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감상
퇴계선생은 학자이면서 시인이었다. 약 2300여수의 한시가 현재 전해지고 있지만, 여기 감상하고자 하는 '도산십이곡'이라는 한글 고어 시조를 12곡 지었다. 퇴계는 ''우리 동방의 가곡이 무릇 음란한 노래가 많아서 이야기할 만 하지도 못하다고 하였다. '한림별곡' 같은 것들은 문인의 입에서 나왔지만, 으스대고 마음대로 하고 게다가 외람되고 버릇없이 하니 군자가 마땅히 높일 바가 아니다'' 라고 개탄하면서 내가 도산 육곡 둘을 지으니 하나는 뜻을 말함이요, 다른 하나는 학문을 말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즉, 전육곡은 '언지'(言志)를 노래한 것이고, 후육곡은 '언학'(言學)을 노래한 것이다. 퇴계가 65세 되던 해인 1565년 을축년에 완성하여 발문을 지었다.
여기서 한 곡씩 살펴보고자 한다.
제1곡
이런달 엇더하며 뎌런달 엇다하료
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다하료
하말며 泉石膏황을 고텨 므슴하료
목판 원문의 글이며, 현대어로는 아래와 같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초야우생이 이렇다 어떠하리
마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리요.
<단어 해설>
초야우생(草野愚生) :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 자신을 낮추어 겸양, 겸손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천석고황 [泉石膏肓] :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연에 묻혀 살고 싶은 마음의 고질병. 즉, 산수를 즐기고 사랑하는 것이 정도에 지나쳐 마치 고치기 어려운 깊은 병
泉石 : 물과 돌이 어우러진 자연의 경치
膏肓 : 심장의 아래쪽과 횡경막의 윗부분 사이.
인체의 가장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병이 들면 낫기 어렵다.
<감상>
제1곡은 도산십이고의 전 6 곡 중의 서곡이다. 아름다운 자연에 순응하면서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마음을 담고 있다.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사랑하면서 선량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선비의 검박한 인생관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