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여행, 24-12, 궁금투성이
카페에서 나와 금산사로 향합니다.
화장실 옆에 커다란 개가 철장 안에 있었습니다.
김희호 씨가 무서웠는지 얼어버립니다.
“희호야, 고모가 있잖아. 괜찮아!” 참 든든합니다.
산책하며 서서히 두 분과 멀어졌습니다. 이따금 제가 오고 있는지 뒤돌아 물어볼 때만 뒤에서 잘 걸어가고 있다고 알립니다.
멀리서 지켜보거나, 주변 꽃 사진만 찍었습니다. 제가 할 게 없더군요. 아, 고모님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면 그때만 달려가 저의 사진작가 기질을 발휘해 보았습니다.
고모님이 김희호 씨와 함께하셨습니다.
“희호야, 꽃도 있다. 이 꽃은….”
“희호야, 여기는 금산사야. OO언니가 어디 갔다 왔냐고 물어보면 말해줘야지.”
“희호야, 숨을 들이마셔 봐.” 비에 젖은 흙, 숲내음이 참 푸르릅니다.
뒤에서 따라 걷다가 비탈길이 저 앞에 보입니다.
“희호 씨 비탈길 조심해요!”- 이다정
“고모가 있으니까 괜찮대.”- 고모님
산책길에는 그간 자주 보았던 꽃이 보입니다. 수국이랍니다.
“희호가 사 온 꽃이 수국이야.”
“장로님이 다온빌로 태워다 주세요.”- 김희호 씨
“장로님이 희호 씨 교회 가는 길 태워다 주십니다.”- 이다정
“거기랑 여기 거리가 비슷했어?”- 고모
엉뚱한 말이 튀어나와도 물어보십니다.
오래도 걸었습니다.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서서 묻습니다.
“더 갈까? 힘들면 더 안 가도 되고, 괜찮아.”
더 가면 건축물, 볼거리가 있지만 김희호 씨에게 묻습니다.
비가 와서 안 열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고모님이 지나가는 이에게 관람할 수 있는지, 하고 있는지 물어보십니다.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고모님이 김희호 씨에게 한 번 더 물어봅니다.
“더 걸어볼까? 밥 먹으러 갈까?”
“(더 안 가도) 괜찮아.”
이만, 돌아가기로 합니다.
“희호 풍선 터뜨리기 할 줄 알아?”하시며 금산사 주차장에 가기 전, 풍선 터뜨리는 게임장으로 향합니다.
사장님이 그어진 선보다 앞에서 던지라고 하십니다.
좀 더 가까워진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김희호 씨가 맞춘 풍선 하나, 고모님이 맞춘 풍선 둘.
상품은 김희호 씨가 원하는 것으로 고릅니다.
노란색 비눗방울, 운동해야 하니 스트레칭 로프, 겉 포장지가 퍼즐같이 생긴 요요까지. 고릅니다.
고르고 보니, 모두 김희호 씨가 좋아하는 노란색입니다.
오래 걸어 땀이 흐릅니다. 김희호 씨가 시원한 음료를 찾습니다. 국장님 차 안에 콜라가 있다고 알리니, 고모님이 시원한 것 마셔야 하지 않겠냐 하시며 김희호 씨와 새로 사러 가셨습니다. 순간, 시원한 물, 콜라를 고집하던 김희호 씨의 모습과 겹쳐 보였습니다.
돌아오니 김희호 씨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희호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대.”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이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