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18일 포항영일만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국제 크루즈 시범 운항'이 실시된다. 이번 크루즈 시범운항은 영일만항을 모항으로 하는 시범사업인데, 앞으로 환동해 순환 크루즈 유치에 성공하면, 포항이 환동해 국제 크루즈 관광의 중심도시로 부상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북방항로의 중심도시인 동해항에서 일본 돗토리현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DBS크루즈 훼리가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임시 휴항한다.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크루즈 여객이 감소하면서 경영난이 가중, 임시 휴항을 결정했다고 한다.
DBS크루즈 이용객 수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4만6,00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3만2,000여명으로 70% 수준에 그쳤고, 지난 10월 이용객은 103명으로 전년도(1,153명)에 비하면 10분의 1로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북방진출을 서두르는 포항항의 부상과 겹쳐 동해항에게는 위기감을 안겨준다. 북방항로를 가장 먼저 개척한 곳은 속초항이었지만, 동해시가 그 자리를 꿰찬 게 얼마 되지 않았다.
동해항에 북방항로 모항 자리를 빼앗긴 속초항은 이후 여러차례 신북방항로 개설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내년 3월 또 한차례 시범 운항을 계획중이지만, 이용객이 줄어든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업 시행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동해, 속초항의 정기 북방항로에 비하면 부산항과 포항항을 모항 혹은 중간기착지로 하는 대형 크루즈 사업은 번창일로다. 지난 10월 중순 부산항을 출발한 대형 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는 블라디보스토크에 기착, 엄청난 수의 관광객을 쏟아냈다. 블라디보스토크 도로 곳곳에는 56호차, 57호차 등등으로 적힌 크루즈 승객 전세버스가 오갔다.
내달 포항항을 출발할 크루즈 여객선은 코스타 크루즈사의 네오 로만티카로, '코스타 세레나'호에 못지 않다. 총중량 5만 7천톤. 길이 221m에 최대 수용인원은 1천800명에 달한다. 또 한번 블라디보스토크에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내려 놓을 것이다.
크루즈 여행은 서방에서는 해외여행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 북아메리카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 크루즈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 2015년 200만 명에서 2020년 500만 명에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