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물에 빠뜨려 망가진 전화기를 어제 서비스센터에서 겨우 고치고 어머니께 다른 일로 전화를 드렸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멀쩡하던 강아지 구름이가 아침에 죽었다고...
회사에 급히 연락하고 바로 집에 갔지만 이미 싸늘한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말티즈를 4마리나 키우고 있었습니다. 구름이는 2004년 저희 집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계속 한 곳에서 살아왔죠. 애기때 장염에 걸려 몹시 아파서 분양을 못하고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집에서 계속 키우게 되었습니다.
말티즈 답지 않게 길쭉한 주둥이, 먹보에다가 덩치는 다른 애들보다 크지만 순하고 겁이 많아 자주 짖는 바람에 집에서 늘 애를 먹었던... 하지만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사랑도 많이 받았죠.
특히 전 거의 편애라고 할 정도로 구름이를 집중적으로 이뻐했었습니다. 사람 핥는 걸 좋아하는데 싫은 기색도 없이 늘 받아주었고, 집에 오면 가장 먼저 달려와 제일 먼저 안아주고, 무릎에 앉히고 컴터 하고... 등 긁어주면 좋아하다가 그만두면 또 긁어달라고 코를 들이밀며 조르던 녀석...
집에 친척모임이 있어 동물병원에 하루 맡기고 다음날 찾으러왔는데 보자마자 엉엉 울듯이 짖어대며 안아주니까 겨우 울음을 그치던... 그 겁많고 착한 녀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네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결혼 후 분가를 하는 바람에 자주 집에도 못들르고, 그래서 마지막에 함께 있어주지 못한게 너무 미안하네요. 워낙에 자기를 이뻐하던 주인 중 하나가, 갑자기 집을 떠나게 되니까 마음이 아팠나봐요.
최근에 집에 들렀을때는 다른 애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구석에 꼬리 내리고 조용히 있곤 했습니다. 그런 모습에 참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는데... 그래서 다른 식구들도 특별히 더 신경써주고 그랬지만... 마음의 병이 심했나보네요...
아침에 갑자기 음식이 아닌 액체같은 걸 계속 토하고 놀라 어머님이 병원에 데리고 가던 도중 숨졌다네요. 병원에선 급체한게 아니냐고 하던데 요근래 급속도로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심지어 안하던 행동까지 해서 어머니도 낌새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일 수도 있겠지만 속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병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아직 9살... 애완견으로 많은 나이도 아닌데... 안타깝습니다...ㅠㅠ
워낙에 태어나서 한 곳에서만 살던 녀석이라 유난히도 집 밖에 나기길 갈망했었습니다. 집도 두 번이나 나가서 다시 찾아온 적도 있구요. 그래서 어머님께서 최근에는 매일매일 산책 데리고 나가곤 했는데...
제가 집에 있을 땐 그 좋아하는 산책, 귀찮다고 왜 그리도 데리고 나가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함께 있는 시간을 못보낸건지, 왜 그런 추억을 만들지 못했던 건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고 저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불법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가족들과 의논해서 자주 다니던 산책로인 공원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나무 심긴 곳에 고이 묻어줬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얼마전 어머니 생신날, 절 보자마자 반갑다고 안기더니 어깨에 매달려 내려오지 않았던...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제 얼굴을 핥아주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동안 가족들에게 많은 행복과 기쁨을 줘서 너무 고맙고, 마지막에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할 따름입니다.
남은 강아지 세마리는 부디 건강하게 가족들과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갑작스런 구름이의 죽음에 가족들의 상심이 너무 크네요.
가끔 지나가던 남의 개만 봐도 구름이 생각이 나서, 너무 보고 싶었는데... 앞으로도 너무 보고싶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내 멍멍이 구름아... 부디 저 세상에서도 행복하게 살고, 나중에 형아가 저 세상 가면 반갑게 꼭 얼굴 핥아주렴...
알럽 분들도 우리 구름이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코가 참 잘 생긴 우리 구름이가 생전에 웃는 모습입니다.
구름이, 말티즈 수컷 2004.5 ~ 2012.4.30. Rest in Peace...
첫댓글 반려동물이 떠나고 나서 힘들어 하는 사람 여럿봐서 맘이 참 먹먹하네요 ...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구름이도 허슬님처럼 좋은 주인만나서 행복했을거에요
ㅠㅠ 이런 글 보면 슬퍼요. 저희 강아지도 작년 7월에 갔거든요. 물론 강아지치고 15년이나, 오래 살았지만...
분명 편히 쉬고 있을 겁니다.
아 안타갑네요 ㅜㅜ
저도 강아지 있는데 아 안대는데.... 힘네세요 많이 허전하시겠네요 ㅠㅠ
저도 벌써 4마리나 보냈지만, 보낼 때마다 힘듭니다... 구름이는 분명 행복했을 겁니다.
힘내세요..... 저도 한번 보냈고.... 지금 강아지도 나이가 너무 많아서 불안하네요... 이제 다신 강아지랑 못살겠어요... 가슴이 너무 찢어져서.... 행복하게 쉬고 있으리라 생각되며 진심으로 바랍니다.
ㅠㅠ저희집 강아지도 제가 간만에 집에 들르면 안아달라고 낑낑대고..갈려고하면 뚫어져라 끝까지 쳐다보고 막 그러는데 울집강아지 하늘나라가면 정말 많이 울듯 ㅠㅠ
힘내세요! 좋은곳으로 갈거에요! 힘내세요
너무 일찍 죽은 감이 있네요.
저는 그 슬픔 한번 겪고 나서 강아지 안 키웁니다. 도저히 자신이 없더군요.
저도 다시 강아지 키울 엄두가 안납니다. ㅠㅠ
저도 2년전에 떠나보낸지라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갑니다ㅠㅠ
좋은곳으로 가서 잘 놀고있을테니 힘내세요
아이고 구름아 ㅠㅠ 넘 귀엽군요. 저도 보낼 자신이 없어서 이웃집 강아지만 좋아합니다 ㅠ
구름이의 명복을 빕니다...우우
저도 17년 넘게 키운던 반려견을 떠나 보낸 지 6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도저히 다른 강아지를 다시 키울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그 때의 충격이 남아 있습니다.
저도 다른강아지 못 키우겠더라구요.. 정을 붙이면 너무 힘들어져서... 좋은곳으로 갓을겁니다. 힘내세요
구름이 좋은데서 편히 쉬렴..!! 사진 속 웃는 모습이 저리 귀여운데.. 상심크시겠어요.. 저도 말티즈 여아 1살짜리.. 지금 무릎에 올려놓고 컴퓨터하는데..이놈도 새끼때 마니 아팠거든요.. 에효.. 남은 세마리랑 좋은 추억 마니만드세요!
제가 눈물이 나네요...좋은 주인으로 기억하고 있을거에요ㅠㅠ하늘에서 재밌게 뛰노렴 구름아^o^
분명 좋은 곳에 가서 잘 놀고 있을거예요..ㅠㅠ 너무 슬프네요..
구름이를 위해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구름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네요. 함께했던 추억들 그리면서 가슴에 묻어야겠죠... 보고싶다, 구름아... 사랑한다...
아.. 눈물나네요ㅠㅠ 좋은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ㅠ 힘내세요~
저도 기르던 토끼가 죽었을때.. 밤새 울고.. 그 담날도 온 종일 펑펑 울었던 기억이.. 좋은 곳에 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