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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서동 종주***
-.일자 : 2010년 1월 25일
-.코스 : 구거제대교-시래산-우두봉-할미봉-거치-개금치-계룡산-고자산치-선자산삼거리-배합재-옥녀봉-봉수대-장승포항
-.거리 : 31.36km(총36.15km-미진행 4.79km)
-.시간 : 12시간 50분
-.참가 : 초원,비보이,몰빵,김하사,올챙이,깜상
목표는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삶에 활력소가 됩니다.
거제도 망산에서 부터 대금산까지 이어진 53km의 남북종주를 완주하고서 아껴 두었던 동서종주가 우연찮게 거론되면서부터 몸은 다시금 팽팽하게 긴장되어가고 곡주에 대한 집착이 동서종주에 대한 몰두로 바뀌어 잡념들을 몰아냅니다.
동서종주의 거리가 36km로 하루에 주파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기에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이른 새벽녘에 집을 나서 통영나들목에서 통영으로 진입하여 아침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나쳐 버렸고 도롯가에 해장국집하나쯤 있겠지 하는 바램은 결국 기우로 끝나 다시금 빽하여 통영의 중앙시장과 시내를 삥삥 돌아 평소에 출장이 잦은 몰빵님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찾아 든 곳이 뼈다귀해장국 집이네요.
▲통영에서의 조식
배를 든든히 하여 다시금 구 거제대교로 이동하여 덕오한우촌에 주차를 한 후 각자 도깨불 하나씩을 머리에 달고서 들머리를 찾는데 예습삼아 선답자 들의 산행기를 9번씩이나 독파하였다는 김하사님이 길잡이로 나서 출발이 순조롭습니다.
▲덕오한우촌에 주차를 한다.
어둠 속에서도 주저 없이 신축중인 팬션단지를 파고들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조그마한 주차공간이 있는 은성사에 올라서는데 여기서 부터 제대로 된 시래산 등산안내판이 옹벽에 붙어 있습니다.
서동종주길이 가시밭길로 고행의 길이라고들 말하는데 등로는 잘 정돈되어 있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통영의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임도를 벗어난 시래산 등로..
▲정비 된 등로..
능선의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휘어지고 운동시설을 지나 돌탑 봉이 있는 시래산에 올라서지만 오름길에서 달구어진 몸의 훈기는 산비탈을 휩쓸고 올라오는 찬바람을 제압하지 못해 추위에 밀려 겨우 증명사진하나 남겨 놓고 내림길로 돌아섭니다.
그토록 좋았던 등로가 갑자기 돌들과 함께 거칠어 지면서 고도를 뚝뚝 떨어 뜨려 다소 불안감도 들지만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내달려 버린 선두를 따라 잡기에 바빠 주변상황을 파악하여 정보로 가공할 틈도 없이 임도로 내려서 버렸네요.
설마 나오겠지 했던 폐왕산성은 지나쳐 버렸지만 우회 길을 택했기에 그다지 손해 본 장사도 아니지만 달빛에 눈길 한번 주었을 뿐인 찰라의 시간임에도 벌써 도로를 넘어 우두봉으로 향하고 있는 님들을 보며 오버페이스의 우려를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낙남정맥이후론 장거리 산행을 하지 않아 에너지가 농축된 몰빵님이 주동자인데 움츠렸던 깨꾸리가 멀리 뛸 수는 있어도 잘못하면 관절염에 루마티스가 겹쳐 다시는 못 일어날 수도 있기에 적당한 체력안배가 요구될 때지만 찬바람이 시간단축이란 달콤한 유혹으로 부추기며 자꾸만 등을 밀어대니 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시래산
▲거제대교와 통영의 야경..
▲반달..
▲임도
우두봉으로 향하는 길은 임도가 연장된 것처럼 넓게 이어지고 랜턴이 없이도 진행될 만큼 주변이 식별됨에도 초원님은 이들을 따라 잡느라 랜턴에 신경이 쓸 틈이 없는가 봅니다.
▲우두봉 방향으로..
▲등로가 임도 수준이다.
▲통영 방향..
여명 속에 들어난 우두봉의 실루엣이 참으로 멋 찝니다.
