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드디어 다사다난했든 2012년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지난 1년간 맛있는 여행 수고하셨는데 이번 주가 올 해 마지막 방송이네요.
오늘은 또 어디로 가시나요?
윤> 참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습니다.
세월은 쏜살같이 달린다고 하드니 개인적으로는 이제 40대를 마무리하는 해여서 시원섭섭하기도 하네요!
이제 제 인생의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뜻 깊은 새해 첫 일출 명소로 울산을 선택 했습니다.
MC>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도시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도시인데 무슨 특별한 맛 집이 있나요?
윤> 울산은 울주군의 언양 불고기와 경주 쪽 봉계 한우단지가 있어 전통적으로 한우불고기가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KTX역이 있는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는 불고기집들이 즐비하고, 강변에 주차를 하기에도 좋은 십리대밭 옆에는 먹거리 단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낯선 지역을 여행할 때에 맛과 가격, 영양 면에서 가장 무난한 음식이 바로 비빔밥입니다.
하지만 특징 없어 보이는 이 간단한 비빔밥에도 분명 맛 차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울산시청 인근 주택가에 4대째 80년 이상 대를 이어 단골을 끌어 모으고 있는 울산 최고의 비빔밥 전문점이 하나있습니다.
놋그릇에 언양 한우 소고기와 시금치, 지단, 숙주, 고사리, 무나물, 미나리 등을 얹어서 손맛과 정성을 함께 비벼 내오는데, 옛 맛도 담겼지만 4대째 내려오며 보완된 맛이 일품입니다.
소고기 육수를 넣고 지은 밥도 차지고 맛깔나고 함께 내오는 무 탕국 역시 일품입니다.
울산 함양집의 것과 전주비빔밥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맛을 냅니다.
배우 배용준이 맛있는 집이라며 벼르다가 올해만 두 번 씩 들렀다는 그런 집인데, 우선 이 집의 비빔밥 맛은 촉촉합니다.
쓱쓱 비벼 고봉으로 한 숟갈을 떠 넣어도 아주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비빔밥은 자칫 나물과 야채 등 고명이 많아 비볐을 때 뻑뻑할 수 있는데, 특히 돌솥비빔밥의 경우 더 그러하지만, 밥, 야채, 나물 등 비빔밥 재료에 배어 있는 맛난 수분이 뜨거운 돌솥에서 증발하기 때문입니다.
이집의 식재료도 여느 비빔밥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시금치, 계란지단, 숙주나물, 생미역다짐(제철이 지나면 김가루), 고사리, 무나물 미나리, 깨소금, 참기름, 고추장, 그리고 고명으로 소고기 함박살을 얹는 게 전부입니다.
소고기는 울산 인근 언양, 두동에서 잡아 온 한우(암소)를 쓰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여 비빔밥 맛의 비결은 평범해 보이는 식재료에 있습니다.
우선 야채는 최고급을 쓴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급적 야들야들한 속살 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부드러움의 비결입니다.
비빔밥 맛을 좌우하기로는 밥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집은 안강미를 쓰는데, 윤기가 흐르고 찰집니다.
놋그릇에 밥을 담고, 갖은 재료와 고명을 얹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습니다.
바로 육수로 함박살을 넣고 끓인 진한 육수를 써서 고소하고도 부드러운 비빔밥 맛을 내게 합니다.
비빔밥과 함께 따라 나오는 국물은 탕국을 쓴다. 무와 두부 조갯살, 홍합살, 소고기 등을 넣고 두어 시간 푹 끓인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히 홍합은 제주 인근 추자도에서 물질해 딴 것을 공수해다 씁니다.
함께 곁들이는 반찬은 단출하면서도 정갈하다. 김치, 물김치, 깍두기, 창란젓갈 김치, 멸치볶음(생선 등으로 매일 바뀐다) 등을 상에 올립니다.
아울러 별미 거리로는 잘게 썰어 장국에 야채와 함께 담아낸 묵 채는 밥이 나오기 전 식욕을 돋우는 묵채와 여린 파만 골라 밀가루와 조갯살, 소고기, 계란, 찹쌀가루 등을 섞어 고명으로 올린 파전이 있습니다.
함양집 052-275-6947
MC> 전통이 담긴 80년의 맛이 정말 궁금하네요. 또 다른 맛 집은?
윤> 우리나라에서 족발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술안주이자, 상업역군들의 별미이자 외식 품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부터 중국인들은 짐승의 몸을 버티는 발에 정기가 모여 있다며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족발은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예전의 족발은 바로 발톱이 있는 발끝 쪽인데, 요즘은 이 돼지발이라기보다 돼지 앞·뒷다리 정강이 아래 부분을 모두 먹는데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에 푹 삶아내 납작납작 썰어 보쌈으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때로는 두루치기나 수육으로도 먹습니다.
그런데 울산에 가시면 지금까지 먹던 족발의 개념과는 다른 족발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즐겨먹든 콜라겐만 있는 미니 족 부위만 숯불에 7번 구워먹는 양념족발이 있습니다.
족발에 콜라겐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 돼지 발목 부위만을 사용한 이 미니 족은 일반 족발에 비해 꼬들꼬들한 맛이 더 강하고 살코기가 거의 없어 그야말로 콜라겐 덩어리라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것입니다.
이 집의 족발은 찌거나 삶지 않고 매운 양념에 숙성시켜 숯불에 구워내는 방식입니다.
한방재료가 들어간 물에 살짝 삶아서 1차적으로 잡 내를 제거하고 3일 정도 숙성된 족발은 숯불에 6번 굽는데, 이 과정에서 겉에 바른 양념이 속까지 배이고, 숯 향이 음식에 가미돼 먹기 좋은 족발구이가 됩니다.
