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많이 먹는 것이 김부각이다.
날시가 좀 풀리고 햇볕이 따듯해지면 어머니는 김부각을 만들었다.
우리가 많이 먹었던 기억은 없는데
아버지가 좋아하던 것이었을까?어머니는 봄이면 어김없이 김부각을 만들었다.
아래는 상품성이 떨어져도 좀 저렴한 것을 깔고 위에는 땟갈 좋은 김을 올려서 깨를 꼭꼭 찍어 붙이면 보기도 참 좋았다.
요즘 시간이 좀 넉넉하다.
수업도 없고 흙을 파야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혼자 뒹굴뒹굴하다가 생각하니 이리 시간 있을 때 냉장고 차지하고 있는 김 꺼내다가
부각이라도 만들어 두어야겠길래 시작을 하였다.
거실에 온도를 높히고 바닥에 깔것 세탁기에 넣어서 빨고
청소를 야무지게 해야 한다.
먼지나 머리카락이 있으면 안된다.
더구나 요즘은 머리카락이 잘 안 보인다.
아마도 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깔 망사가 다 씻어지기 전에 김 꺼내다 놓고 찹쌀가루 풀어서 풀 수어서 양념해 두고
수비깨도 챙겨두었다.
하려고 보니 재료가 다 집에 있다.
그렇게 재료를 준비하는 사이 점심 시간이 되어 밥 먹고 시작했다.
10장씩 4줄 발라서 널고 깨 찍어서 모양 내고
반복해서 하는데 허리가 아팠다.
시작한 것이니 다 해야지 하다가 피식 웃었다.
엄마에게 자꾸만 일 많이 한다고 잔소리를 할 때면
"시작한 것을 어덯게 그만 두것냐? 끝은 봐야제"
그 끝을 본다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간다는 사실에 늘 잔소리를 해 댔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일을 해 봐도 그렇다.
좀 무리가 가더라도 손 댔을 때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오늘 일이 그랬다.
번쳐놓고 느리고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풀 두 냄비 만들어서 다 하고 나니 6시가 되었다.
허리가 아파도 어쩔 수 없다.
기어이 다 했다.
저녁에는 마른 것 차곡차곡 포개서 펴지도록 해 두었다.
늦게 한 것이 아직 덜 말라서
오늘 밤은 늦게 가지 일을 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도 새벽에 군에 기금 신청서 내 버려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