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또 하나의 매력을 찾아서...
* 산행일자 : 2008년 4월 20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동행자 : 수영님 부부, 솔바우님, 난테님
* 산행코스 : 중산리 - 전광판 - 중봉골 - 중봉샘 - 중봉 - 써레봉 - 늦은목이 - 산신제단 - 전광판 - 중산리
* 산행거리 : 약 16km(gps)
* 산행시간 : 약 9시간 20분
* 구간별 산행시간
06:15 : 중산리 주차장
07:00 : 학습원 삼거리
07:09 : 전광판
07:21 : 중봉골 들머리
07:40 : 계곡의 너른바위
07:56 : 용추폭포
08:25 : 갈림길(법주굴로 가는 길인 듯 : 확실하지 않음)
09:24 : 황금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계곡 건너에 빨간 리본이 있음)
10:18 : 천왕봉과 중봉 갈림길
10:40 : 중봉샘
11:02 : 중봉
11:50 - 12:40 : 써리봉
12:55 : 황금능선 들머리
13:45 : 공터
14:00 : 산죽 속에서 갈림길(뚜렷함)
14:40 : 산신제단
15:37 : 중산리 주차장
* 주요구간별 거리
지난 겨울에 가려다가 많은 적설량 때문에 포기해야했던 마야계곡(중봉골)을 찾아 갑니다.
수영님이 카페에 공지를 하였으나 아마도 이미 계획들이 잡혀 있어서인지 참석한다는 댓글이 거의 없네요.
이번에는 손을 한번 잡아볼 수 있으려나 기대했던 무시기님은 두군데나 약속이 잡혀있어서 어려운 듯하고,
자벗님은 곁님과 오붓하게 꽃을 찾아 천주산으로 떠난다고 하시고, 비박산행에 성공적으로 입문하신 달토님도....
난테님과 참석하기로 하고 솔바우님에게 의사를 여쭈어보니 참석하신다는 반가운 회신이 옵니다.
6시에 중산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였기에 새벽 2시 30분에 기상을 하여 3시 20분에 대구를 출발합니다.
88고속국도로 접어드니 오가는 차량은 없고 보름달이 아직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단성 요금소를 빠져나와 하동 갈림길 부근을 지날 때 난테님에게 전화가 와서는 방금 이곳을 지났다고 하네요.
중산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 하기전에 만나서 이곳 주차장에 제차를 세워두고 난테님 차로 매표소로 갑니다.
(매표소 앞에 주차장은 주차비가 한대에 5,000원씩 하는데 5,000원 절약했습니다)
잠시 후에 수영님 부부가 도착을 하고 다소 바람이 쌀랑하게 불어서 겉옷을 하나씩 입고 출발합니다.
자연학습원까지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오늘은 마야계곡을 찾아 간다는 그런 설레임 때문인지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45분 후에 도착한 학습원 삼거리에서 좌측 법계사 방향으로 잠시 올라가면 전광판이 있는 공터에 당도합니다.
전광판 우측에 요런 간판(우측 사진)이 있는 지점이 날머리입니다(동시에 중봉골과 산신제단 들머리이기도 하구요)
이곳에서 전광판 앞으로 나있는 길을 따르면 잠시 후에 출렁다리가 나오며
곧 이어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지점에 당도하는데, 2006년에 산사랑방님이 곁님과 내려섰다가 길이 없어서
되돌아 나왔다는 그 지점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계곡을 따라 올라가도 되었지만 수량이 많아서 되돌아 나왔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나무계단이 있는 지점에 당도하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넘어가서 15분정도 산길을 따라가면 처음으로 계곡과 물을 보게되고,
잠시 좌측으로 산길이 이어지다가 쉬어가기 좋은 너른바위가 있는 계곡(아래에는 맑은 소(沼)가 있음)에 당도합니다.
길이 없을까봐(?) 어렵사리 구한 궤적을 gps에 입력하고, 또 25,000분의 1 지형도에 방위각까지 적어 두었는데,
이런 준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등로는 너무나도 뚜렷합니다. 물론 길이 간혹 계곡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막 잠에서 깨어나는 마야계곡(중봉골)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음에 누군가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어지네요.
