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전쟁위기 고조시키고 동북아 대결 격화시키는
핵항모 칼빈슨 부산 입항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하라!
사드 운용 연습 중단하고 사드 배치 철회하라!
3월 1일부터 시작된 독수리연습에 이어 13일부터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을 신속히 전개하기 위한 지휘소연습 키 리졸브가 시작된 가운데 내일 핵 항공모함 칼빈슨(CVN-70)이 부산에 입항한다.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에서는 대북선제공격을 위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비롯하여 한미연합 해병대 상륙훈련 등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체제붕괴까지 상정한 초공세적인 한미연합연습이 실시된다.
이미 독수리연습에 참가하고 있는 칼빈슨 함은 대표적인 선제공격 전력이다.
칼빈슨 항모 강습단은 기함인 니미츠급 항공모함 칼빈슨 호를 비롯해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항모비행단 등으로 구성됐다.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갖춰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칼빈슨 부산 입항을 시작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미국의 전략무기가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된다. 칼빈슨호에는 북한 수뇌부 제거 임무를 부여받은 네이비-실 대원들도 탑승했다고 한다.
대북 선제공격적인 군사전략에 따른 작전계획과 연합연습, 이를 위한 무기체계의 전개는 한반도에서 핵전쟁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첨예한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켜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세계 어디서도 벌일 수 없는 최대 규모의 선제 공격적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 자체가 유엔헌장 2조 4항이 금지하고 있는 ‘무력의 위협’에 해당하며, 평화적 통일을 천명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 4조와 5조 위반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연합연습을 비롯한 일체의 대북 공격적 군사태세 강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촉구하며 핵항모 칼빈슨의 부산입항을 단호히 반대한다.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4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당국이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TDS)과 4D 작전개념 이행지침 실행력 제고’에 촛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핵 또는 재래식 정밀유도무기로 선제공격을 한다는 전략이다.
4D 작전개념은 선제공격을 의미하는 MD 공격작전을 구체화한 것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맞서 북의 핵, 미사일 기지, 지도부를 선제 타격"한다는 초공세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한미양국의 초공세적인 한미연합연습에 맞서 북한도 ‘초강경 대응조치’, ‘선제공격’,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핵불벼락”을 거론하며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진행하는 등 한반도에서는 극한적인 대결구도가 조성되고 있다.
한미양국의 군사적 압박은 북핵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북한의 핵전력 강화로 귀결되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미당국은 연합연습 중단, 또는 규모 대폭 축소와 공세적 성격을 방어적 성격으로 전환하고 북한도 탄도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을 중단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대결의 악순환을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한미연합연습으로 인한 군사적 위기의 고조는 동북아에서 MD 및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과 일본에게 기회와 명분을 제공한다.
한미당국은 박근혜 탄핵과 파면 사태로 인해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사드 한국 배치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산 공군기지에 발사대 2기와 일부장비를 반입하고 이르면 4월부터 작전운용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한미양국은 이번 연습에서 사드의 운용 절차 연습을 실시한다고 한다. 사드 레이더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를 한미 양국군의 탄도탄 작전통제소(TMO-cell)가 공유한 뒤 요격미사일을 쏴 파괴하는 절차를 숙달한다는 것이다. 한미당국은 이 훈련을 북한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남한으로 향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사드로는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사드 체계와 훈련은 대 중국용임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한미연합연습의 주요 대상과 성격이 남한 방어가 아닌 선제공격으로, 대북 작전에서 북한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일 동맹의 집단방위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한미일 국방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12월에는 한미일 안보회의에서 단독 또는 양자 간 연합훈련에 대한 상호 참관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으므로 이번 연습에 어떤 형태로든 일본 자위대가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호섭 전 해군참모총장도 이미 2015년 9월에 “대북 억제 차원에서 ‘키 리졸브’ 훈련에 일본도 참여해 연합훈련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한미연합연습은 일본까지 끌어들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습에 동원되는 상륙수송함 그린베이 함이 일본 사세보 기지에서, F-35B가 이와쿠니 기지에서 발진하는 것도 예사롭게 볼 일은 아니다.
칼빈슨 함도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처음으로 일본 자위대와 전술․통신훈련을 진행했는데, 부산 입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미일 협력이 진행되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대북 전쟁연습의 수준을 넘어서는 이번 연습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격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에 우리는 이번 연습에서 사드 운용 절차 점검 훈련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사드 한국 배치를 포함한 동북아 MD 및 동맹 구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
한반도 문제는 전쟁의 방식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특히 박근혜 탄핵 이후 어수선한 정국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세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향후 원만한 한미관계 수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부산이 핵 추진 무기체계를 비롯한 전쟁물자가 드나드는 도시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는 한반도는 물론 부산 시민의 평화와 안정을 근본에서부터 위협하는 일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한반도에서 핵전쟁위기를 불러오고 동북아에서 대결을 격화시키는 핵항모 칼빈슨 부산 입항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중단을 촉구한다.
2017년 3월 14일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부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