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 통신 28( 7월 24일 수)|마애불 통신 (텐트 서신)
文慧 | http://cafe.daum.net/bodydhamma/MjWx/31
비바람에 일렁이는 촛불과
흩어져 가는 향의 연기와
천정 바위에서 춤사위를 멈추지 않는 넉줄고사리의 손과
넉줄고사리의 춤에 반해 함께 휘모리 가락으로 춤을 춰대는 나무들을 관찰하며
몇 년 전 불어 닥쳤던 무소유의 광풍이
뜨겁게 들숨 날숨이 되어
몸을 타고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
정작 자신들은 그렇게도 소유를 갈망하면서
남들에게는 왜 무소유하기를 희망할까요.
그러면서도 무소유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업신여기고 대놓고 멸시를 감추지 않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요.
사람은 극도로 비워짐을 두려워합니다.
그것을 채우기 위하여
돈과 권력과 명예와 사랑을 추구합니다.
그것은 본성입니다.
나는 그 본성을 긍정합니다.
본성을 추구한다고 하여 비난할 명분도
비난받아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비난받아야할 점은
속으로는 본성을 얻고 싶어 잠을 설치면서도
입으로는 나는 욕망을 멸시한다고 말하는 태도입니다.
나 또한 한 순간도 본성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억지로 그것을 얻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한순간도 구애받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구애는 성공할 수도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무소유하며 남의 멸시를 받을지언정
선택받으려고 비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침 일찍 마애불 동굴에 누군가 다녀갔더군요.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거북한 냄새가 나더군요.
그도 본성의 성취를 기도했겠지요.
요전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그의 마음도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짓은 하지 않아야 됩니다.
오늘도 소주를 뿌리며 기도했던 그분의 기도가 이뤄지길 함께 기도합니다.
-마애불에서 용세지심-
文慧 - 용세시짐: 마애불 통신은 감흥이 일어 즉흥적으로 문장을 구성하기에 어순과 철자가 틀릴 수 있으니 교정해 올리세요.
文慧 - 문혜: 오래 전에 향싼 종이 향기 나고 생선 싼 종이 비린내 난다는 책제목인가로 빅히트를 첬다. 스캔들로 조용해진 어느 스님의 책 제목이 생각나는군요. 술 담배하는 저희들도 본인이 아니할 땐 냄새조차 싫은데 새벽 소주 냄샌 정말 싫었겠습니다. 기도야 말할 것도 없이 제사조차 살아있는 자의 욕망이 투여된 거라는 스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시골 온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여기선 돈 쓸 일이 전혀 없어요. 카드도 지갑의 비상금도 그대로예요. 제가 천렵하지 않으면 호박찌개와 오이무침이 매일 올라와 제가 스님 식단이라고 투정할 정도니까요
┗ 文慧 - 제가 무소유를 실천(?)하지 않나요? ㅋㅋ 근데 현수가 학원비 부쳐달라고 문자가 왔네요.
┗ 文慧 - 용세지심: 우리가 현실세계에 발을 딛고 있는 한 무소유를 말할 수는 있지만 무소유로 살 순 없어요. 생명은 먹지 않고는 유지기 불가능해요. 먹지 않고 산다는 것은 사기일 뿐이지요.
붓다에게 농부가 찾아왔을 때, 아난에게 밥을 주고 잠을 자게 하라고 붓다께서 이르지요. 아난이 돌아와 왜 법을 설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지금 농부에게 필요한 것은 법이 아니라, 밥과 휴식이라고 하시지요.
난 제발 붓다의 제자들이 붓다께서 말하는 무소유의 뜻을 다시 한 번 새김질 해보기를 바라지요. 문자를 따라 읽지 말고 붓다의 마음을 읽어야 지금의 가르침으로 내 마음 속에서 살아있는 숨결로 약동할 수 있지요.
┗ 文慧 - 용세지심: 그저 눈을 따라 문자를 읽으니 현실과 가르침과 괴리되어 죽어버리게 되지요. 현수가 바로우리가 숨 쉬고 발 딛고 있는 세계는 현실임을 일깨우는 것이지요.
내가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살아 있는 것이 두렵다는 뜻도 그런 연유입니다. 아직 우린 먹어야 살 수 있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생명들이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이 땅은 평등과 평화가 살아 숨 쉬는 불국토, 마이트레야의 땅이 됩니다. 그 때까지 우리가 눈물을 떨구며 이를 악물며 인내하며 견디면 참 수행 참 기도가 되겠지요. 댓글이 길어졌네요.
文慧 - 스님 문자 통신에 이제는 답하지 않을 거예요. 개그를 다큐로 받는 바람에 긴 설교의 답신이 오고야 말았는데, 스님 손가락은 얼마나 아플 것이며 또 MMS문자는 요금도 비싸잖아요.
┗ 蓮庵(반달곰) -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 ㅋㅋㅋ
-┗ 靑蓮(鄭蕙淑) - 문혜공! 스님의 손이 아프시긴 하겠으나 마애불 통신 뒤의 이런 답글들이 우리에겐 더없는 양식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혜기에 스님과의 문자대화가 더 풍요롭고 다양해진다고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통신비는 걱정하지 마시고- 스님이 떠나실 때 통신비는 제가 책임져드린다고 연락 끊는 일은 없도록 부탁드린바- 하시던 일(?)계속 이여주시길 바랍니다.ㅎ 건강히 잘 지내시구요~~!!^^
법화 - 불행과 고통에도 견딜 수 있는 선이 있듯이 욕망과 쾌락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믿습니다. 바로 그 선을 찾는 것이 석가모니의 뜻이 아닐런지....
해님 - 스님과 문혜님의 대화 내용이 정말 맛나게 재미있습니다. ^^
혜천스님 - 초기불교전공 흥천사주지
보리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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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사근본불교대학源佛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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