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AZ 거부' 60~74세 166만명, 8월 접종 가능성 검토
[출처: 중앙일보] [단독]'AZ 거부' 60~74세 166만명, 8월 접종 가능성 검토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이 백신을 맞지 않은 60~74세 고령층 166만명의 접종 시기를 당기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들은 5월 6일~6월 3일 접종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희귀혈전증 논란이 일면서 예약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자기 순번이 돌아왔는데 접종을 거부하면 맨 뒤로 밀린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한 바퀴 돌면 일러야 9월, 늦으면 10월에 접종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맨 뒤로 가면 너무 늦지 않으냐. 이들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인데 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기회를 줬는데 본인이 거부한 걸 봐주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며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좀 더 당겨 맞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보다 당기면 8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전향적인 검토에 들어간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돼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60~74세 고령층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우려가 크고 이 경우 중증으로 번지거나 사망할 우려가 크다. 9일 0시 기준 위중·중증 환자의 52.7%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전체 사망자 2036명 중 1937명(95.1%)이 60세 이상이다. 이 중 60~70대는 40.6%에 달한다.
또 델타 변이(인도 유래 변이)가 국내에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고령층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변이가 줄줄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서둘러서 60~74세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접종 시기는 백신 수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0대에게 돌아갈 모더나 백신을 줄이거나 50대보다 먼저 맞히기는 불가능하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8월에 백신이 많이 들어오면 접종 시기를 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60~74세 미접종자들이 AZ 불신 때문에 안 맞은 것일 뿐 백신 자체를 기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줄 안다"며 "맞으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맞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75세 이상 초고령 노인은 화이자 백신 대상자인데 미접종자가 44만명이다. 방역 당국은 "75세 이상은 그 전에 예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 예약 후 접종센터로 가면 바로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60~74세 고령층 중 5월 6일~6월 3일 예약했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나 예약 연기 방법을 잘 몰라 취소된 사람이 10만명이다. 이달 12일 0시~17일 오후 6시 예약하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본인이 예약하거나 대리인이 할 수 있고, 전화로도 가능하다. 이달 26일 전국의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다.
55~59세도 12일 0시~17일 오후 6시 예약을 받는다. 오는 26일 전국 1만 3000개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
일각에서 2030 세대가 수도권 유행을 견인하고 있어 이달 중 백신을 먼저 맞히자는 주장이 나온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9일 브리핑에서 "7월 말~8월 50대 접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8월 중순 이후 50대 접종이 마무리되면 40대 이하도 신속히 시행하겠다"며 2030 우선 접종 주장을 일축했다.
[출처: 중앙일보] [단독]'AZ 거부' 60~74세 166만명, 8월 접종 가능성 검토
★"AZ 안 맞은 고위험 200만명, 놔두는게 맞나" 한 의사의 고민
[출처: 중앙일보] "AZ 안 맞은 고위험 200만명, 놔두는게 맞나" 한 의사의 고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아스트라제네카(AZ) 등의 백신 접종을 고민하다 안 맞은 200만명의 고령층에게 기회를 다시 안 주고 이대로 놔두고 갈 건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 인터뷰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 교수는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도 맡고 있다. 오 교수는 "이달 말 50대 모더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백신을 맞지 않은 60세 이상 고령층을 놔두고 가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질병관리청의 4일 자료에 따르면 60~74세 접종대상자 873만 2009명 중 백신 접종에 동의한 사람이 706만 9454명이며 166만2555명은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AZ 백신 대상이며, 지난달 3일까지 예약하지 않았다. 희귀혈전증 논란이 확산하면서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으로 추정된다. 75세 이상 미동의자는 44만2370명이다. 백신 거부자, 중증질환자 등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부의 접종 계획이 한 바퀴 돌고 난 뒤 맨 나중에 맞게 된다. 4분기에 맞는다. 이르면 10월께로 예상된다. 이들은 스스로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오 교수는 왜 챙겨야 한다고 주장할까.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이 5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왜 챙겨야 하나.
"이들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다. 백신을 안 맞아서 감염되면 중환자실로 가거나 숨질 위험이 크다. 200만명은 그냥 넘어가기에는 매우 큰 규모이다."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계획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집단면역 달성이 코로나19 종식이라면 그런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인구의 70%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책임을 다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70%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가.
"이스라엘을 봐라. 백신 접종률 최고 수준인데도 안 된다. 코로나19 델타(인도 발생 변이) 바이러스가 끝이 아니다. 앞으로 엡실론(델타 다음 그리스 문자)뿐 아니라 오메가(마지막 24번째)까지 나올 거다."
집단면역 정책이 잘못된 건가.
"단순 접종률이 아니라 중증 악화, 사망을 막는 게 목표여야 한다. 접종속도를 내서 인구의 80~90%가 맞아도 접종 안 한 60~74세가 걸리면 숨진다. 75세 이상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개인 면역이 없는 사람이 200만명이나 된다."
기회를 다시 주면 원칙에 어긋나지 않나.
"이분들은 백신 거부라는 신념에 따랐다면 자기 책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다. AZ백신에 대한 걱정과 혼란의 와중에서 불안 때문에 미뤘다. 지금은 델타 변이가 나오면서 예약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이 위험해진다는 건가.
"최근 확진자가 800명 넘었다고 놀라는데, 7, 8월 중에 델타 변이나 다른 변이가 확산하면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김부겸 총리가 최근 자율과 책임 기반의 지속가능한 방역을 강조했다.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 안 맞은 것이니 책임을 지라'는 뜻으로 읽힌다. 과연 그 길 밖에 없는지 더 적극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4일 0시 기준 위중·중증 환자의 63.6%, 사망자의 95.1%가 60세 이상이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60~74세에게 예약기간을 충분히 줬다. 그런데도 동의하지 않았는데, 다시 끼어들면 나머지 사람들이 억울해한다"며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다시 기회를 주는 게 불공정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맞으라고 끊임없이 홍보했다.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싫다는 건데 어떡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75세 이상 어르신 등은 고위험 감염 취약 대상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예방접종센터에서 현장 예약하거나 지자체 콜센터를 통해 전화 예약한 후에 접종받을 기회를 계속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60~74세는 잔여백신 SNS를 활용하거나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올려서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AZ 안 맞은 고위험 200만명, 놔두는게 맞나" 한 의사의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