸리고 김경희, 이대로 선생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주영 이사장님.
이어서 이대로( 우리 말 살리는 겨레모임 대표) 선생이 이오덕 선생을 만난 이야기,'우리 말 살리는 겨레모임'을 만든 이야기, 그 모임에서는 우리 말 우리 얼을 지키려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우리 온 국민이 날마다 입으로 하는 말, 읽고 쓰는 글을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쉬운 우리 말과 우리 글로 하도록 하여, 서로 생각을 바르게 알리고, 서로 깨끗한 마음을 주고받고, 저마다 하는 일을 바로 하게 되고, 잘못된 말로 남을 속이지 않고 남에게 속지 않으며, 어려운 말을 몰라서 세상을 불편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어려운 말을 몰라서 죄를 짓게 되는 일이 없게 하고, 유식함을 자랑하거나 겉치레하는 풍조와 남의 것 부러워하여 우리 것을 멸시하는 태도를 바로잡아, 온 국민이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의 한 마음으로 정답게 살아가는 참된 민주 통일의 나라를 세우는 바탕을 다지는 데 목표를 둔다'
이오덕 선생이 쓰신 '우리말 살리기 운동의 목표' 입니다.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에서 1999년 뽑은 우리 말 훼방꾼들을 볼까요? 우리 말 큰 훼방꾼- 김종필 국무총리 우리 말 훼방꾼 열 분- 김종필 (국무총리), 신낙균(전 문화광광부 장관),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복거일(소설가), 조선일보와 조갑제 기자, 진태하(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회장), 최태환 (에스케이 사장), 대한민국 국회와 박원홍 국회의원, 이응백(한국 어문회 회장), 일본 외무성
이대로 선생은 '우리 말 우리 얼 큰 지킴이, 이오덕 선생이 생전에 못 다한 뜻과 일을 우리 후배들이 이루자' 며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다음으로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선생이 '어린이 문학과 우리 글 바로 쓰기' 발표를 합니다. 이오덕 선생은 '겨레의 혼이 살아있는 표적이 우리말'인데 오늘날 부모와 교사들이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시고, 부모와 선생 다음으로 이 일을 맡아 할 사람은 바로 어린이문학 작가라고 했습니다.
조월례 선생은 <어린이와 책>(1983-6 어린이도서연구회 회보), <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1984. 백산서당), <어린이 책 이야기>(2003. 한길사), <우리말 살려쓰기>(2004 아리랑나무) 이오덕 선생이 남긴 이 책 속 글들을 중심으로 오늘 우리 어린이문학 작품의 문제점들을 짚었습니다.
자료집과 발표를 열심히 보고 들으며 진행이 잘 되도록 애쓰는 이향숙 선생 모습.
일산 동화읽는어른모임 최영미 회원이 발표를 합니다. '좋은 책 함께 만들어요!' 우리 글 바로쓰기를 위해 독자가 해야 할 일, 해온 일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일산 동화읽는어른모임 식구들이 맘 속으로 응원을 하며 발표를 듣고 있습니다. 최영미 회원의 발표는 일산 모임 회원들이 함께 만들어 온 성과물 이기도 합니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일산 동화읽는어른모임이 지금껏 해온 일들 이야기를 하는 최영미 회원. 일산 동화읽는어른모임 누리집에는 '책 바로잡기 게시판'이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잘못된 것, 이상하고 궁금한 것들을 여기에 올리면 출판사에 묻고 이야기를 나눠 책을 바로 고치는 일을 합니다. 좋은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독자의 권리와 의무를 충실히 지켜온 여러 사례들을 들려 줍니다.
최영미 회원은 좋은 책에서 즐거움과 배움을 얻는 독자는 예리한 비평가이기도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며 주어진 것을 읽거나 안 읽는 수동적인 독자가 아니라 좋은 책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능동적인 독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좋은 책을 만들어 내는데 힘을 보태려는 뜻으로 하는 지적들을 출판사들이 잘 받아들이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전국국어교사모임 박종호 선생이 '어린이 문학과 교육성' 발표를 했습니다. '어린이'와 '문학', '교육성' 이 세가지의 자리매김은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박종호 선생은 이원수,이오덕 선생의 말을 빌어 이 문제를 짚어보았습니다.
박종호 선생은 이날 박기범의 동화 <김미선 선생님>을 놓고 이오덕 선생과 원종찬 선생이 벌인 논의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하였습니다.
어린이문학에서 문학과 교육은 하나로 어우러져야 하는데 그게 참 말처럼 되지 않습니다.
발표가 모두 끝나고 잠시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오늘 자리를 마쳤습니다.
이날 파주 발표회장은 조금 춥고 쓸쓸했습니다. 발표회가 열린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대회의장 안과 밖은 서로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다듬어 꾸미며 하루를 보내고 자료집과 그날 받은 책들을 들춰보며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오덕 선생을 압니다. 아니, 이오덕 선생을 안다고 생각하고 여러 잣대를 들이대고 어느 덧 지루해하고 넘어서야 할 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발표회 뒤에 저는 함부로 입을 열어 이오덕 선생을 안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내 속 쩔은 때를 벗겨내며, 부끄럼 조금씩이나마 줄이며 살다 가고 싶습니다.
여전히 밀려오는 거친 물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쪽박으로 더러운 물을 퍼내고 있는 이오덕 선생의 모습이 제 눈앞에 보입니다.
어린이책 한마당이 열린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귀여운 꼬맹이들. 백창우 선생님이 노래를 하는 내내 이렇게 뒤돌아 앉아 있더군요.
사과를 깍아 먹으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
은평 동화읽는어른모임 고미경 회원네 아들. 참 잘 생겼지요?
출판문화위원회 구현진 회원과 아들 지호,주호.
이 자리를 빌어 자주 헷갈리는 두 '김영미' 소개를 하지요.
먼저 이 사람! 출판문화위원회 이학년 오반 모둠에서 활동하는 김영미. 사진기를 들이대니 쑥스러워 좀 어색한 표정인데 만나보면 아주 씩씩하고 감자처럼 파실파실 이쁜 아가씹니다. '아가씨'... 이거 잊지마세요.
이 사람은 전국협의회임원회의 의장 김영미. 동작 모임에서 일하다 자꾸 자꾸 밀려 동화읽는어른모임 살림 맨 앞 자리에서 총대를 메고 있지요. 저랑 신입 동기라 회 행사에서 만나면 새삼 더 반갑고 좋아요.
발표를 마친 최영미씨와 일산동화읽는어른모임 식구들이 뿌듯한 맘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길래 저도 한 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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