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자기 집 앞이나 점포 주변의 눈을 안 치우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자연재해대책법에는 건축물 관리자에게 주변도로 제설의 책임을 지게 하고 있는데 처벌 규정이 없어서 이번 폭설 당시 제설작업이 잘 안 됐다는 게 과태료 부과를 하게 된 이유라네요.
거기다가 영국 300만원, 미국 미시간주 60만원, 중국 28만원 등 다른 나라에서는 자기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눈 잘 안 치웠다고 벌금을 매긴다고요? 과연 밖에 나가보고 대책을 마련한 걸까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집 앞이나 점포 앞 눈은 폭설이 내린 당일 대부분 사람이 잘 다닐 만큼 치워졌습니다.
새해 첫 출근날인 4일 새벽부터 서울시내에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마포구 상암동에서 한 직장인이 자전거를 끌고 눈 쌓인 도로를 건너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자, 만약 과태료를 물린다고 해봅시다. 저희 집에는 제 동생과 저 그리고 환갑이 넘으신 어머니 살고 있는데 저희들이 직장에 가 있는 동안 눈이 폭설이 왔다면 과태료를 내지 않기 위해 나이 드신 어머니가 눈을 치우셔야 겠네요. 아니면 저희들이 조퇴를 하거나요.
참, 노인만 사는 집은 어쩌죠. 장애인들이 사는 곳은요. 다세대 주택의 경우, 아파트의 경우 제설 구역은 어떻게 나누죠? 상가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요? 나중에 눈 치우는 알바도 생기겠군요. 눈파파라치도요. 이것도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하나인지도 모르겠네요. 흥!
폭설로 대설경보가 내려진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도로에서 제설차량이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물론 집앞을 지나다가 제설이 안 돼서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겠죠. 정부도 그걸 우려하는 것일 테고요. 하지만 눈을 치우지 않았다고 해서 과태료를 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보다 주민들이 동네 눈을 함께 치울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를 제시하거나 캠페인을 실시하는 게 낫습니다. 과태료라는 편의주의식 발상은 시민들의 분노만 불러일으킬 겁니다.
좋습니다. 과태료 물리세요. 차도와 인도는 어떻게 할 건가요? 이번 폭설에 공무원들이 치워야 하는 곳이 엉망이었습니다. 오세훈 시장님이 넥타이를 한 채로 제설작업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서울시내는 눈에 파묻어 버린 걸 왜 모른 척 하죠? 전철 출입문을 승객들이 손으로 직접 닫아야 할 만큼 망가진 대중교통은 누가 책임집니까.
교통대란이 일어난 4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눈을 치우고 있다(서울시 제공).
폭설이 내린 다음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지각을 했나요. 서울시에서 아니면 코레일에서 서울시민들과 전철 승객에게 보상해 주실 건가요? 적반하장입니다. 시민들에게 과태료 물리기 전에 정부의 늑장 제설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 지부터 결정하십시오.
참, 청와대랑 국회는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회의원들이 치우시겠죠?
첫댓글 그날 저도 청량리에서 인천까지 4시간걸려 겨우 도착했습니다.
전시행정, 책임전가의 달인이 되어가는듯.......
역시 ~~~ 누가 뽑았는지.....대단한 머리야
ㅎㅎㅎ 재미있는 글입니다. 그리고 '정문일침'을 가하는 글이네요... 어제와 오늘 뉴스에서 정말 과태료를 물게 하는 법안을 말하던데 "생각이 없는 정부?" 아니면 " 생각이 너무 많은 정부?"라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거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정'의 나라입니다. 국민들이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정치와 윗분들의 희생이 있을 때 아랫물도 따라서 맑아지고 그런 국민들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까지 나라와 이웃을 위해 노력하는 이 나라이지요... 나라의 교육을 잘못 받은 사람들이 정치판으로 들이닥치고 의사결정의 핵심을 이루니... 참 살기 싫은 우리나라 라는 말이 많이 나오나 봅니다.
저는 과태료 부과제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요즘 뭐 님비현상이 만연한 가운데 이기주의 마저 팽배해져 가는 마당에 이런 제재수단마저 없다면 점점 어떻게 되겠습니까.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의무는 다하지 않고 자꾸 권리만 주장하고 요구만 하고 아무리 복지국가라지만 그렇게 하는게 마땅한건지 의문입니다. 어쨌든 그런 과태료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몇 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집안에 노인이나 아이들 밖에 없거나 장기 외유 중인데도 비상식적, 무분별하게 부과하겠습니까. 제가 볼 때는 그 시행은 아주 엄격하게 적용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저는 결코 현재 여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하는 일마다 "쥐새끼 어쩌구 저쩌구..." 시장이 하는 일마다 "세훈이 어쩌구 저쩌구...그런 비판에 " 반론을 펴면 무조건 명바기 알바 떳냐고 하고 말이죠.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요즘 포털 정치,경제 분야 뉴스의 댓글들이 정말 너무 무분별합니다...솔직히 지금 대통령이나 시장 그들이 지금 국정이나 시정을 아주 잘 못하고 있는건 아니지 않나요. 예를 들어 현재 시장이 한명숙이었다면 100년만의 폭설에 욕 안먹고 제설 말끔히 했을까요?...(이상 사견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 하느라 돈이 궁하답니다......일예로 독거노인께 가던 보조금은 깍으면서, 4대강사업 예산은 늘리는.....ㅋㅋ......역시 2MB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수 없는 법규라고 생각합니다....코에걸면 코걸이식이 되지 않을지...
투표하지 않으면 벌금부과하는 나라에 저는 삽니다 호주... 내 집앞 눈쓸어 내는것 당연한건데 벌금을 부과해야 할만큼 안된다면 누구탓일까요...? 주제넘은 말씀 죄송합니다....
일본인같이 하지않으면 무조건 아웃시키는 제도로 무조건 반대합니다..법이 사생활 깊숙이 개입되는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고..오히려 관습주위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특히 미국과 같이 배심원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위의 내용은...억지로 하게 만드는 법이고..자율적으로 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만들기를 희망합니다..우리는 한국인입니다..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제도를 내놓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외국여행하지말고..우리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레포트를 제출케하는 것이..시장이나..의원들에게..숙제를 주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만~~~~세!!!!
부천시장놈은 세금으로 해외순방여행 갔다네요. 어느당인지 관심도 없지만......그런놈 뽑아주는 시민들도 문제
인터뷰했더니 시민 앞에 떳떳하다고 하던데요...
오늘 1월11일(월)자 동아일보에 "눈의 여유와 너그러움"이라는 컬럼이 났는데요 내용을 읽고 우리들 스스로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