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개화산에 6‧25전쟁 상흔이
-미타사 호국충혼위령비
홍재숙
그 이름도 숭고하다. 서울 강서구 김포개화산지구전투 호국충혼위령비!
1950년 6월 26일,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과 마주 보는 산, 개화산 골짜기에서 북한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사흘간이나 벌어졌다. 북한군의 남침 다음 날인 26일부터 30일까지 치러졌던 전쟁이다. 육군 제1사단 11, 12, 15연대 소속 장병들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북한군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받고 장렬하게 싸워 숭고한 목숨을 나라에 바쳤다. 1,100여 명이 전사하고 37명의 생존자만 살아남았다.
장병들의 영혼이 너울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목격한 그 날의 개화산 골짜기는, 오늘은 푸르른 신록으로 무성하게 자라서 역사를 껴안는다. 죽음을 각오하고 최후의 방어진을 친 장병들은 가족에게 보낼 최후의 편지를 골짜기에 풀어놓았다. 장병들의 사연을 읽은 개화산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바람에게, 풀죽은 햇살에게 소식을 전하라 했다. 장병들은 아군으로 위장복을 입은 북한군 대병력의 공격에 맞서 장렬하게 전투를 벌였다. 비록 본부와 연락이 끊기고 탄약과 물자보급이 끊어져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전투를 치렀다. 곁에서 총탄을 맞고 전우가 쓰러져도 이 악물고 싸웠다. 3일, 72시간 동안의 전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