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넌 공연 후기를 퍼왔냐...
후후...
카시오페아 팬 페이지에서 본...후기...후후
23기 까페에 카쇼페아 리허설 동영상있는데 링크 시켰으니깐..
봐바....
--------------------- [원본 메세지] ---------------------
- 2001 CASIOPEA LIVE IN SEOUL -
[광화문을 뒤흔든 딴따라 아저씨들]
- 세종로 도착 -
드디어 6월 28일...아침이 밝았다.
표를 예매하고 기다리는 지루한 날들 동안 느끼지 못했던 흥분이 이젠 현실로 다가온다.
일따위가 손에 잡힐리가 없다. 간단히 업무 체크만 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목욕 재개하고,
편한 복장으로 옷갈아입고, 같이 가기로 한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
일찍 가서 밥이나 먹으려고, 친구를 만나자 마자 세종 문화 회관으로 향했으나 ,
세종 문화 회관 자체의 무슨 집회 탓인지 지상 주차장은 이미 꽉 차버렸단다.
지하 주차장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두번 돈후, 차를 대놓고 밖으로 나오니 어언 5시반...
가까운 일식집에서 대구탕을 먹었다...배를 너무 불리우면 관람에 지장 있을까봐,
맛있는 음식을 절반이나 남겼다. (커피를 사마신 친구는 공연내내 화장실 생각을 했다고 한다 -_-)
식당을 나오니 7시... 잠시 벤치에 앉아 있다가 바로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어여쁜 도우미 아가씨의 안내를 받아 좌석을 확인해 본 순간...허거덕...맨 앞줄이었다...
Thanx GOD! ^^; 5열5번 좌석! 거의 중간 쯤의 맨 앞줄이었다...
내 옆에는 혼자오신 분, 친구 옆으로는 웬 꼬마아이가 앉아있었다.. ^^;
(뒷줄에서 "꼬마! 니는 복받은 넘이여..."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 무대 스케치 -
단촐해보이는 무대위에는 드럼셋이 장중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알수없는 각종 기기들이
번쩍번쩍...그러나 약간은 소박한 분위기...^^
여차하면 어디로 뛰어넘어야 최단거리로 무대진입이 가능한지 내심 가늠해두었다...
물론 불발로 끝났지만 ^^;
가끔 테크니션들이 악기를 체크한다...공연시간이 다가올수록 심박수가 빨라진다.
강심제를 먹고 오는것이었는데...얼핏 돌아보니 2층과 3층도 거의 꽉찬 듯하다.
카시오페아의 지명도가 예전과는 달리 많이 높아졌나보다...MBC를 비롯한 각 공중파의 시그널 뮤직
덕분이 아닐까 혼자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2열과 3열사이 5열과 6열사이 방송용 카메라가 삼발이를 세우고 촬영준비를 했다.
"MBC 수요 예술무대"팀이 녹화 중이란다.
"흐흐흐...조만간 카메라 뽀작날듯..."
살짝 숨겨들여온 생수 한병을 품고 옆자리의 관객분이 사들고 온 프로그램을 곁눈질 하다 보니
드디어 약속된 공연시작 시간 7시 30분이 되었다...
- 공연 시작 -
7시 30분에서 10분이나 지났을까? 느닷없이 조명이 어두워진다...
관객들 갑자기 함성을 질러댄다... 그리고 무대 왼쪽에서 튀어나오는 네명의 딴따라 아저씨들...
두부집 아저씨는 마치 야쿠자의 지역 담당 3류 보스쯤 되는 복장, 노로 아자씨는 언제나 깔끔한
마의...앗? 빨간 T-Shirts??? 아키라 짐보는 목까지 단추를 채운 현란한 색상의 버튼 다운 셔츠..
그리고 나루세 아저씨는 새까만 옷인데..머리가 완전 숏컷이다...
(같이온 친구가 연신 "구여워 죽겠다"를 연발한다...내가 봐도 구엽긴 하다 -_- )
첫곡 ASAYAKE가 시작되었다...관객들 폭발적인 반응이다. 아마 한국 관객에게도 인기 만점인
곡을 오프닝으로 고른듯하다. 그런데 아무도 안일어난다...어쨌든 지금은 일단 음악에 미쳐보자...
첫곡이 끝나자 벌떡 일어났다...다들 일어났으려니...뒤를 돌아다보니....-_-;;
아무도 안일어났다...아!..뻘쭘해진 나는 도로 앉을수 밖에...이후로도 연신 시도를 해보았으나,
호응 전혀 없음이다...왜 안 일어나는 것일까? 괜시리 초조해진다.
두번째곡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ET SAIL이었다.
매번 구질구질한 오됴 스피커를 통해 듣던 사운드가 아니다...한음 한음이 내 몸속으로 파고드는
살아있는 사운드가 내 눈앞, 바로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괜시리 눈물이 찔끔찔끔...
맨하탄 트랜스퍼의 Bird Land를 들을때 처럼 표정 관리가 안된다.
