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봉현면에 소재한 봉현농공단지 내 직물제조업체들은 여름철이면 24시간 내내 기계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최근 시원한 소재로 널리 알져진 풍기인견직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미화직물(대표 차동선. 53)도 바로 이 중 한 곳이다.
|
|
|
|
▲ 직조기를 둘러보고 있는
미화직물 차동선 대표 |
|
이 회사 대표 차동선씨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2대째 직물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89년 농공단지 준공과 동시에 현재의 자리로 이전해
50년 전통의 영주지역 최대 인견직 전문생산업체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여름철이면 250여평 규모의 공장 안에 설치된 셔틀 체인지(직조기) 32대가 쉴 새 없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24시간 내내 가동 중에 있지만
주문물량을 제때 맞추기엔 역부족일 정도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영주, 안동, 봉화 등 북부지역을 비롯 서울 동대문 시장과 대구 서문시장 등 대도시로 납품되고 있다.
지난해 의류, 침장 등에 사용되는 풍기인견 나염 원단은 대부분 이 업체에서 생산했으며 올해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 중견기업으로
급성장 했다.
시설 자동화로 직원은 7명뿐이지만 하루평균 매출액이 3~400만원, 많을 때는 1천500여만원을 훨씬 웃돈다. 여름 한철 동안 벌어들이는
매출은 4억 5천여만원 수준.
차 대표는 "풍기인견의 소재 특성상 여름철에 주로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는 주문이 없어 휴업상태이지만 여름철 3~4개월 동안은 쉴 새
없이 기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
▲ 풍기인견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미화직물 차동선 대표 |
|
최근에는 공장 내
한켠에 이불, 의류 등 인견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60평 규모의 판매점도 문을 열었다. 시중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소문으로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업체가 이처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이 회사 대표 차씨의 지난 20여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가 뒷받침 됐다.
물에 약한 풍기인견의 특성 때문에 나염처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그동안 제품화되지 못하던 것을 거듭된 연구 끝에 열처리과정에서 온도조절을 통해
완벽한 착상에 성공, 다양한 색상의 풍기인견 제품을 개발해 낸 장본인이 바로 이 회사 대표 차동선씨이다.
|
|
|
|
▲ 쉴 새 없이 돌고 있는 있는
직조기들 |
|
그는 또 지난해 10월 풍기인견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 소재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시험결과를 토대로 여러 차례 실사를 거쳐 영주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경북공동의류브랜드인 '실라리안' 인증업체로 지정받기도 했다.
그는 "풍기인견이 소비자의 인기를 얻다 보니 원단을 구입하고 나염처리를 한 뒤 다시 원단생산지로 싼값에 역수입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처음부 터
풍기인견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결국 피해를 주고 있는 꼴"이라며 과당경쟁을 우려했다.
차씨는 또
"공장이 소음과 야간근무 등으로 근무여건이 열악해 인력이 부족한 데다 여전히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가 까다롭다"며
"우수업체에 대해 장기저리 자금지원 등 국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
|
|
▲ 공장
내부 |
|
풍기인견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펄프 천연소재이기 때문에 세탁을 하면 원단이 줄어드는 특성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차씨는 "줄어들지 않고 오랫동안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실라리안'브랜드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나갈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펄프에서 추출한 순수 천연섬유로 가볍고 시원하며 촉감이 부드러운 풍기인견직은 모시, 삼베보다 가격이 싸고 세탁기 물빨래에도 제품이
훼손되지 않아 보존이 편리해 남방, 아동복, 원피스, 잠옷, 이불 등의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영주지역 특산품이다.
풍기인견직은 일제시대 또는 6.25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북한 사람들이 이주해 와 처음에는 대부분 쪽닥베틀 1∼2대씩으로 인견사를 주 원료로
한 한복 등 속옷감을 생산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