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부대’. 우리나라 육군에서 최정예 부대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강원도 철원 육군 제3보병사단 백골부대 백골본당(주임 김선복 신부)에는 ‘백골성당 후원회’(회장 김진옥, 이하 후원회)라는 본당 사목의 든든한 뒷배가 있다.
후원회는 백골부대에서 군복무 중이거나 전역한 병사들의 신자 어머니들 뜻이 한데 모이면서 2011년 12월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정회원 17명과 백골부대 신병교육대 훈련병들의 부모, 익명의 후원자를 포함한 다수의 비정기 후원자들이 후원회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17명의 정회원 가운데 백골부대 현역 병사 부모는 2명이지만 예비역 병사 부모가 11명이나 된다.
자식이 군복무 하는 동안 군본당을 후원하는 일은 어렵지 않게 수긍이 된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품 안으로 돌아왔는데도 자식이 신앙생활 하던 군본당을 계속 후원하는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어 보인다.
후원회 김진옥(안젤라·53·서울 잠원동본당) 회장은 “아들을 2011년 8월 철원 최전방 백골부대에 보내고 난 뒤 신병교육대 봉사단체인 ‘아들사랑 백골사랑’에서 봉사를 시작해 몇몇 천주교 교우 엄마들과 백골성당에서도 봉사와 후원을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후 김 회장은 2011년 당시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 서만규(베드로·서울 잠원동본당) 회장의 지지와 격려로 본격적인 백골본당 후원을 시작해 그해 12월 ‘백골성당 GOP후원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 7월 ‘백골성당 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GOP에서 신앙생활 하는 병사를 우선적인 후원 대상으로 출발했다가 백골본당 전체 병사로 후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후원회 회원들이 병사들에게 쏟는 정성은 어머니의 ‘위대함’이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철원 산골 오지를 멀다 않고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제18연대와 제22연대 GOP 미사에 오는 병사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한다.
제3사단 신병교육대와 백골본당에도 매주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영하 20℃를 넘나드는 강추위를 이기고 미사를 봉헌하러 성당을 찾는 친자식 같은 병사들을 생각하면 서울과 철원을 오가는 왕복 200㎞ 거리가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한꺼번에 500명분 간식과 선물을 준비한 적도 있다.
후원회 열성 회원인 전경숙(마리아·64·백골본당)씨는 2013년 7월 입대한 늦둥이 아들 한종완(요한 세례자·24)씨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백골성당을 찾았다가 후원회와 인연을 맺었다.
그해 12월 24일 병사들과 함께 백골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지금도 교적을 옮기지 않을 만큼 본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회원들은 백골본당에 대한 저마다의 뜨거운 애정으로 아들이 전역해도 후원회를 떠나지 않는다.
백골부대 신교대 영세자가 한 기수에 100명을 넘게 된 일이나 2012년 3월 제22연대 GOP 혜산진공소, 2013년 4월 제18연대 GOP 진백골공소 봉헌에도 후원회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낌없이 힘을 쏟았다.
백골사랑 후원회 김상숙(안젤라·서울 반포본당) 총무는 “요즘 군대 좋아졌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백골부대 병사들은 정말 힘들게 군생활 한다”며 “우리의 활동은 하느님의 섭리일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