조망되는 산방산의 봉우리는 점점 붉어지고 만물의 생동감에 우리네의 얼굴에도 홍조로 물들어 만면에 화색이 돕니다.
얼마 전에는 통영의 마리나리조트의 객실속에서 일출을 보며 언제가 가 될지도 모를 동서종주의 산줄기를 그려 보았었는데 지금은 역으로 동양의 나폴리라는 통영시내를 조망하게 되네요.
우두봉에서의 산방산일출을 기다렸지만 추위는 일출의 염원마저도 냉각시키는 강력한 힘을 뿜어내 얼었던 몸을 녹이려는 본능으로 뛰다 싶이 하여 억새밭사이를 지나고 할미봉에서야 산방산에서 올라오는 붉은 해를 봅니다.
대지에 햇살이 비치니 한결 추위도 가신듯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겨나네요.
▲우두봉(폐왕성)
▲산방산의 여명..
▲억새밭..
▲일출
▲할미봉
그만 그만한 봉우리 속에 누군가가 돌에 황봉이라 새겨진 것을 보고서야 현 위치를 가늠하고 산허리를 가르는 거치를 확인합니다.
거치의 임도에 내려서서는 잠깐의 갈등이 생겨납니다.
올챙이님은 거침없이 임도를 따라 갈거라 고 하는데 그 동안의 산행경험상으로는 임도는 결코 편안함만이 아닌 꼭 그만한 만큼의 댓가를 꼭 지불했기에 설득을 하다 결국은 안락함을 택해 좌측의 산금을 힐끔거리며 임도를 따르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희미한 산길을 잡아 능선에 올랐는데 거치에서 직접 산금을 따라 올랐던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황봉
▲거치의 임도가 내려다 보인다.
▲거치
능선에 올라서면서부터 길은 잔가지들로 거칠어 기기 시작하고 긴오름길 끝에 418봉에 올랐지만 지형도상으로의 짐작할 뿐이고 등로를 따라 두릅나무가 재배지처럼 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등로상에는 새들이 잡아 먹힌 새털의 흔적들이 나타나고 도둑놈가시는 번식을 위해 사정없이 몸에 달라 붙습니다.
특별한 지형지물없이 좌측의 목장 건물을 보며 진행하다 임도와 맞대면하자 올챙이님은 이 임도가 거치에서 부터 이어져 온 길이라 확신을 하지만 그 말이 맞는다고 치더라도 우리의 목적이 거제 산줄기 답사에 있는 만큼 임도는 외도일 뿐입니다.
▲418봉
▲길이 거칠어 진다.
사동리와 상둔리를 잇는 2차로 포장로인 개금치에 내려섭니다.
토사유출 방지 철망으로 곧바로 올라서지 못하고 상둔리로 내려섰다가 철망 틈새로 올라 능선을 붙는데 사람의 통행흔적이 전무한 듯 잔 나뭇가지들로 길이 거칠어 집니다.
이젠 산행거리도 9km를 넘어서고 있고 시간도 3시간이 흘러 서서히 개인 차가 들어나기 시작하여 몰빵에서 부터 초원님까지 산행대열이 자연스레 정리됩니다.
매번 고난을 면치 못하면서도 인내심 하나는 특급 급인 비보이님은 컨디션난조로 참여를 보류했던 초원님 덕분에 한 단계를 올라섰는데 오늘도 자신만의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네요.
▲개금치
▲개금치에서 백암산을 오르기 위한 들머리..
▲나무가지들의 우거져 있어 진행이 어렵다.
개금치에서 50여 분만에 올라선 백암산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동명이산이기는 하지만 장성의 백암산과 울진의 백암산등 명산들을 생각했기에 느낌이 더욱 그렇겠지만 삼각점하나와 선답자들의 표지기만이 바람에 휘날릴 뿐 특징이 없어 이곳이 백암산이 맞는지조차 의견이 분분하네요.
그러하니 내림길 또한 헷갈릴 것은 뻔한 것이지요.
다행인 것은 닭벼슬처럼 울퉁불퉁한 계룡산이 좌표를 찍고 있고 그 길로 향하는 휑한 골프장건설현장이 시야에 들어와 백암산에서 좌측의 길을 택해 내려서고는 얼마 후 봉수대의 흔적으로 보이는 돌무더기를 지나자 길이 갑자기 좋아져 버립니다.
