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산행-화양계곡과 도명산
화양분소-화양교-학소대-도명산-첨성대-매표소
2008년 5월 24일 토요일 신선부부
대구에서 상주를 거쳐 새로난 청원간고속도로를 달려 화서IC로 나옵니다. 화서에서 화북으로 가는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적한 시골길이 훼손되는 것이 아쉬었지만 개통이 된다면 속리산으로의 여행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대구에서는 이미 져버린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 은은한 향내를 풍깁니다.
화양분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처음 만나는 성황당입니다.(오전 11시30분) 아마도 오래 전에 이곳에 마을이 있었나 봅니다. 고사목이 성황당을 더욱 신비스럽게 만듭니다.
매점 옆의 계곡을 보니 벌써 물놀이를 나온 가족들도 있습니다.
화양동탐방지원센터에서 지도를 하나 받아들고 나무가 우거진 신작로를 따라 걷습니다.
아마도 이곳은 그전에 야영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국적으로 보이는 저 멋진 건물이 화장실입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하늘하늘한 갈대가 손짓하는 자연관찰로를 지나고 댐처럼 물을 막아놓은 화양2교를 건너면 길 건너 운영담이 보입니다.(오전 11시 53분)
제2곡이라는 안내를 보고서야 제1곡인 경천벽을 놓친 것을 알게 됩니다. 경천벽은 주차장에 이르기 전이라 주로 차를 탄 채로 지나치고 맙니다.
가게 건너편에 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운영담 앞 모래사장으로 내려설 수 있습니다.
근처 가게에서 펼쳐놓은 천막을 보고는 내려오면서 막걸리 한 잔 할 장소로 점을 찍어둡니다.
큰 길로 올라서지 않고 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근처에 제3곡인 읍궁암이 있다고 했는데 미리 공부를 하지 않은 탓에 그냥 놓쳤나봅니다.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다는 화양서원입니다.
오렌 세월을 견뎌온 것 같은 느티나무 뒤로 보이는 것은 화양서원 묘정비입니다
맑고 깨끗한 물의 모래알이 금싸라기 같았다던 금사담 근처에는 여름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는 암서재는 공사중이어서 들르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바라봅니다.
화양3교를 건너기 바로 직전에 도명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안내판이 있습니다. (12시 20분) 매점 주인이 학소대에서 올라 이곳으로 내려오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을 해서 그 의견을 따르기로 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첨성대가 더 잘 보입니다.
첨성대 안내판을 지나면 가게들이 보이고 채운암가는 길 안내판도 보입니다. 구름이 머무는 절이라... 가게 옆으로 해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넓적한 암반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풍경사진을 찍을 때 가끔은 사람들이 나타나면 반가울 때도 있습니다. 바위의 규모를 알 수 있으려면 모델이 필요하지요.
채운암입구에서 와룡앞에 이르는 길에는 나무들이 쭉쭉 뻗어있습니다. 이상하게 이곳까지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지 무척이나 한적합니다.
제6곡인 능운대가 있다는데 나무 숲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고 제7곡인 와룡암입니다. 바위 바로 아래에서 상를 펼치고 식사를 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 규모를 다 담지 못합니다. 저 멀리 학소대로 가는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오던 길을 계속 진행하면 제9곡인 파천에 이릅니다. 화양구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도명산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제8곡인 학소대로 가는 구름다리 입구에는 돌에 '고심'이라는 시가 적혀있습니다.
백학이 살았다는 학소대입니다.(12시44분) 구름다리 위에서 보니 지나온 어느 계곡에서인가 대학생 때 야영을 왔던 기억이 납니다. 텐트를 치고 빗물과 모기가 범벅이 되었을 라면을 맛나게 먹었던 그 때 그 기억이....
숲이 우거진 오솔길 완만한 오르막을 오릅니다. 낮은 안부를 지나니 티없이 맑은 작은 계류가 쉬었다 가라고 유혹합니다. 간단하지만 싸온 점심을 먹습니다.(1시30분에 출발) 계곡을 따라 걷다가 잠시 급하게 오르면 10분만에 안부에 다다릅니다. 나무들 사이로 계곡 건너편에 있는 허연 바위산이 건너다 보이기도 합니다.
