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기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들이 뭉쳤다. 중학교 3년의 국어 교육과정을 핵심역량을 토대로 재구성하였다. 지식을 전달하는 국어 수업이 아니라 문학을 통해 자신을 만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수업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많게는 1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국어 수업을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교사들이다.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 사례이지만 초등학교 교사들에게도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중학교 3년 간의 국어과 로드맵을 설계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시를 중심으로, 2학년 때는 소설, 3학년 때는 서평쓰기로 목적을 삼고 문학적 가치를 심어 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고 수정하고 보완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문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교과서 밖의 작품들을 선별하여 제공했다는 점이다. 시는 감수성을 불러 일으키는 좋은 재료다. 시를 꾸준히 낭송케 한다. 시와 내가 한 몸이 될만큼 낭송하며 비슷한 경험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도 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솔직한 자신의 얘기는 곧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창작한 시는 함께 공유한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친구들의 이야기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성장이다. 교사가 주입해 주는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바를 함께 공유하는 현장에서 성장하게 된다.
학생들 개개인의 문학수첩을 만들게 한다. 문학수첩에는 학생들의 소중한 개인 글들이 담겨 있다. 연말에 가서는 이것들을 모으면 문집이 된다. 소설 읽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왜 갈등을 하게 되는지, 무슨 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수필로, 소설로 창작한다. 창작을 손쉽게 하기 위해 그동안 노하우로 만들어진 학습지 도움을 받는다. 놓치기 쉬운 글쓰기 방법들이 흐름대로 정리되어 있어 학생들은 누구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이것 또한 공유의 작업을 반드시 거친다.
마지막으로 함께 성장하는 국어 수업 디자인의 백미는 서평 쓰기다. 서평 쓰기는 일반 독후감과 다르다. 독후감은 말그대로 책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하고 느낀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수업이다. 그러나 더 나은 발전 가능성을 위해 서평을 쓰도록 훈련시킨다. 서평은 자신이 별도의 글의 주제를 잡아야 한다. 책을 깊게 읽고 책이 말하는 주제 또는 자신이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을 하나의 주제로 잡아 글을 전개해 가는 것이 서평 쓰기다.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논리적인 글쓰기여야 하기 때문이다. 서평 쓰기에 앞서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왜 문학 수업의 최종 목적지가 서평 쓰기여야 하나?', '시를 낭송하는 것이 과연 시를 온전히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일까', '과연 학생들이 소설을 창작할 수 있을까?' 와 같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순간 순간 드는 생각들을 질문화시켜야 한다. 몇 가지의 중요 질문들을 추려 하나의 서평 쓰기 주제로 삼는다. 주제가 정해졌으면 주제에 따른 자신의 생각을 3~4개 문단에 정리하여 쓴다. 마지막으로 책을 평가해야 한다. 과연 이 시대에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책인지, 문제 의식을 발견하고 생각하게 하는 책인지, 등장하는 인물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 등 자신이 생각하는 책의 솔직한 평을 짤막하게 쓰며 누가 읽었으면 좋을지에 대해 추천해 주면 서평 쓰기는 마무리 된다. 물론 서평 쓰기도 딱 이렇다는 식으로 정해놓은 틀은 없다. 다만, 서평 쓰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일정한 룰을 따르되 반복해서 쓰면서 자신만의 서평 스타일을 만들어가면 좋을 듯 싶다.
50대 초반의 결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불렌디드 수업을 진행하고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수업을 디자인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도전기이기도 하다.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기계치이고 정보 기술에 더디더라도 수업을 위해서라면 배우면서 하겠다는 결의만 있다면 누구든지 온라인 수업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음을 덤으로 전해주고 있다. 학생을 성장하기 위한 수업을 위해 새로운 방법들을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에 격려와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수업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수고가 따르는 일이며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