갑작스런 환대에 왠지 불안스럽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리된 길이 희미해지면서 표지기들이 우측의 비탈길로 길을 안내하는데 뭔가에 홀린듯하여 김하사님이 첨병으로 나섰는데 얼마 후 이 길이 맞다는 소리에 당연스럽게 고고씽하며 내려가고 있다가 헉헉거리는 내달려 온 김하사님으로부터 다신 첨병으로 나서지 않겠다고 야무지게 한소리 듣습니다.
모든 책임을 몰빵님에게 떠 넘기고는 아직도 의심스런 길에 연신 지도를 살펴보는데 보이지 말아야 할 임도까지 우측에 보여 긴장감에 어깨까지 뻑뻑해 져갈 때쯤에서야 길이 좌측으로 휘어 돌면서 팔골재의 도로와 마주합니다.
긴장감에 긴 내림길이였고 쉴 시간도 되었던 터라 김해김공의 합장묘역에 둘러 앉아 따스한 커피도 한잔씩 나누며 계룡산 오름길에 대한 대비를 합니다.
▲백암산
▲백암산에서 조망되는 삼성조선소..
▲계룡산과 골프장건설현장..
▲돌무더기를 지나..
▲이렇게 정돈된 길이..
▲능선의 내림길에서 부터 사라져 버린다.
▲모처럼만에 만난 편백숲..
▲팔골재
계룡산안내판이 있는 입구에는 동물농장이란 아치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골프장건설로 사라지고 덤프트럭들이 들락거려 기념사진을 찍는 사이 경적소리에 놀라 올챙이님이 기절할뻔했습니다.
입구의 안내판에 있는 데로 아직은 동물농장으로 이어진 2.2km에 달하는 임도가 살아있지만 시끄러운 공사현장과 먼지들을 떨쳐내기 까지는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공사현장을 빠져나오면서 편백나무아래 안락의자가 설치된 산림욕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추위에 썰렁함을 더할 뿐이고 얼마후 넓은 공터에 운동시설이 있는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 추위 속에서도 운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 보입니다.
김하사님도 다리 젖기에 도전했다가 짧은 다리 때문에 웃음만을 안겨놓고는 먼지 폴폴 나는 길을 따라 계룡산으로 접근하는데 아직도 골프장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듯 경고문이 같이 하고 이 경고문이 사라진 곳부터 암릉길로 바뀌며 역시나 발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임도는 골프장건설현장의 진입로가 되어 버렸다.
▲골프장 건설현장..
▲산림욕장..
▲운동시설들...
▲위험경고문과 함께 한다.
오늘 조망은 먼지가 내려 않아 참으로 좋습니다.
고현만의 삼성조선소의 웅장한 모습이 지척에 있는 듯 조망되고 계룡산줄기의 전망대가 바라다 보이는 437봉에 올라서니 이젠 계룡산정상에 다 올라서 버린 듯 가슴이 시원스럽네요.
▲좌측으로 조망되는 삼성조선소
▲계룡산오름길상의 정자가 보인다.
일반적인 안내산행 등로인 거제공설운동장에서 올라오는 곳과 마주하는 곳의 정자에 올라 시원스런 조망을 관망하며 산객에게 부탁하여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기록으로 남겨 놓습니다.
▲전망대
정상까지의 0.5km의 거리는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 일반적인 산행이라면 탁 트인 조망과 암릉미에 산행의 쏠쏠한 재미를 더하겠지만 할당된 거리를 소화해내야 할 우리로서는 발길을 더디게 하는 복병일 뿐이네요.
▲우린 사라져 버린 동물농자에서 올라왔다.
정상아래의 따스한 억새밭 공터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하나 둘 보이던 산객들이 정상에서부터는 제법 많이 보이지만 할일 없어 보이는 젊은 사람들은 우리들뿐이라 쑥스럽기도 하고 으쓱하기도 하고 묘한 감정이 듭니다.
▲계룡산
평소에도 암릉에 거부 알르레기성을 보이던 비보이님은 산객들을 앞서지 못하고 점점 거리가 멀어져 산불감시탑과 송신탑에서야 합류하여 다시금 길을 나서는데 계속되는 암릉길 때문에 함께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고자산치로...
