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
본사에서 고충처리인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나는 나의 퇴임을 생각해
보았다. 정년퇴임이 2년 남짓 남았음을 생각하며 내 나름대로 몇 가지
퇴임 준비를 시도하였다.
그중에 하나는 내가 젊어서부터 좋아했고, 연수 교육 강사로 참여할 때
마다 한시 한편씩을 연수받는 사우들께 소개했던 일을 떠올리며, 한시를
사우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사내 게시판인 코비스(kobis)에 우리나라 선현들의 한시 작품을
‘한시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이 일은 매주 목요일
마다 한시 한편씩을 소개해 나갔다.
그 결과,
첫 번째로 을지문덕 장군의 작품부터 시작하여, 조선 왕조 후기에 이르기
까지 대략 120여 편이 소개되었다. 1년에 52편이었니, 2년하고도 5개월
정도를 꾸준히 시도한 셈이다.
내가 이 일을 추진한 것은, 한시 애호가로서의 한시 사랑에 기인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동안 나에게 베풀어 준 사우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지역방송국에서 함께 근무하고, 본사에서 함께 근무하며 받은 사우들
사랑에 조금이라도 감사의 정을 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러한
나의 한시 소개가 당시 사우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내가 올린 글에 대해 리플과 간간이 이메일로 격려해 준 사우 분들이
적지 않았기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작은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