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raine aura가 다시 나타났다.
2019년, 2020년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2023년 3월 21일 드디어 '그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밤 12시 10분경 시야에 이물감이 느껴졌고, 1~2분이 지나자 migraine aura가 분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2019년에 비해 특이한 점은, migraine aura의 지속시간이 2시간 남짓으로 매우 길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았다는 것이다(한쪽 눈 가리기, 안경 쓰고 벗기, 화장실 다녀오기(일부 편투통은 소변을 많이 보면서 해결이 되기도 하기에), 불끄기, 눈감고 잠 청하기 등등). 결론적으로, 무슨 짓을 해도 사라지지 않던 migraine aura가 어떤 시점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실험을 하면서 aura의 움직임과 패턴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는데, 1사분면에서 3사분면을 따라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일관된 운동성을 보이는 작은 aura가 1시간 가량 연속적으로 나타나다가, 이윽고 내 주먹만한 aura가 나타나서 그 외연을 점점 키우고 그 빛도 점점 강하게 뿜어내는 형상을 1시간 가량 보였다.
2019년도의 aura는 육체적 노동에 이어진 광반응이 traigger가 되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108배를 하던 중(72배의 시점에서), 빛을 바라보는 순간 Migraine aura가 나타난 것이다. aura가 사라진 이후에, 경미한 편두통이 시작되었다는 점도 지난번과는 다른 부분이다.
예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aura가 타나나자 신비롭고 두려운 마음이 함께 들썩였다. 내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이게 정말 '뇌'만의 문제인 것인지, aura가 너무 강렬해져서 이러다가 시각이 아예 손상되는 것인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 모든 걱정들 중에도, aura는 참말이지 찬란한 빛을 뿜어대며 내 시각을 아름답게 손상시키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생리학적, 미학적 경험이다. 이 공포와 이 아름다움!
아침이 되자 다행히도 시각은 회복이 되었으나, migraine aura가 다시 발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기보다는, 몸의 상태)이 지속되고 있다.
이 뭣고, 를 잠잠히 되내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