환희와 회한, 그동안의 CASIOPEA에 대한 모든 애증이 지금 이순간 완전히 온몸으로 분출되고 있다.
앨범 "ANSWERS"의 표지에 나오는 남국의 바다로 나는 음악의 항해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 공연으로의 몰입과 신곡 발표 -
FREAK JACK과 BLACK JOKE가 이어지고 역시 개인적으로는 ASAYAKE보다도 좋아하는
소프트 넘버 TAKE ME가 이어진다. 확실히 LIVE는 生 사운드...
어떤 곡을 연주하더라도 그들은 물흐르듯 부드럽게 연주 해낸다.
나루세 아자씨는 연신 실실 웃어재낀다... 완전히 분위기 메이커...두부집 아저씨는 가끔 지긋이
눈을 감고 폼을 잡지를 않나...모두들 옆집의 딴따라 아저씨들 같은 친근한 분위기...
비교적 초기의 곡인 ZOOM을 연주 하고 나서 마이크를 잡은 두부집 아저씨...듣던대로
밴드의 대변인 인양 혼자 떠든다..그런데 어눌하지만 우리말로 곡 소개를 하는것이 아닌가?
스테이지 위에서의 초연이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
새 앨범 MAINGATE의 수록곡이라며 연주를 시작한다.
곡목은 GOOD LUCK 이라고 한거 같다. 상당히 익사이팅한 분위기의 곡...새 앨범이 기대된다.
다음곡은 곡목을 듣지는 못했지만 매우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기타사운드 위주로 펼쳐지는 곡이다.FLOWERS앨범의 CANDLE LIGHT를 떠올리면 될듯한 분위기의 곡이다.
- BITTER SWEET 메들리 그리고 멜랑콜리 사운드^^ -
BITTER SWEET앨범의 PICK UP THE GOOD ONE을 연주 하면서 베이스 교체가 있었다..
펑키한 곡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신나게 연주 시작...
인상적인 인트로를 한참 지나 시작된 그 다음곡도 역시 BITTER SWEET앨범의 ACID RAIN...
두부집 아저씨의 키보드 향연을 끝내며 바로 역시 같은 앨범의 TIGHT LINE이 시작되었다.
디스코 그래피 란의 앨범 리뷰에서도 썼듯이 이곡은 바로 라이브용이다...
광란의 BITTER SWEET 앨범 3곡 연주가 끝나자..갑자기 베이스와 드럼 퇴장...
무대위에는 상향 조명과 함께 붉그스레한 조명이 깔리고 노로 아자씨의 플렛레스 기타사운드와
두부집 아자씨의 부드러운 솔로로 TWILLIGHT SOLITUDE 의 감미로운 사운드가 흐르기 시작한다.
미쳐가던 관객들을 일순간에 침묵의 바다로 가라앉혀 버린 비장의 무기가 아니었던가? ^^;
연인들을 위한 커플 타임인양 세종문회회관은 일순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 짐보, 드럼 두들기다. -
아!...그러나 아자씨들은 커플들을 증오하나부다...소프트한 분위기를 가만히 냅두지 않았다.
아키라 짐보가 스틱을 들고 나타나서 드럼셋을 난타하기 시작한다.
모두들 드럼 셋이 뜷어져라 쳐다보기 시작.....
저 유명한 아키라 짐보의 지적이고 파워풀한 드러밍에 넋을 잃는다.
타악기가 원래 그렇듯이,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리듬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여 저절로
사람을 흥분 시킨다...
이때 나는 문득 "짐보가 스틱을 던지지는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만에 하나라도 그가 스틱을 던진다면 내가 받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그의 손놀림 하나하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그건 나만의 상상 이었을뿐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깟 스틱, 한 열 개 쯤 던져주면 좋으련만 ....
곧이어 전 멤버가 다시 합세하여 MID MANHATTAN을 연주했다...
이곡이 끝나자 마자 드디어 서울 라이브 최대의 사건이 벌어졌으니...이름하야
- 나루세의 광란의 한판 쑈 -
베이스를 들고나와 나루세 아자씨가 생쑈를 벌이기 시작했으니...
이후에는 연주곡목을 적을 수가 없었다...
발광(^^;)한 관객들이 모두 무대 앞으로 무대 앞으로....튀어나오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 와중에 한가롭게 곡목이나 적고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
같이 물이오른 나루세 할아버지는 엎어지고 발차기를 하고, 무대위를 구르고, 지미 헨드릭스 마냥
무대위에 네크를 긁어대고, - 노로 아자씨와 두부집 아자씨는 그 모습을 보고 거의 뒤집어 지며
웃었다 - 그건 베이스 연주가 아니라 한판의 어울림이었다...
모두들 좀더 가까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무대위로 길게 상반신을 뽑아내었고,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나루세 아저씨는 무대 양끝을 오가며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있었다.
같이 간 친구를 이끌어 내어 무대 앞에 세웠다...모두들 한마음이 되어 파도처럼
날뛰는 공연장...이것이 바로 비싼 돈내고 LIVE를 보는 이유가 아니었던가...