또 다른 특징은 매운 맛입니다.
매운 맛을 더 강하게 내기 위해 국산 고춧가루에 맵기로 유명한 인도산 고춧가루와 말레이시아산 고춧가루를 혼합했고 20여 가지가 넘는 천연재료를 넣어 소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존 족발집과 달리 카페 같은 아늑한 분위기라 여자 손님들이 특히 많이 찾는 이 집은 족발을 먹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불 오리도 준비돼 있습니다.
그리고 김 가루를 비롯한 각종 양념이 들어간 주먹밥을 조물조물 뭉친 주먹밥이 사이드 메뉴로 나오는데 인기입니다.
계란찜과 더불어 매운 입속을 달래주는 추억의 과일 음료수도 준비돼있습니다.
불로군불족발052-248-3119
MC> 진짜 족발이라 맛있을 것 같네요. 한 집 더 소개 해 주시죠?
윤> 매 환절기마다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고, 면역체계도 약해지기 쉬워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찾는 건강관리 방법은 바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하는 것인데, 몸에 좋다는 여러 가지 먹거리가 있지만, 뭘 먹으면 좋을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겨울철 영양보충으로 전복을 추천 해 봅니다.
전복은 비싸다는 생각에 전복을 쉽게 챙겨 먹기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전복은 바위에 붙어 갈색 해조류를 먹고 살기 때문에 그 맛과 향이 배어나며 글리신 등의 성분이 감칠맛을 내고 지방질이 적어, 예로부터 피부미용, 자양강장, 산후조리, 허약체질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식용뿐만 아니라, 약용을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전복을 쪄서 말려놓으면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기는데, 이것이 타우린이라는 성분으로 담석을 녹여내고,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심장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시력회복과 혈압 강화에도 효과적입니다.
또 체내 흡수율이 높아 성장기의 어린이, 노약자 뿐 아니라 출산 후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에게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집의 메뉴판을 보니 전복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합니다.
전복은 기본적으로 전복살을 얇게 썰어 보기 좋고 먹기 좋게 담아 참기름에 살짝 찍어 맛을 보면 바다향이 나면서 느껴지는 단백함, 그리고 쫄깃쫄깃 고소하게 씹는 맛이 일품이라 술안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고급안주입니다.
그런데 이 집에서 추천하는 메인요리는 ‘전복 한방 해신탕’으로 해신탕에는 전복이 6마리 정도 들어가며, 한방육수를 내어 끓여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며 단호박, 누룽지, 대파, 양파, 새우, 낙지, 버섯 등의 야채와 해조류, 그리고 당면이 들어가 4인 이상의 가족단위가 먹어도 넉넉히 즐길 수 있을 만큼 푸짐합니다.
또, 해신탕처럼 전복을 먹기 좋게 자르고, 육수를 만들어 양념을 해 삶은 소갈비와 함께 각종 야채, 만두 등을 넣고 당면을 올려 나오면 테이블에서 끓여 먹는 전복 소갈비찜은,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재료들과 갈비향이 어우러져 육수가 끓으면 얼른 먹고 싶어 군침이 돕니다.
전복 한 마리를 다 먹으려면 반드시 내장을 드셔야 하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개우 해장국은 공기 밥을 추가시키면 서비스로 나오기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며 영양만점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습니다.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 기다리는 시간에 먹기 좋도록 전복죽이 나오며 캘리포니아 롤, 파전, 무채말이, 각종 나물, 샐러드 등 밑반찬으로 나오는 접시들도 10가지가 넘습니다.
백선장 052-257-3282
MC> 전복 좋은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고 이렇게 건강하게 차려먹고 어디를 가 볼까요?
윤> 미색은 아무리 때가 묻었대도 고스란이 드러나는 법인데, 비록 거대한 조선소가 멀리 해안선을 지키고 섰어도 울산 앞바다의 아름다움까지 감추지는 못합니다.
대한민국의 산업을 이끄는 거대한 공업시설로 가득 찬 울산광역시는 미항(美港)의 본색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주 감포로 부터 내려와 비로소 시작되는 울산의 동부 해안은 몽돌이 깔린 해변에 바닷속 기암괴석이 솟아오른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멋진 풍경에 눈이 시리고 훑고 지나는 시원한 바람에 온몸이 다 청량합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올망졸망해진 돌멩이 카페트가 깔린 강동해변을 지나 방어진 쪽으로 가면, 대왕암이 있는 울기공원,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동해의 용이 됐다는 문무왕을 따라 호국룡이 되려고 비(妃)를 모신 곳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보자면 대왕암이 아니라 '대왕비암'이 맞겠지만 붉은 색을 띠는 바위는 경주 문무왕릉보다 '대왕'의 칭호가 더 어울릴 만큼 위엄이 서렸습니다.
울기공원의 곰솔숲길을 따라 십여분 걸으면 별안간 푸른 바다가 펼쳐지며 대왕암이 나옵니다.
대왕암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동해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도시에서 묻혀온 때가 바람에 씻겨 대번에 날아가는 듯합니다.
태화강변 십리대밭은 사계절 푸르름을 간직한 곳입니다.
무려 4.3㎞나 이어진 하늘 높은 대나무 밭이 겨울을 맞은 지금까지도 푸른색을 선사합니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귓전을 간지럽히는 댓잎 소리가 고요한 숲속의 적막을 깨고,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산림욕 아니 죽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겨우내 시달릴 녹색 결핍의 해결책을 의외로 공업도시인 울산에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C> 찾아가는 길?
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를 빠져나와 7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내려가면 방어진을 거쳐 울산으로 들어서고, 돌아오는 길은 부산을 돌아 신부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