▲고산치가 보인다.
▲고산치의 포로수용소 통신대건물..
고자산치로 내려서는 길은 안내산행팀과 섞여 발을 뛸 때마다 폴폴 거리는 먼지 때문에 서로가 짜증스러워 합니다.
그 치만 하늘을 원망해야지 우린들 별 뾰족한 수가 없으니 인상들을 잔뜩 찌쁘리며 고자산치로 내려서고 되도록 이면 산님들과의 거리를 많이 벌려 놓으려고 쉼 없이 선자산을 향해 올라서는데 가시나무길을 먼지와 바꿔 버린 길이 역시나 녹록치 않습니다.
▲고자산치와 선자산이 조망된다.
▲고자산치
▲전망대가 선자산과 동서종주의 갈림길이다.
봄이면 철쭉꽃이 만발했을 철쭉군락지도 나뭇가지만 앙상해 썰렁 하기만해 선자산갈림길의 정자에 올라 옥녀봉을 흠모해 봅니다.
정자에서 바라본 옥녀봉의 도도한 기세에 기도 죽지만 옥녀봉으로 접근하는 산금 마저도 목장지대 등으로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난무하여 몇 번이나 산금을 스켄하고 시무레이션 해본 후에야 내림길로 내려섭니다
▲선자산삼거리의 전망대..
▲골프장같이 휑한 공간으로 진행해야 한다.
넓은 길이 사람의 발길이 잦음을 말해주고 그만큼 흙은 발길에 갈리고 갈려 미세 먼지가 되어 한발 디딜 때마다 연막탄이 되어 눈앞을 흐려 놓으니 결국은 목장갈림길을 놓쳐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운동기구에서 몸풀 때가 좋았었고 아홉 명의 아이를 3글자로 줄이면 아이구가 된다는 넌센스가 어쩌다 보니 아이쿠 이를 어떻게 해결 할까로 변해 버렸지만 집중력에 몰입도가 강해져 모처럼만에 신경 줄이 팽팽하게 당겨졌습니다.
잘못되었으면 수정하면 됩니다.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올라서 녹슨 철조망을 끼고 내려서다가 어떻게 제대로 된 마루금인 목장지대에 올랐지만 소의 배설물과 소들이 먹어 치워 버린 나무들 그리고 파헤쳐진 길로 길은 여전히 난이 하기만 하네요.
무엇보다도 요즘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구제역 때문에 목장 안으로 진입한다는 게 조심스러워 목장의 철조망을 넘어 산길로 파고 들었는데 결국은 이것이 정상적인 길로 접어 들든 결과가 되어 무사히 배합재로 내려섭니다.
뭐 이만하면 산꾼들로서의 기본 자질이 있다며 서로간 안도를 하고 우진기업 공장입구에 앉아 커피한잔씩을 나눠 먹는 여유로움도 찾습니다.
▲연막탄이 뿌려진 것 같은 먼지길...
▲운동시설이 있는 갈림길..
▲이때까지가 눌루랄라 참 좋았다..
▲헤멤끝에 찾아 든 정상적인 등로상의 목장..
▲소의 배설물과 풀들이 뜯겨나간 난잡한 길 때문에 맥을 잡아 나가기가 난이하다.
▲목장건물..
▲배합재
옥녀봉 오름길은 선자산의 전망대에서 보았던 것처럼 날을 세우진 않았습니다.
눈이 게으르다는 것을 증명하듯 한걸음 한걸음의 발걸음 속에 능선에 올라서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이어 남북종주의 갈림길이기도 한 옥녀봉사거리에 1시간 만에 도착했네요.
이젠 서동종주의 종지부를 찍은 듯 모두들 의기탱천합니다.
그러나 옥녀봉까지 45분이란 표지판을 보고는 그리 쉽게 올라설 것 같진 않음을 짐작은 했지만 출발시의 길은 아주 좋아 애써 뻥이라 떠 넘겼었는데 역시나 헬기장에서부터 이어진 오름길 부터는 아주 죽여주네요.
