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테크노밸리 공사 현장에서 만난 한 인부는 일손을 놀리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18일 광교밸리 현장은 다음달부터 시작될 공사를 앞두고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공사 차량의 진출입을 위해 야산에 깐 아스팔트길을 따라 가면 길 옆으로 철거된 가옥들의 잔해가 곳곳해 쌓여 있다. 서너대의 포크레인이 철거된 가옥을 부지런히 치우고 있다. 포크레인 기사에게 작업을 지시하던 인부 김모씨(43)는 “이곳이 연구개발(R&D)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설 자리인데 지금 공사차량이 들어설 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창한 나무사이로 보이던 기중기 쪽으로 가자 ‘나노소자 팹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나노 연구 중심건물인 팹동이 7층까지 올라간 상태로 연구개발 단지에서 두번째로 빨리 완공될 계획이다. 나노 팹동 옆에는 지난 2001년에 제일 먼저 문을 연 중소기업지원센터가 있다.
광교밸리가 서서히 제모습을 찾아가면서 이곳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교밸리를 중심으로 335만평에 달하는 신도시 수용예정지는 보상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 등지에서 투자 문의가 많다는 게 주변 업소들의 말이다.
◇수용예정지 토지, 아직은 ‘정중동’=하지만 지난 2003년 초에 수용예정지로 발표됨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
인근에 있는 명품부동산 관계자는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인 지난 2002년에는 손바뀜이 활발했었다”면서 “하지만 2003년부터 수용예정지로 발표되고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소망공인 이주완 사장은 “서울 사람들 중에 이쪽을 판교 대안의 투자처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수용예정지는 보상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거래도 까다로워 아직은 정중동의 상태”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소의 관계자는 “서울·분당 등에서 직접찾아오는 손님들이 적지않다”고 말한 뒤 “이주자택지가 딱지로 가끔 거래가 되긴 하지만 활발하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보상가가 발표되고 등기후 매매가 자유로워지면 뜨겁게 달아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용지 주변 아파트는 ‘훈기’=수용예정지와 달리 주변지 부동산 시장에는 벌써 훈기가 돌고 있다. 이의동 광교밸리와 남쪽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원 우만동일대는 판교효과와 광덕밸리 효과가 겹쳐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월드메르디앙 단지 근처에 있는 부동산리더 이영빈 부장은 “판교에 이어 광교밸리의 영향으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어 매물이 좀처럼 없다”면서 “현재 31평형이 3억원 정도에 호가한다”고 전했다.
광교밸리와 북동쪽으로 경계를 이룬 용인시 상현동 일대도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 매물이 귀해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정책으로 지금은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위브 아파트 단지내의 이레 부동산 관계자는 “집 주인들이 이의동 호재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매물을 아끼고 있다”면서 “52평형의 경우 한달새 1억5000만원 올라 6억 이상 부르고 있고 실제 거래도 호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2차 단지를 주로 거래하는 조은공인 박장근 사장은 “32평형은 지난 한달간 약 3000만원 정도 올라 2억8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 정도 호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의동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 현 시세에 일부만 반영돼어 있다고 본다”며 “향후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거나 가반시설이 확충되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