잠시 후에 용추폭포에 당도합니다.
등로는 계곡을 따라 가면서 뚜렷한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계곡을 따르는 구간이 길어집니다.
통나무가 있는 지점을 지나 5분정도 후에 계곡건너 우측에 황금능선으로 오르는 빨간리본이 보이며,
15분 정도 뒤에는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있는데 아마도 우회길인 듯해서 우리는 계곡을 따르기로 합니다.
계곡의 물이 너무 맑아서 행여 오염시킬까 조심스럽게 올라갑니다.
다행이 수량이 많지 않아서 계곡으로 올라가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비가 많이 온 후에는 자제해야 될 듯합니다.
오를수록 계곡은 점점 좁아지고 계곡이 말라버린 듯, 물이 없는 지역도 있습니다만,
얼마 후에는 다시 작은 폭포(?)들을 보게 됩니다.
7-8분 간격으로 나타나는 지리산 중봉골의 아름다운 폭포는,
모두의 발걸음을 붙잡아 가는 걸음을 더디게 하며, 그만큼 고도는 빠르게 높아져
너른바위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합니다.
날씨는 청명하고 계곡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습니다.
이 중봉골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등로는 계곡의 좌측이나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야 하며,
중봉샘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단 한번만 계곡을 건너야 한다고 생각하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듯 싶네요.
우리도 물이 계곡아래로 흘러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건너편에 있는 리본을 보고
잠시 우측으로 들어갔다가 나옵니다.(제가 gps의 궤적을 잘 못 보고 여기가 천왕/중봉 갈림길인 줄로 알았음)
우리가 쉬었던 너른바위에서 5분정도 올라가면 "광주태일산악회" 리본과 주변에 몇개의 리본이 있습니다.
이 리본이 있는 지점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경사가 심한데,
이곳으로 올라가다가 중간지점(솔바우님이 서있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왼쪽에 로프가(첫 로프임) 매여있는 곳이 나옵니다.
이 폭포를 올라서면 중봉샘과 천왕동봉 갈림길이랍니다.
직진하는 천왕동봉 가는 길은 너무 또렷해서 자칫하면 이 길로 잘 못 갈수도 있는 듯 합니다.
우측에는 개울(계곡이라기 보다는)건너에 노란색 리본이 보입니다만,
하산하면서 걸어 놓은 리본이라 글자가 보이지 않으나 "대구 산사람들" 리본 입니다.
이제 처음으로 계곡을 건너면 등로는 또렷하며, 20여분 올라가면 중봉샘에 당도하는데,
주변에는 비박을 할 수 있는 멋진 공터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이곳에서 황금능선이 조망이 됩니다.
솔바우님이 샘의 왼쪽에 있는 비닐 위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서 건네준 물은 뒷맛이 약간 짠 맛이 납디다.
(비박에 입문하신 달토님은 언젠가는 한번 가겠죠?)
공터에서 바라보면 왼쪽으로 끝없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황금능선과 중봉골이 펼쳐보입니다.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좋은님들과 소주 한잔하면서 밤하늘에 별도 세고 하룻밤을 보낸다면 좋겠습니다.
3분여 올라가면 주능에 당도하고 중봉가는 길에 있었던 컨테이너 박스는 없더군요.
조망이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곳, 중봉에 올라서니 바람이 좀 세게 불어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반야봉과 칠선계곡, 황금능선과 치밭목산장그리고 비둘기봉, 서북부능선을 바라보며 중봉에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써리봉 이정목이 있는 직전 봉우리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조개골 방향에서 사람소리가 들려오더니 부산에서 오신 네명이 올라옵니다.
이분들에게 자리를 양도하고 써리봉으로 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수영님이 얼려온 생탁의 시원한 맛은 역시 소주보다는 더 좋습니다.
써리봉에서 10여분 내려가면 황금능선 들머리가 나옵니다.
금줄을 돌아서 조금만 가면 우측에 바위전망대가 나오고
쭉 뻗어가는 황금능선과 마야계곡이 한눈에 쏘^옥 들어 옵니다.
