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믿음 (1) (롬4:1-3절)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격조 높은 신앙의 인격을 가지고 인생을 아름답게 살았던 인물들은 어떻게 구원을 받았는가 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만약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이 일이 마가의 다락방 이후 사건이라면 우리는 한순간도 더 이상 생각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류구원은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죄인의 속량을 위하여 설계하신 것입니다. 앞에서 바울은 이신득의의 원리, 즉 전적으로 부패한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서는 율법의 행위나 인간의 공적으로서가 아니라 율법의 모든 요구를 만족시킨 그리스도의 구속의 복음을 믿음으로 구원 받는 원리를 말하고 이어서 이신득의의 실례를 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바울이 아브라함을 등장시키는 이유는 이 사람이 유대인의 표상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당대의 완전한 자로서, 선민으로 부름 받은 이스라엘의 조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구약의 위인들 가운데 아브라함을 능가할 만한 믿음의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며 하나님께서 그를 친구라 여기실 정도로 그는 하나님 보시기에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41:8 그러나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택한 야곱아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바울 사도가 아브라함의 믿음을 말할 때에 창세기 15장6절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롬4:3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기신 바 되었느니라.
바울이 인용한 이 말씀은 적자가 아닌 양자 이스마엘을 택하여 상속자를 삼으려는 일로 상심하고 있는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하나님께서 그의 몸을 통하여 주실 적자를 말씀하시고 그로 인하여 하늘의 별처럼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는 말씀을 아브라함이 믿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은 진정 무엇을 믿은 것입니까. 가나안 땅을 주신다는 약속입니까. 아니면 하늘의 별처럼 많은 후손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일생에 주실 축복입니까. 무엇을 믿었기에 하나님이 이 믿음을 의로 여기셨습니까. 본문에서 아브라함이 믿은 믿음의 내용과 저에게 의로 여기셨다는 것을 생각하겠습니다.
1. 아브라함은 무엇을 믿었습니까.
1) 아브라함은 순례의 길을 떠날 때부터 복음을 믿었습니다.
*창12:2-3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
하나님은 복의 주체자이십니다.
*시16:2 내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는 나의 주님이시오니 주 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 하였나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축복은 결코 취소되거나 변경될 수 없습니다. 이제 아브라함은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남으로 상실된 모든 재산과 공동체로부터 소외된 기득권에 대한 보상으로 하나님은 엄청난 축복을 약속받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3중적 포기인 본토, 친척, 아비 집에 대한 3중적 약속으로 가나안 땅, 큰 민족, 하나님의 복, 이 세 가지를 약속 받은 것입니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로 큰 민족을 이루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물리적이나 숫자적인 크기만이 아니라 영적, 정신적, 문화적인 면에서 탁월한 민족을 이루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당시 불임의 고통 중에 있던 아브라함에게 이 말씀은 큰 희망과 기쁨이 되었습니다.
*창13:15-16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창15:4-5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둘째로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라는 것입니다.
이름을 크게 떨치는 위대한 존재가 되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름이 창대해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대대로 존귀함을 받을 수 있는 영적 축복입니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이름은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친구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약2:23 이에 성경에 이른 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나니..
여호와의 종이라는 이름도 얻었습니다.
*시105:5-6 그 종 아브라함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가 행하신 기적와 그의 이적과 그의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열국의 아비라는 이름도 받았습니다.
*창17:4-5 내 언약이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여러 민족의 아비가 될지라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
그뿐 아니라 예수님이 그의 혈통을 통해 탄생하심으로 그리스도의 조상이라는 영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마1: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셋째로 복의 근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문자적으로 ‘복’ 그 자체가 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웃에 대한 영적인 축복의 근원이 된다는 말로 아브라함을 축복하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고 아브라함을 저주하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게 됨으로 땅의 모든 족속이 아브라함을 인하여 복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마침내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오시어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참 복과 기쁨과 생명을 허락해 주시는 그리스도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이 받은 복은 지금 당장 주어지는 육신의 복이 아니라 영적인 축복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아브라함은 이 복음을 믿은 것입니다.
*히11:10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2)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속죄를 믿었습니다.
*갈3:13-14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라.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으로 우리를 구속한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브라함의 복이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려는 것이며 또 하나는 구속을 믿는 자들에게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복이라는 것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함을 받는 것이며 또한 의롭다함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성령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말하기를 아브라함이 그리스도가 오실 것을 벌써 믿었다고 하였습니다.