온통 통신탑등으로 연결된 정상부를 옥녀봉갈림길에서 27분만에 올랐지만은 거리와 시간은 불변의 법칙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젠 옥녀봉이 옥포만의 대우조선소를 내려다 보고 있고 지나왔던 계룡산이 까마득하게 조망되며 남북종주상의 국사봉이 모든 국사를 담당하듯 거대한 산그림자를 그리고 있네요.
▲옥녀봉 사거리
▲깔끔한 등로..
▲옥녀봉에서의 대우조선 조망..
▲옥녀봉
▲대삼각점 1호
▲옥녀봉에서 조망되는 계룡산의 산금..
해가 뉘엇해 지면서 잠시 주춤했던 한파가 다시금 활개를 펴기 시작해 몸이 움추려들고 정신력도 햇살의 기운처럼 사그라들어가 좀처럼 일어나기 싫은데 이를 어쩌나요 끝 지점인 능포등대까지는 한참이나 남겨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능력에 따라 하고 싶었던 일을 했을 때가 가장 빛을 바란다고 했는데 어차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일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하면 더 멋 찐 결실로 보답할거라 체면을 걸어 마루금상의 내림길을 찾는데 철탑에서 길이 사그라 들어 버립니다.
이젠 몰빵님이 왔다 갔다 길을 찾다가 일반등산로를 택해 내려서니 우회길상으로 옥녀봉봉수대 표지판이 있네요.
길은 아주 좋고 날이 어둑어둑해져가 조금이나마 속도를 높이려 해도 장시간산행에 따른 체력이 문제가 되어 속도보다는 완주에 목표를 두고서 서로간 거리를 놓지 않고 옥녀봉봉수대에 올랐습니다.
거제조선소는 불을 밝히고 있고 내려왔던 옥녀봉의 검은 산그림은 천왕봉보다 높아 보이네요.
애초 12시간을 예상하여 이 시간쯤이면 종점인 능포등대를 밟을 줄 알았는데 계룡산의 암릉과 선자산내림길의 헤맴 그리고 옥녀봉의 오름길이 복병이 되어 별을 보고 시작해 다시금 밤으로까지 산행이 이어져 버려 랜턴에 불을 밝혀 내림길을 내려섭니다.
▲진행해야 할 능포등대까지의 능선들..(직진방향으로 길이 없다.)
▲옥녀봉봉수대 방향으로..
▲옥녀봉봉수대
▲불이 켜지기 시작환 대우조선..
▲봉수대에서 뒤 돌아 본 옥녀봉..
좋았던 길이 건물과 마주하고는 희미해져 버립니다.
이리저리 길을 찾아보아도 솔잎이 쌓여있는 희미한 흔적들과 어지러운 공동묘지들이라 랜턴에 비친 한정된 공간 속에서 정상적인 등로를 찾기가 어려워 임도를 따르다 보니 장승포항의 야경과 무엇보다도 방파제로 이어진 등대의 화려한 불빛이 마음을 빼앗아 버립니다.
결국 학교단지를 빠져나 와 거제문화예술원이 있는 장승포항에서 결국 산행을 종결 짓지만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매서운 겨울의 한복판에서 거제종주를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멍게비빔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쇠는 불에 달굴수록 강해지고 추운 겨울을 보낸 나무들이 피워낸 꽃이 더욱 아름답듯 오늘의 고난과 경험들은 헛되이지 않고 우리를 더욱 더 강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장승포항..
▲거제 문화예술원..
▲멍개 비빔밥..
다음은 또 무엇을 할까......
글을 마무리하면서도 몸의 기억들은 벌써 잊혀져 가고 고난의 길은 추억으로 자리매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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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서운 한파속에서 기꺼히 산행에 동참하여주신 산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계는 스스로가 만든다고 하는데 이번의 기나긴 산행으로 인하여 우리들의 체력은 더한 한파도 이겨 낼수 있는 강인함으로 거듭나고 어떠한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고생 많으셨네요또 다른 소중한 추억을 저축 하셨으니 든든 하시겠습니다
우리님들 덕분에 거제를 다 돌았네여 ~~ 기억속에 오랫도록 남아있을겁니다
거제 남북에 이어 동서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후기 잘읽고 잘보고 갑니다 ~ 깜님 수고했어요.
매번 하는 얘기지만 추억꺼리를 잘 정리해주신 깜님께 감사드리며 또 한권의 에세이를 읽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