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햇살이 좋은 오후.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를 갔다.
이렇게 햇살이 좋은데...
제일 먼저 내 카메라의 피사체가 된 이는... 아쉽게도 너구리사체였다.
살아 있는 모습으로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살펴보니... 특별한 외상도 없고... 무엇이 너구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풀씨같은 갈색 점들은 죽은 너구리를 탈출(?)하는 진드기들이다.
작년 압해도에서 수백마리 진드기들의 습격을 받아 본 적 있어서
너구리사체에 대한 수사는 여기서 마무리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깽깽이>
항상 그곳에 가면 볼 줄 알았다.
담양이 고향인 친구집 근처에 가면 봄마다 맞아주던 그 꽃이었다.
한달 전 즘 가보니... 듬성듬성 패인 흔적들이...
멧돼지들의 짓인가...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사람의 흔적이었던 것 같다.
어제도 혹시나해서 들러봤더니 역시나다.
친구는 그 무덤이 이장을 하는 바람에 풀들이 자라서 나오기 힘들었을거라고도 말하지만
아니다. 분명...
이 깽깽이도 무지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몇 개체가 되지 않는데 다녀간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깽깽이가 사는 땅은 숨도 쉴수 없을 것 같이 딱딱했다.
<솜방망이>
할배들 외롭지 말라고 무덤가를 가득 메웠다.
생김새가 역시~ 솜방망이다.
요로코롬 전초도 찍어보구...
그런데 역시나... 카메라맨 스킬 딸려 카메라 능력 딸려...^^;;;
무덤가엔 꽃들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누구게~?ㅋㅋㅋ
장지뱀 종류인 것 같다. 뭔 장지뱀일라나...
어쨌거나 난 비암~!이야*^^*
사진 좀 찍었더니 아직 꽃단장을 안했단다.
옆에 누가 또 오니 스르륵 숨는다.
귀여고 수줍은 아가씨 같다.ㅋㅋㅋ
<반디지치>
봄마다 묏똥에서 만나도 맨날 잊어먹는 이름이다.
개구쟁이 꼬맹이 같다.
한쪽 얼굴이 뜯긴게 꼭 동네친구들이랑 덤벙거리며 놀다 다친 것같다.
<깽깽이 동생 땡땡이ㅋ>
깽깽이 보러가자구 꼬셔서 맛난 밥까지 얻어먹고 왔다.
감솨감솨~~~~!!!!!*^^*
<홀아비꽃대와 각시붓꽃>
아 글씨~ 난 홀아비 아니란 말여~~~~!!!!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하이데거가 그랬다. 이름이 불러져버리면 의미가 되어버린다고.
넌 어쩔 수 없는 홀아비얍~!!!ㅋㅋㅋ
<연적>
두 홀아비가 누군가를 향에 애타게 불러본다~~~~!
그 이름... 각시붓꽃...
두 홀아비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각시붓꽃...
오메 부런거~!!! ㅋㅋ
<보춘화>
울 동네에선 꽁두마리라고 불렀다. 꿩 두마리가 보춘화가 넘 맛있어서 서로
먹겠다고 싸우다 둘 다 사냥꾼에게 잡혀갔다는 전설... 믿거나~ 말거나~!
꽃을 보니 어렸을 때 산에 가면 이 꽃대를 꺾어 한입 한입 베어 먹던 옛추억이...
그 추억을 되살려 한입 먹어볼까...도 했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 그냥 나왔다.^^V
<알록제비>
보랏빛이 넘 예쁘다. 지금 보니 영락없는 콩제빈걸...ㅋㅋ 색깔만 빼면...
<솜나물>
딱 보아도 솜나물이다. 뽀송뽀송한 솜털들이...
요로코롬 예쁜 꽃을 우리집 아파트 경비아저씨는 풀이라고 뽑아버리신다.
경비아저씨~! 미오요오 ㅜ.ㅜ
언듯 봐도 어린 꽃이 더 붉어보인다.
돌단풍처럼 붉은 수술이 뒤집히면서 노오란 꽃가루가 나오는 걸까?
자세히 볼 껄~!
<애기꽃>
무덤가에서 애기가 없으면 말이 안되지~~~
전설의 고향에도 자주 등장하는 애기무덤하고 친할 것 같은 예감이...
어어어~~~ 좀 으스스해지는데...ㅋㅋㅋ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외면 했던 이들에게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시길 바라며...
첫댓글 이름 이쁘네, 꽁두마리^^ 보아허니 너구리는 세상을 비관해서 술에다 약타먹고 갔네요, 진드기들만 불쌍하지^^ 다시 갈 일 있으면 진드기 열댓마리만 갖다주면 좋겠는데... 한가지더 안장지뱀이고 도마뱀이네요.
이거 이상하네 분명 다른거 눌렀는데...
흔히 볼수 있는데도 이름 불러줄수 없는 안타까움이여~열심 복습!!!
예쁜꽃 감상 잘했습니다.
춘란이 그렇게 맛있는가? 집에 있는거 뜯어 먹어 볼까?
날마다 찻속에서 바라보면서 궁금했던 노란 솜 방망이 였군요
아무르장지뱀처럼 보였는디... 옆줄기 까맣고... 하여간 비암 종류는 힘들어^^;;;
나는 큰일이다 아는게 너무없다....어쩌면 좋아 그래도 열심히 알아 보리라
금송 누님의 발품은 여전하시네요 ㅋㅋ ^^
저기요..홀아비 꽃대가..아니라 옥녀꽃대..같고여..그리고..애기풀..인데요..ㅡㅡ
네^^ 홀아비가 아니구 옥녀꽃대라네요^^;;; 매년 들을 때마다 잊어버리네요^^;;; 대충 동정포인트라하면... 흰술이 짧은 녀석이 홀아비구요~ 흰술이 길어서 비스듬한 게 옥녀꽃대랍니다. 그리고 애기풀 맞습니당^^ 지적 감사합니당*^^*
머리 짧으면 홀아비도 길면 옥녀꽃대 몇년전 한지역에서 두개를 다 만났는데 비교 한다고 이래저래 찍어본 기억이 납니다. 기회되면 올려 드릴께요