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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3일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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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오늘 복음에 나오는 포도밭 주인의 비유는 하늘 나라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아침부터 일한 사람에게나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사람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똑같이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의 셈법으로 시기 질투하는 일꾼들은 정의를 요구하는 사람들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영광의 차이가 있어도,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기에 나보다 더 큰 다른 사람의 영광을 부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합니다. 포도밭 주인은 너그러운 하느님을 표상합니다. 맨 나중에 온 일꾼에게도 후하게 하루 품삯을 주신 하느님은 옹졸한 분이 아니심을 알려 줍니다. 저녁 무렵이 되어 일할 것이 없는 일꾼에게 일자리를 배려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당신의 은총을 받아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남이 자신보다 더 인정받고 영광을 받을 때에 상처받고 시기심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인간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잘것없는 일처럼 보일지라도 하느님 눈에는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들이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영원한 생명은 은총의 선물입니다. 신앙을 부모에게 물려받아 일찍부터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나 나이 들어 뒤늦게 하느님을 섬긴 사람이나 모두 은총의 자녀입니다. 이러한 은총에 감사하는 신앙인이 됩시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저는 1982년도에 신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당시에는 대학입시 제도가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저희는 ‘졸업정원제’라는 제도에서 입학하였습니다. 대학은 입학정원보다 많은 학생을 선발하였습니다. 주변을 보면 졸업정원제의 혜택으로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성적이 조금 부족했지만 대학에 와서 열심히 공부하면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좋았어도 대학에 와서 학업을 게을리 하면 졸업하기 어려웠습니다. 신학교는 졸업정원제로 학생을 선발했지만 중도에 다른 길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졸업정원제에 해당되는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지금 신학교는 상대평가를 하지는 않습니다. 정원에 부족하더라도 ‘인성, 지성, 건강, 영성’을 겸비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사목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는 ‘경쟁, 성과, 능력’에 의해서 발전, 유지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회는 기본적으로 ‘상대평가’를 통해서 사람을 선발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자신이 일할 회사를 상대평가를 통해서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는 진화의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진화는 ‘적자생존, 약육강식, 자연도태’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은 자본주의라는 틀은 유지하지만 사회복지 시스템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밀린 사람도,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장애를 지닌 사람도 적절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이루어지는 사회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진화의 패러다임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관점에서, 하느님 나라의 패러다임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외로운 이, 장애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누가 강도를 맞는 사람의 이웃인지를 되묻고 계십니다. 지금 가난하고,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상대평가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회개하는 사람, 회개한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 하느님의 뜻을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의 평가방식은 절대평가였습니다.
이는 신앙인들이 가야 할 ‘하느님 나라’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지치고 힘든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오십시오. 나의 짐은 가볍고, 나의 멍에는 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집에는 머물 곳이 많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먼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은 여러분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주변은 상대평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회입니다. 노력을 많이 해도 경쟁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가정 형편에 따라서 출발선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성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삶이 행복하지 않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영원한 가치와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오늘 ‘걱정 말아요 그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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