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기장 총회 교육원 사순절 묵상집
3월 30일 부활절 전 토요일
사순절 40일째 : 하나님의 은혜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
○ 찬송 533장 우리 주 십자가
○ 말씀 : 베드로전서 4:1-8
1. 그리스도께서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으니 너희도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 이는 육체의 고난을 받은 자는 죄를 그쳤음이니 2. 그 후로는 다시 사람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육체의 남은 때를 살게 하려 함이라 3.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 4. 이러므로 너희가 그들과 함께 그런 극한 방탕에 달음질하지 아니하는 것을 그들이 이상히 여겨 비방하나 5. 그들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로 예비하신 이에게 사실대로 고하리라 6. 이를 위하여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었으니 이는 육체로는 사람으로 심판을 받으나 영으로는 하나님을 따라 살게 하려 함이라 7.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8.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빌라도 법정의 소란스러움도 군중들의 외침도 잠잠해졌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은 아리마대 사람 요셉에 의해 돌무덤에 안치되었습니다. 안식일인 토요일 예루살렘 거리는 조용했고 사람들의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이날도 해는 동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잊은 듯 평범한 일상과 안식일이 주는 고요함의 시간이지만 그 아래에서는 하나님의 또 다른 역사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은 죄인 된 사람을 구원하고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가 없으신 분이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전적인 순종과 희생으로 육체의 고난과 죽음을 짊어지셨습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이전의 삶을 끊고 예수님의 마음과 정신으로 무장되어야 합니다. 이 땅에 사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는 그의 책 『나를 따르라』에서 “값싼 은혜는 회개 없는 용서의 설교요, 공동체의 징계가 없는 세례요, 죄의 고백이 없는 성찬이요, 개인의 참회가 없는 죄 사함이다. 값싼 은혜는 본받음이 없는 은혜, 십자가 없는 은혜,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내 몸에 채우지 않으면서 십자가의 고난 없는 영광, 십자가의 죽음 없는 부활만을 바라는 신앙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값싸게 여기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 이전의 삶이었던 음란, 정욕, 술 취함, 방탕과 향락 그리고 우상숭배를 청산해야 합니다. 이것은 모두 사람들의 결핍된 욕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욕망은 끝이 없고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자아중심에서 타자 중심의 삶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우상이란 꼭 나무나 돌로 만든 형상뿐만이 아니라 내 마음에 중심을 차지하고 앉아 나를 조종하고 지배하는 모든 것입니다. 이것들과 결별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그의 고난을 내 육체와 마음에 채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근신하며 기도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미 다가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PRAY -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 우리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 없는 영광과 부활만을 바라지 않게 하옵소서. 나 중심의 삶에서 다른 사람을 위한 삶으로 바꾸어 살게 하시고, 이 땅의 고난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에 함께하며 살게 하여 주옵소서. 그래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값있게 감당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