처음부터 이렇게 다들 일어나 발광(?)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친구의 말로는 어여쁜 도우미 아가씨는 처음에는 무대 앞의 관객들을 제지하려고
시도 하였으나
"나로서는 수습이 안되겠쓰..."
하는 한마디와 함께 종종 걸음으로 내빼 버렸단다.
삼발이 위에서 열심히 필름돌리고 있던 카메라 역시 헨드 헬드 카메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한참동안을 발광하던 나루세 아저씨에 정신이 팔려있었나 싶었더니 어느새 아키라 짐보가
도와주고 있었다. 두 리듬 파트의 신나는 사운드 메이킹이 끝나고서 바로 나머지 멤버와의
합세로 계속 연주가 이어졌지만 그 뒤로는 이미 말한대로 무슨 곡이 연주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정신 없이 카시오페아 사운드에 몸을 내 맡길 뿐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 스탠딩으로의 전환과 정신없는 막판 공연 -
이미 공연은 완전히 스탠딩으로 전환 되었다. AKAPPACHI-IZM과 TOKIMEKI등이 연주되었던것 같은데
본인도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분위기에 휩쓸려 완전히 잊어버렸다.
이미 공연은 "잘한다, 못한다"를 떠난 한판의 난장분위기...모두들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조리 무대위로
날려버리고 있었다...특히 내 옆의 옆의 앞쪽의 유포니 회원분들로 보이는 일단의 야광막대기
군단의 신나는 몸부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할만큼 열성적이었다.
나는 혹시 그 와중에 친구가 다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하드 코어 밴드들의 공연처럼
과격하지는 않았던 것이 다행이랄까? 어쨌든 그 와중에서도 서로에게 폐를 안끼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던것도 보기 좋았던 점이었다...
하긴, 조금 몸 좀 부딪히고, 발 좀 밟는다고 누가 나무랄 사람 있겠는가?
그렇게 신나는 시간속에 함께 녹아들었는 데에야...!!!
(그러나 내발을 두번이나 밟은 아가씨....무척 아팠습니다 T_T)
이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몇곡의 연주가 끝나고 네명의 딴따라 아자씨들은 야속하게도 무대위를
내려갔다.
"끝난거야?"
친구가 묻자, 나는
"두곡 정도 더할걸..."
이라고 답해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딱 두곡이 더 연주 되었다.
끝까지 자리를 뜨기 아쉬워 하는 팬들에게 네명의 아자씨들은 허리를 숙여 정중히 답례를 했고 그렇게 2001년 CASIOPEA의 서울 라이브는 끝이 났던 것이었다.
- 사건과 사고들 그리고 몇마디 -
이번 공연은 별다른 일없이 매끄럽게 진행된 공연중의 하나였다..
사운드 세팅도 우수했고 단촐했던 무대에 비해서 역시 관록의 밴드여서 그런지 무대 매너도 뛰어 났다. (다만 조금은 찢어진듯한 베이스 사운드가 아쉽다고나 할까)
특히 혼자 마이크 잡고 연신 떠들어댄 두부집 아저씨는 "96년 공연이후 다시 오기까지5년이 걸렸다"
면서 "이후 매년 내한공연 기회를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기쁜 멘트까지 날려주었다.
또, 새 앨범의 수록곡을 연주하고 나서 "일본인들도 듣지 못한 곡인데 서울에서 여러분들에게 처음
들려드린다" 라는 흐뭇한 멘트도 잊지 않았다. 재패니즈 팬들이여 부러워 마시라...
그대 들은 CASIOPEA자주 보시니까..우리야 5년만에 다시보는거 아닌가?
네명의 멤버들은 모두 미소를 머금은채 성의있는 연주로 일관 팬들을 즐겁게 했고,
특히 이번 공연의 최대의 망나니(죄송 ^^;) 나루세 아저씨의 오버 액션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듯
싶다. 이번 생쑈를 계기로 그의 독보적 인기에 쐐기를 박을듯...^^;
노로 아자씨는 연신 좌우로 다리흔들기 엉거주춤으로 일관하여 그의 로우레벨 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_-;
공연 내내 딱 두명의 팬이 무대위로 진출했는데 한명은 두부집 아저씨에게 무엇인가를 건네 주었고,
나머지 한명은 덥썩 손을 잡고 내려왔다...아..부럽다...그대들의 용기...
이번 공연의 최대 불상사는 앞서도 언급했지만 무대앞으로 뛰어나온 한 아가씨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진 나의 오른발일듯...-_-; 엄지 발가락이 지금도 얼얼하다. ^^;
라이브를 라이브 답게 이끌어준 네명의 딴따라 아저씨들과 그에 못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팬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무리없게 공연을 성사시킨 기획사분들...모두에게 이번 공연은
큰 즐거움으로 남을듯하다.
CASIOPEA 아자씨들...한국에 올만하지요? 핫핫핫...
# 지금 현재 시각 오전 3시 14분.... 잠이 오지 않을듯하다. VIVA CASIOP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