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내연기관의 종말을 준비하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급격히 속도를 늦추고 있다. 가격, 충전, 주행거리 등 문제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타던 소비자들을 좀처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 1분기 하이브리드차 효과를 톡톡히 거둔 이후 관련 투자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앞다퉈 전기차 투자를 발표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로 전략을 선회한 것은 전기차의 문제점을 단시간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싼 배터리 원자재 탓에 가격을 쉽게 낮추기 어려운 데다 내연기관 만큼 충전이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가솔린, 디젤 차량 대비 배터리 모터를 함께 탑재해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친환경에 가깝다. 솔린, 디젤차 보다 장점이 확실하니 가격도 비싸지만, 전기차보다는 저렴해 오히려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통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자동차업체들의 입장에서는 하이브리드로 선회하면 수익을 오히려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전기차의 경우 개발비용은 물론 원자재 가격이 높아 마진을 크게 남기기 어렵지만,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개발을 마치고 판매하던 내연기관차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면 돼 상대적으로 기술 비용이 적게 들고, 마진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이브리드 지속현상은 전기차 캐즘이 끝나기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며 "디젤차는 환경문제가 걱정되고, 전기차를 사자니 충전이 걱정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