*갈3:16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도 사람들은 속죄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보여주신 속죄를 믿고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아담이 오실 구속주 즉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구속주를 믿지 않았다면 아들을 낳았을 때 그 이름을 가인이라 지을 리가 없습니다. 가인이란 이름의 뜻은 “이가 그이다.” here he is ‘히어 히 이즈’ 입니다. 아담이 잘못 알았던 것일 뿐 구주를 믿은 것입니다. 야곱은 어떻습니까. 그가 믿은 것은 유대인의 왕으로 오실 오직 ‘실로’ 그분이었습니다.
*창49:10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그러면 이스라엘의 큰 지도자 모세는 어떻게 구원을 받았습니까. 모세가 율법을 지키므로 구원을 받았습니까. 오히려 모세가 믿은 것은 “오실 자기보다 크신 분” 이었습니다.
*신18:18 내가 그들의 형제 중에서 너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그들을 위하여 일으키고 내 말을 그 입에 두리니 내가 그에게 명령하는 것을 그가 무리에게 다 말하리라.
세례 요한은 어떻게 구원을 받았습니까. 그가 순교했기에 구원을 받은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는 예수님을 향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 이라고 하였으며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자기는 쇠하여야 하겠다.” 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이 무엇을 믿었습니까. 미리 보여주신 오실 그리스도와 그 분의 속죄를 믿은 것입니다.
*히11:13-14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2. 이것이 저에게 의로 여기신 바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잘못 해석하면 믿음은 의롭다 함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하나의 통로에 불과합니다. 먼저 생각할 것은 “아브라함이 여호와를 믿으니” 입니다. 여기서 “믿으니” 라는 히브리어 “아만” 은 계속해서, 꾸준히 상대를 신뢰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대상에게 자신을 맡기고 끝까지 의지하려는 마음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일의 형편과는 무관하게 무조건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식을 주시든지, 아니 주시든지 상관없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믿는 마음의 중심입니다. “의” 라는 히브리어 “체다카” 는 생각이나 행동이 하나님과 일치하는 상태, 즉 타락 이전의 인간의 상태입니다. 따라서 타락한 이후의 인간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하나님의 구속의 은총에 의하여 칭의 즉 의롭다하심을 받는 것뿐입니다.
“여기시고” 라는 히브리어 “하솨브” 는 헬라어로 Logizomai (로기조마이) 인데 이 말이 신약성경에 41번 나옵니다. 그중에 로마서에만 19번 나옵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회계 장부에 쓰이는 용어로서 ‘입금하다’ 의 뜻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장부책이 있다는 것으로 이 책에는 아담으로부터 우리 모두는 빚진 자요, 파산자입니다. 우리는 다 아브라함처럼 거짓말한 자요, 야곱처럼 속인 자요, 유다처럼 형제를 팔아먹은 자요, 모세처럼 살인한 자요, 다윗처럼 빼앗고 죽인 자요, 바울처럼 살인의 증인입니다. 우리 자신에 대한 기록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기록이 바뀐 것입니다. 이제는 나의 장부에는 의인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내 장부에 기록되었던 죄를 모두 없애버린 것입니다. 부분적으로, 조금 없앤 것이 아니라 죄의 전부를 그리스도에게 넘겨 버린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파산된 것, 죄 값을 피 흘리심으로 지불하셨습니다. 그래서 죄에 대한 기록은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둘째로 내 장부에는 그리스도의 의가 넘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의인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로 된 것입니다. 그러니 내 믿음의 근거로 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나의 믿음은 그저 작은 통로에 불과합니다. 아브라함은 이것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이 움직이신 것이지 아브라함이 움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주권 은혜입니다. 주시는 은혜를 아브라함이 거절하지 않고 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롭다 함을 받은 일곱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1)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롬8:33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2)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은 것은 나에게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은혜입니다.
*롬3: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3)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은 것은 그리스도가 피 흘리신 때문입니다.
*롬5:9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 피로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을 것이니..
4)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은 것은 그리스도가 순종하셨기 때문입니다.
*롬5:19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5)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권세 때문입니다.
*롬4:25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6)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성령의 사역이었습니다.
*고전6:11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니라.
7)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우리의 삶이 증거 합니다.
*약2:24 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
이 얼마나 놀랍고 확실한 구원입니까. 이 하나님의 주권적 구원이야말로 아들과 더불어 태초에 벌써 계획하신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하나님의 작품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은혜를 받은 사람은 삶으로 구원의 증거, 은혜 받은 증거를 드러내어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