초입에는 산죽도 낮아서 등로는 좋은 편이며, 얼레지 천지입니다.
로프구간을 지나면 Y자 삼거리에 당도하는데
우측이 중봉골(용추폭포 위 빨간리본이 있던 지점)로 가는 길이며 (노란색 "대구 마루금산악회" 리본이 있음)
좌측이 황금능선 길입니다.
산죽의 높이가 높아지더니 급기야는 산죽속으로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산죽이 치밭목능선 산죽과는 품격(?)이 달라서(이름이 황금능선 아닙니까???)
걸어가기에 그리 힘이 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앞이 잘 안보여서 조금 거시기하지만...
키를 덮는 산죽길을 지나면 공터에 당도합니다.(중봉골 하산 길에서 12-3분 정도 소요)
공터를 지나 10여분 더 가면 키높이의 산죽구간이 나오고, 산죽 속에서도 또렷한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 길은 산신제단으로....좌측 길은 국수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잠시 의논을 거쳐 국수봉까지의 길을 포기하고 우측 길로 들어선다.
곧 산죽길이 끝나고 좌측(8시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지만, 또렷한 우측으로 내려갑니다.
하산하는 길도 생각보다는 완만하고 전광판까지의 소요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아서 하산로로서는 손색이 없네요.
능선 갈림길에서 40여분 내려오면(중간에 휴식을 한번 함) 바리게이트 지점이 나타나고,
이 곳을 넘어가면 산청군에서 애써서 관리하는 산신제단입니다.
이제 넓은 길을 따라 나가면 곧 중봉골이며 계곡에서 우측으로 보면 사람이 쌓은 듯한 신선너덜이 보인답니다.
계곡을 건너면 넓은 산죽길이 나오고 곧 좌측으로 낮은 산죽사이로 길이 있는데
이 길이 학습원 화장실 위쪽으로 가는 길인 듯 합니다.
우리는 넓은 길로 걸어가니 아침에 출발했던 바로 전광판이 있는 곳으로 나오더군요.
인간 네비게이터인 솔바우님과 난테님 덕분에 알바없이 목적한 대로의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분 수고 많이 하셨고, 청계닭집에 가서 보신까지 시켜주신 수영님 부부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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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리산의 또 하나의 매력이라...... 지리의 속숨결을 파고 드시는 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겠습니다만 저는 중봉이나 반야봉에서 느끼는 지리의 매력이 늘 그립습니다...... 중봉에서의 사진이 한장 뿐이라 조금 아쉽군요. 생에 언제고 한번이러도, 고요한 비박을 중봉에서 한번 보내고 싶은 마음을 숨겨둔 보석처럼 간직하고 있답니다^^
오히려 이 산행기를 카페에 올리는 것이 많이 불편하시지는 않을까, 또는 괜한 객기라도 부리는 것 같아서 산행기를 올리는 것에 많이 주저했었습니다. 90년대, 정확히 하자면 92년도 여름에 장터목에서 텐트를 치고 잔적이 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구름에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텐트를 부여 잡고 지냈던 밤이 생각이 납니다. 방장님이 중봉에서 비박하고 새록새록 써내려간 글을 곧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오랜만에 보는 지리의 풍경이라 가슴이 울렁합니다. 꼭지와 걸었던 중봉골.. 미답으로 남겨진 황금능선.. 대간을 하면서는 절대 곁눈길 안주기로 했는데 지리만큼은 늘 달려가고 싶은 곳입니다. 원호님 덕분에 보고싶었던 수영님과 난테님의 모습를 볼 수 있어서 좋고 황금능선 시원한 조망도 좋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마음 급한 대간길도 화방재에서 멈추고 웬 지리산행이냐고 하시겠지요? 그저 가고 싶어 또 지리로 숨어 들어가면서, 산사랑방님이 2년전에 가셨던 산행기를 읽고 또 읽고 갔더랬는데, 등로가 너무나도 뚜렷하뎌군요. 이제 지리산은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려주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이제 대간은 거의 함께 갈 정도로 가까워졌음을 느낍니다. 한 구간이라도 함께 해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