다시 오르막을 오르다가 만나는 바위입니다
화양구곡에 놀러왔다가 도명산에 산행을 나선 사람들이 많은지 내려가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 합니다. 소나무의 뿌리인지 가지인지 마치 사람이 운동하듯이 다리를 벌리고 있는 소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중간 중간 오솔길 같이 편한 길을 걷기도 하고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기도 하고 쇠난간을 잡고 바위 옆을 씨름하며 지나기도 하다보니 마애불입니다.(2시23분) 학소대 근처 점심식사 장소에서 출발한 지 50분 정도가 지났습니다.
도명산 제일의 경승지라는데 과연 그렇습니다. 바위 뒤를 돌아서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고려시대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석불이라는데 한 켠에는 약수터도 있습니다.
이러저리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10분을 보냅니다. 마지막 만나는 철계단을 씩씩 거리고 오르니 시원한 조망과 멋진 소나무들이 우리를 맞이합니다.(2시 49분) 학소대에서 1시간 20분정도 걸린 셈입니다.
어떻게 이 정상에 이리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는지...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돌아서니 전망 좋은 곳에 다정하게 부부가 앉아서 담소를 나눕니다.
하늘이 맑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오른쪽 허연 바위 쪽이 내려가는 길입니다.
정상에서 첨성대까지는 3.2km라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둥글둥글한 바위들과 현란한 곡선을 그리는 소나무들이 많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면서 멀리 채운암과 화양계곡을 내려다 봅니다. 능선을 따라서 내려가다가 아마도 오른쪽 산허리를 돌아내려갈 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15분쯤 내려오니 이런 굴을 통과합니다.
사실 옆으로도 길이 있는데....
굴을 지나고 나면 다시 편안한 능선 소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도명산 정상에서 1km를 내려오니 나무 사이로 조망이 좋은 곳을 발견합니다. 멀리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바위들이 허연 제 살을 드러내놓고 있습니다.
첨성대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로 내려가다 다시 평지를 한 참 걷다가를 여러번 반복합니다.
안내판이 없지만 아마 첨성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채운암과 화양3교가 내려다보입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왔는지 아래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곳을 통과하고 나면 거의 80도 수준의 철계단을 몇 개 내려갑니다.
아직은 이른 여름철인가봅니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계곡에서 한적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순수한 산행시간만은 3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매점 주인 말대로 학소대에서 올라 첨성대로 내려오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올라갈 때 보아두었던 운영담 맞은편 천막에 자리를 잡습니다.
햇살이 들기 시작하니 맑은 물에 운영담 바위와 송림이 그대로 반사됩니다. 가게 주인은 귀찮아하면서 아카시아 꽃잎이 자꾸 흩날린다고 투정을 하지만 눈송이처럼 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는 우리는 마냥 좋기만 합니다.
옆자리에 앉아 백숙을 먹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잠시 엿듣습니다. '다음엔 꼭 와이프들이랑 아이들을 꼭 데리고 옵시다. 아, 이러고 있으면 도끼 자루 썪는 줄 모르겠어. 가는 길이 머니 어서 일어나세.' 두시간을 마냥 앉아서 풍광에 취해 있었건만 아직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화양2교를 건너면서 보니 새 한 마리가 배웅을 해 줍니다.
하루종일 하늘을 뒤덮던 구름은 모두 물러갔습니다. 내일은 날씨가 화창하겠구나 생각하니 더 아쉽습니다.
산책로가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는가 하면 원시계곡처럼 제멋대로 자란 풀들과 바위가 잘 어울리는 곳도 있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아카시아 향내도 우람한 느티나무들의 속삭임도 모두 이제는 여름인 걸 하며 알려줍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계곡으로의 여행은 한여름이 아니라 여름이 시작되는 오월에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2008년 오월에 대구에서 신선과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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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멋집니다. 어서 가 보고 싶어요. 화양계곡과 도명산~~~맑은 물과 잘 생긴 바위와 나무들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아요.
가고 싶다는 진한 유혹에 몸둘 바를 몰라 합니다. 꿈사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